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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아작가 Feb 07. 2021

도대체 내 인생의 뮤즈는 누구야?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는 당신을 위하여

당신은 아직도 시작을 망설이고 있나요?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을 때 꼭 필요한 존재가 있다. 바로 뮤즈! 그런데 뮤즈(MUSE), 무슨 뜻이 있을까? ‘작가나 화가 등에게 영감을 주는’,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시, 음악 및 다른 예술 분야를 관장하는 아홉 여신들 중의 하나(옥스포드 사전 참조).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여성? 그래 그렇다면 도대체 내 인생의 뮤즈는 누구일까?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

그래서 선택했다. 코미디 장르 앨버트 브룩스 감독의 영화, 〈뮤즈〉(1999)다.


조미료엄마의 맛있는 영화 스토리텔링,뮤즈〉 

인생 쓴맛! 뭔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시나리오 작가 스티븐(Steven Phillips: 알버트 브룩스 분)), 한때 아카데미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세 번째 직업을 시작하세요!” 어느 날 영화사 담당자로부터 ‘에지가 없다’며 시나리오 원고 퇴자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능력에 사망선고(?)를 받는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 작가라니. 당장 사무실을 비워야하는 현실의 벽 앞에 주인공은 속수무책이다. ‘도대체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인 걸까?’일도 일이지만 가족을 책임져야하는 유일한 수입원, 가장으로서 정말 큰일이다. 

아내 로라(Laura Phillips: 앤디 맥도웰)에게 이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친구 잭(Jack Warrick: 제프 브리지스 분), 한때 슬럼프에 빠졌지만 재기에 성공한 작가인 친구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라고 한다. 그렇게 그는 아내의 지시(?)에 따라 친구 잭의 사무실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바로 뮤즈의 존재에 대해 듣게 된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자꾸 듣다 보니 설득력이 있다. 말이 된다. 어렵사리 잭으로부터 뮤즈인 사라(Sarah Little: 샤론 스톤 분)를 소개받고 함께 일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세상엔 공짜는 없다. 그녀는 계속 스티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댄다. 최고급 호텔과 웰빙 음식, 티파니(내가 좋아하는 보석이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너)의 보석 등.

나의 유일한 값비싼 보석(?). B회사를 떠나면서 받은 퇴사 선물. 내 뜻대로 되지 않던 회사. 회사는 가고 티파니는 남다.  

도대체 뮤즈인 그녀가 작가인 그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 걸까? 그것은 바로 낯선 환경이다. 새로운 환경을 발견해서 몇 마디 툭 던져 자극을 주는 일이 그녀의 주된 일이다. 예를 들어 새로 생긴 아쿠아리움을 함께 방문하며 가볍게 한마디 한다. “그냥 즐기세요. 몽땅 빨아들여요.” 그 순간 그렇게 멋진 화면을 본 적 없는 그에겐 더없이 큰 영감을 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에게 아쿠아리움을 혼자 찾아가볼 것을 권한다. 하필 그 날은 물고기 쇼가 취소된다. ‘물고기가 아프다고? 아! 환자 고기’ 이런 식으로 예기치 않은 상황에 색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토록 바라던 에지(Edge), 특별한 영감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어느 날, 뮤즈는 스티븐에게 아내를 소개해 달라고 한다. 그냥 함께 편하게 일하기 위해서다. 아내인 로라는 그녀에게 이런 저런 작은 비밀도 얘기한다. 이를 통해 아버지가 알콜중독자인 공통점을 있음을 알게 되며 자연스레 마음을 연다. 로라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시작으로 법학 전공, 하고 싶었던 일, 자신의 주특기, 초콜릿 오트밀 과자 만들기 등에 대해 얘기를 한다. 뮤즈는 주의 깊게 들으며 순간순간 리엑션을 보이고, 간단한 질문과 함께 조언을 해준다. 

“한번 사업을 해봐요. 제과업계는 늘 새 인물이 필요하죠. 그 유명한 에이머스도 환갑이 넘어 시작했어요.” 

그렇다. 뮤즈 그녀에겐 망설임이란 없다. 일단 뱉은 말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게 그녀의 생활신조다.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실행한다. 며칠 후, 그녀는 로라와 함께 조리도구가게 쇼핑을 시작한다. 비싼 퀴진아트 조리기 앞에서 망설이는 로라에게 세상에 비싼 게 어딨냐며 진짜 요리사처럼 행동하도록 자극한다. 이를 계기로 로라의 주방 테이블은 새로운 조리기들과 일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그렇게 로라 주특기는 부엌을 시작으로 뮤즈의 소개로 유명 음식점 가게에 선보이게 된다. 급기야 주변에 로라의 쿠키 맛소문이 퍼지고 이에 힘입어 로라는 자신의 이름을 건 제과점을 차리게 된다. 남편은 글을 쓰고 그녀는 돈을 번다.

확실히 사라, 그녀는 인생뮤즈다. 인생 쓴맛을 달콤한 맛으로 바꿔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남편 스티븐에겐 시나리오 작가로서 새로운 글감 자극을, 아내 로라에겐 제과점 주인 막연한 꿈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도록 용기와 영감을 준 여성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인생 뮤즈 맞다. 영화, 〈뮤즈〉는 이상한 얘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황당한 스토리지만 가볍고 재밌게 볼만한 영화다. 〈뮤즈〉, 그런데 하필 왜 이 영화 제목이 내 눈에 꽂혔을까?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일, 나만의 진로 이야기가 그 해답이 되지 않을까.


봉사단 지원동기

‘따뜻한 스토리텔러’와 ‘시원스러운 도전자’로 주변에 긍정적 변화를 주는 유쾌한 이은아입니다. 아동복 디자이너, 직업상담사, 에세이작가, 책놀이지도사 등은 저의 다양한 경력입니다. 창의적인 일을 좋아하며 작은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그 과정을 즐기다보니 얻게 된 결과물입니다. 글쓰기를 좋아해 『조미료엄마』라는 책을 출간까지 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급기야 ‘책놀이지도사’라는 흥미진진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왜 스토리텔링 책놀이인가?’ 어른과 아이들 세대가 서로 아울러 공부나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는 ‘즐거운 놀이’, ‘휴식 공간’이 될 책을 매개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제가 책놀이 봉사단 활동을 결심한 이유입니다. 때로는 부모나 어른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때로는 책의 한 문구나 인상 깊은 장면이 우리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듯이 스스로 길을 찾게 해주는 책놀이와 재미있는 이야기로 영감을 불러일으켜 주고 싶습니다.

마침내 성공했다. 위촉장을 얻었다. ‘귀하를 2020년도 ○○평생교육봉사단으로 위촉합니다.’

그렇다. 나는 책이나 영화 이야기로 사람들의 인생 꽃을 피워주고 영감을 주는 따뜻한 인생뮤즈가 되고 싶다. 스토리텔링 문화놀이, 책/영화를 접목하여 인생의 길을 비춰주고 싶기에 브런치 활동을 결심한 이유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소소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 포장의 감동을 드리는 서흥디자인팩 벽. 나를 닮은 노랑색은 늘 내게 영감을 준다. 


디제잉 오드리가 추천하는 인생노래가호의 시작♬〉

뭔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누군가 원망하고 싶을 때 그렇게 재수 없는 날이 있어요. 그럴 때 그냥 주저앉아 불평불만만하고 있을 건가요? 아니면 뭔가 시작해볼 건가요? 아무튼 그건  내 선택에 달려있어요. 물론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을 때 누군가 손을 잡으세요.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뮤즈〉도 좋고, 신나는 뮤직(뮤즈에서 나온 단어) 한 곡도 좋아요. 소리 지르거나 울어도 상관없어요. 단, 내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말이죠.

나른한 일요일 오후, 가슴을 쫙 펴고 가호(Gaho)의, 인생노래 한번 들어보세요(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OST) 그리고 날개 춤도 곁들여! 

자, 나의 인생뮤직,〈시작♬〉과 함께 두근두근 설레는 영감의 세계로 한번 날아보면 어때요?

새로운 시작은 늘 설레게 하지
모든 걸 이겨낼 것처럼
(…)
I can fly the sky
Never gonna st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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