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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ietheyogini Jul 07. 2020

End, now yoga begins

 02.  끝 그리고 시작 

요가. 요가의 시작.


요가가 내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지는 거의 십 년이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울 만큼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어쨌든 햇수로 십 년이다)


캐나다에선 회사가 끝나면 바로 스튜디오로 향하는 것이 당연한 내 하루의 일과였다. 퇴근 후 스케줄이 잡혀도 최대한 요가 수업과 겹치지 않도록 하여 참석할 수 있도록 했고 주말에는 기상과 함께 자연스럽게 매트를 챙겨 졸린 눈을 비비며 스튜디오로 향했다. 영하 40도로 떨어지는 깜깜하고 혹독한 겨울밤에도 영상 30도를 육박하던 뜨거운 여름날에도, 나는 그곳에 있었다. 







하루 종일 스스로를 괴롭혔던 불안한 마음도 고생했던 몸도 땀과 함께 녹아내리면 수업 끝에는 마치 내가 온전한 나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머나먼 땅에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것들, 바꿀 수 없는 것들과 같은 끊임없는 한계와 부딪히는 일들의 연속이다. 그런 나에게 매트 위에서 맨 몸으로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내가 나다워질 수 있었던 유일한 순간이었다. 





아마 나는 이 지독히도 외롭고 추운 도시에서 나는 나답게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나 다운 내 모습을 상기시켜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요가에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요가는 지금 까지 내 삶의 일부가 되어있다. 




"Yoga is the journey of the self, through the self, to the self.” 

Qoute credit to The Bhagavad G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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