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다는 일.

by 사선

어떻게 되었든 간에

접시에 담긴 것은 접시에 담겨야 하고

컵에 담긴 것은 컵에 담겨야 하는데

우리는 이솝우화를 통해서 어릴 적부터 접한

이 가르침을

잘 적용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응용이 안 되는 것일 수 있다.


만약

접시도 모르겠고 컵도 모르겠을 땐,

그냥 흘러가는 것도 가르쳐 줬으면 좋았을 텐데.

접시를 핥거나 컵을 들고 마시는 것 말고

그냥 엎지른 것도 괜찮다고.

바닥을 핥아도 되고

닦아도 된다고

번외 편이라도 내주지.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석학들은

스스로 '나'를 알게 되는 순간이 너무 늦게 온다고들 한다.

맞다.

끝나지 않는 숙제다.

내가 나와 함께 하는 한

어리석다는 일은 지금도 내가 해나가는 일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