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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앳지 Apr 14. 2024

심상(心想)의 궤도(軌道)

마음길


사랑은

너무 깊어도

너무 얕아도

언제나 도망가 버린다.


간절한 인연과의 그 어떤 운명적인 사랑이라

하더라도 결국 얼마 못 가 깨어져 버린다.


누구에게나 느껴질 법한 적당한 온도와 거리

서로 밀쳐내지도 밀려나지도 않을

이해심과 믿음이 전제된 사랑이어야 한다.


'깨어지고 깨트리는 관계의 쳇바퀴처럼'

우리는 비단 사랑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에 무수히 많은 관계들을 맺기도 하고

깨트리기도 하며 살아간다.


연인에게서,

친구에게서,

동료에게서,

혈육에게서


그리고 일일이 셀 수 없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수도 없이 부딪히며

또…. 부서지며 살아간다.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이며 쌓아온

어떤 소중한 것들이라 하더라도 예외가 있지 않다.


지켜낼 수 없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언제나 가차 없이 깨어진다.


이내 부스러기처럼 어지럽혀진


조각조각 부서진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거품처럼 온데간데없이 결국 사라져 버린다.


맺어지기도 깨어지기도 하며


서로를 규정해 오던 만남과 이별은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삶의 파고처럼

그날그날 시도 때도 없이 변화하며

그 진실의 민낯은 가감 없이 삶 앞에 펼쳐진다.


우리는 눈앞에 넘실대는 고운 인생의 물결을

늘 꿈꾸며 살아가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바다의 검은 속내처럼,

그 실체는


정신없이 경계를 긋고, 선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심상의 세계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고자 하는 길도,


원하는 사람마저도….


느끼고 생각하고 깨닫고 기억하는 모든 삶의 영역을 총괄하는 것은 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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