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면서, 혼자일 수는 없어서

by 문수인



C는 의자에 앉자마자 눈물이 먼저 맺혔다.

"나 아기 아니야"


무턱대고 던진 말처럼 들렸지만, 아이의 얼굴은 꽉 다문 입술처럼 굳어 있었다.

"맞아 아기 아니야, 누가 아기라고 해서 마음이 불편했어?"라고 물었다.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아이는 또 다른 말을 했다.


"나는 혼자 노는 게 좋아. 다른 아이들이랑 놀면 불편해"


울음을 삼키면서도 그 말만은 또박또박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될 아이는 자기 마음을 말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렸다. 다른 아이들과 섞이는 일도 늘 버거워 보였다. 아이는 자기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우는 아이를 보며, 나라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고 싶었다.


"C는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구나. 혼자 노는 게 더 편하고 좋을 수도 있어. 혼자 노는 게 편한 사람이 있고, 같이 노는 게 좋은 사람도 있어. 좋아하는 게 다른 거일뿐이야"


마음이 통했던 걸까. 대답하자마자, 옆으로 고개를 돌렸던 아이는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내 손등을 살짝 간지럽혔다. 나는 물었다.


"선생님이랑 있으면 불편해?"


묻는 순간, 아이가 '불편하다'고 말할까 봐 가슴이 먼저 조여 왔다. 그런데 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안 불편해"


"다행이다. 모두가 불편한 건 아니니까."


수업이 끝난 뒤에도 C와 했던 대화가 자꾸 떠올랐다. 혼자가 편하다는 말과, 진심만 담아 건넸던 그 짧은 문장. 나 또한 자주 하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타인과 있으면 즐겁지만, 혼자가 너무 편한 나.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서 돌아서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만 나에게는 가족이란 울타리가 유난히 높았다. 그리고 언젠가, 내 옆에 가족만 남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정말로 그런 사람인 걸까. 자주 스스로에게 물었다. 질문할 때마다 대답은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갔다. 행복한 외톨이가 되고 싶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내가 나타났다. 그 사이에서 삶은 말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혼자이면서도, 완전히 혼자일 수 없다고.


혼자 있을 때의 편안함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기쁨 사이에서 나는 자주 방향을 잃는다. 어쩌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 미로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찾으며 비로소 살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