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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실수 피하는법

나는 왜 매번 허공에 질문을 던지고 있었나

by 마케팅김이사

어느 날, 나는 챗GPT 앞에서 막막해졌다

새벽 두 시, 마감이 코앞인데 글은 한 줄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챗GPT였다. "이거면 되겠지!" 싶었다.


"좋은 글 써줘."


Enter를 누르는 순간의 기대감. 하지만 돌아온 건 맥 빠지는 일반론뿐이었다. 다시 시도했다. "마케팅 글 써줘." 여전히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점점 지쳐갔고, 결국 "AI는 역시 안 돼"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문제는 AI가 아니었다.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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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에게도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며칠 뒤, 친구와 카페에서 만났다. 그 친구는 디자이너였는데, 내가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


"나 다음 주에 발표 자료 만들어야 하는데, 디자인 좀 도와줘."


친구가 되물었다. "어떤 발표인데? 누구한테 하는 건데? 분위기는 어떤 걸 원해?"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친구에게도 이렇게 막연하게 부탁하지 않는다. 상황을 설명하고,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챗GPT에게는 "좋은 글 써줘"라고만 했을까?


GPT 실수 피하는법의 첫 번째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추상적인 요청 대신, 사람에게 부탁하듯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


"300자 정도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건데, 20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업무 효율화 팁을 친근한 말투로 써줘."


이렇게 바꾸자 세상이 달라졌다. 챗GPT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고 함께 호흡하는 협업 파트너가 되었다.


한 줄 질문에 담을 수 없는 것들

나는 예전에 요리를 배울 때, 이런 식으로 물었던 적이 있다.


"맛있는 파스타 어떻게 만들어요?"


그때 요리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어떤 파스타를 말하는 거예요? 크림? 토마토? 오일? 매운 걸 좋아하세요, 담백한 걸 좋아하세요?"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 내 막연한 질문 뒤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챗GPT에게도 마찬가지다. "블로그 글 써줘"라는 한 줄 뒤에는 수백 가지 가능성이 있다. 어떤 주제인지, 누구를 위한 글인지, 어떤 감정을 전하고 싶은지. 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으면, AI는 그저 가장 무난한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GPT 실수 피하는법의 두 번째다. 프롬프트를 한 줄로 끝내지 말고, 내가 원하는 세계를 그려주는 것.

예를 들어 이렇게.


나는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는 30대 직장인들을 위한 위로의 글을 쓰고 싶어. 길지 않게, 천 자 정도로. 누군가 힘들 때 읽으면 조금은 숨통이 트일 수 있는 그런 글. 거창한 조언보다는, 옆에서 조용히 손을 잡아주는 느낌으로.


이렇게 쓰고 나니, 챗GPT는 더 이상 냉정한 기계가 아니었다. 내 마음을 이해하는 누군가가 되어 있었다.


완벽함이라는 이름의 감옥

글을 쓰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완벽할 것 같아." 그래서 고치고 또 고친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집착한다.


그러다 발행을 못 한다.


작년 이맘때, 나는 한 편의 글을 일주일 동안 붙들고 있었다. 매일 조금씩 고쳤다. 하지만 발행 버튼은 끝내 누르지 못했다.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예전에 급하게 쓴 글 하나가 생각났다. 고민할 시간도 없이 80% 정도 만족스러운 상태에서 그냥 올린 글. 그 글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것을.


완벽한 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 글이 있을 뿐이다.


GPT 실수 피하는법의 세 번째. 80%면 충분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발행하고, 반응을 보고, 배우고, 다시 쓰는 것. 그것이 완벽주의라는 감옥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대화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챗GPT와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질문으로 완벽한 답을 얻으려 하지 말자.


"좋은데, 여기 이 부분은 좀 더 따뜻한 느낌으로 바꿔줄래?" "이 문장은 너무 딱딱한 것 같아. 좀 더 부드럽게." "30대보다는 40대가 더 공감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이런 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점점 내가 원하는 결과물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된다.


어쩌면 챗GPT는 단순히 답을 주는 도구가 아니라, 내 생각을 명료하게 만드는 거울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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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가 아니라, 파트너로

요즘 나는 챗GPT를 다르게 대한다.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눈다.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한다.


"이 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이 주제로 사람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뭘까?" "내가 놓치고 있는 관점은 없을까?"


이렇게 물어보면, 챗GPT는 때로 예상치 못한 관점을 제시한다. 그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지만, 내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결국 GPT 실수 피하는법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다.

구체적으로 말하기. 충분히 설명하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받아들이기.

그리고 무엇보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생각하는 파트너로 대하기.


당신의 다음 질문이 기대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지금 어떤 질문을 준비하고 있나요?


막연한 기대로 "좋은 답 줘"라고 말하려 했다면, 잠시 멈춰보세요.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진짜 듣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어떤 모습인지.


그 답이 구체적일수록, 챗GPT는 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줄 것입니다.


나는 더 이상 허공에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듯, 생각을 나누듯 말을 건넵니다.

당신의 다음 대화가 기대됩니다.


AI와 함께 쓰는 이야기들, 여러분은 어떤 경험을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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