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알림이 울렸다.
(주)카카오 입금 3,349원
내 공간의 유일무이한 멤버십 구독자, 남편의 구독료가 들어왔다. 마지막 글을 쓴 지 한 달이 훌쩍 지나 있었다. 지난달에도 구독료가 들어온 뒤에야 글을 썼던 것 같다. 마지막쯤 적었던 글들도 모두 비슷한 내용이었다. 게으르게 사는 것을 후회하고, 다시 망각하고, 뉘우치고를 반복했다.
연초는 항상 열정이 가득했고, 부푼 마음들이 낳은 계획들은 줄지어 서 있었다. 브런치 글을 모아 이북 만들기, 글 주 3회 이상 쓰기, 유튜브 채널 만들기, 영어 공부하기, …, 쓴 것들을 꾸준히 하기. 내 열정은 지푸라기로 만들어졌나. 한 달은커녕 며칠도 견디지 못했다. 어떠한 성과도 없이 1분기가 끝나가고 있다.
삶을 성과로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늘 이유가 필요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선명해질수록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혐오가 무기력함을 낳았다.
글을 쓰면서, 왜 자꾸 멈추는지 생각했다. 어쩌면 계획한 일들을 진심으로 즐긴 적이 없었던 건 아닐까. 그중 그나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던 글쓰기도 쓰는 날이 많아질수록 즐기지 못하였다.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모토에 사로잡혀 의무적으로 또는 경제적 자립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는 것에 머물렀던 건 아닐까. 분명한 건, 의무감이 선행된 일을 꾸준하게 실행하는 성숙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거다.
20대에 했던 수많은 고민들이 30대에 들어서며, 방향이 정해지는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여전히 헤매고 있다. 헤맬 때마다 남편의 구독료 알림이 나를 깨운다. 아직 답을 찾진 못했지만, 이 작은 응원 하나로 다시 키보드 앞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