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님의 책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소통을 돕기 위해 쓰인 책입니다. 이 책은 아이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올바른 대화법을 제시함으로써 부모가 아이와 더 깊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책에서는 부모의 말을 바꾸면 아이의 행동도 바꿀 수 있다는 주제의식을 명확히 전달합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경험할 수 있는 상황들을 제시하며, 그 상황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말해야 하는지를 매뉴얼처럼 상세히 안내합니다.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또한, 이 책의 원칙과 방법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 전반적인 인간관계 개선에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책 속 한 구절
"자존감은 무조건 내 마음대로 해야 높아지는 것이 아니에요. 자존감은 사회에서 허용되는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정확히 구별할 때 더 단단해집니다. 문제 상황에서는 말을 많이 할수록 백전백패입니다. 주고받는 말이 많을수록 자극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에요."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23p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정말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묻지 마세요. 감정이 격할 때는 까닭을 묻지 마세요. 아이뿐만이 아닙니다.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도 마찬가지예요. 나중에 아이와 부모의 상태가 편안해진 상황에서 넌지시 물어보세요. 마음은 해결해 줄 수 없고 그냥 두어야 합니다. 마음은 해결해 줄 수도 없고 해결해 줘서도안 되는 거예요. 마음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마음의 주인 뿐이에요.
마음의 해결이란 불편한 감정이 소화되어 정서의 안정을 되찾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하려는 마음의 해결은 '끝'을 보는 것입니다. 상대가 징징거리는 행동을 멈추고 상대가 쏟아내는 속상함과 아쉬움을 '그만'하는 거예요. 그렇기에 화를 내서 못하게 하거나, 자꾸 설명합니다. 비난하고, 협박하고 애원도 해요. 상대의 마음을 해결하려는 이유는 상대의 불편한 이야기를 들으면 내 마음이 불편해지니 상대가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은 정서적인 억압입니다. 상대의 마음도 내 마음도 그냥 좀 두세요. 흘러가는 마음을 가만히 보세요. 흘러가게 두어야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볼 수 있어야 감정이 소화되고 진정도 돼요."
(마음을 수긍해 주는 것이 아이의 뜻대로 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26p
<부분을 전체로 오해하지 말자.>
아이가 한 말이나 행동이 아이의 전체는 아닙니다. '아이의 부분'을 '아이의 전체'로 오해하지 마세요. 아이는 대체로 괜찮은데 그 부분에만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이유는 자기 생각이 부모와 다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부모와 생각이 다른 것은 부모의 전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부모의 전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부모의 생각 일부와 자기 생각 일부가 다를 뿐입니다.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85p
사람은 자신을 다른 모습으로 포장할 대 외로워집니다. 누구나 '타인이 생각하는 나'와 '본래의 나'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 차이를 크게 느끼면 외로움은 커집니다. 누구에게나 다양한 모습이 있어요. 어떤 모습은 부지런하고 어떤 모습은 게으르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들이 누군가에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는 안들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취향 문제이지요. 그런 걸로 모욕감을 주면 아이는 자신의 진솔하고 다양한 모습들을 통합하기 어려워요. 감정이 상해서 자기 모습을 편안하게 마주하지 못합니다. 내 모습을 보이면 비난받을까 봐. 남들 앞에서 솔직하고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하거든요.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148p
긍정적인 감정은 누구나 받아주기 쉽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듣고 있기 힘듭니다.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밉다고 느끼는구나. 네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이런 말에 아이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평가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세요. 아이와 대화할 때항상 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잘못 생각하는 것 같으면 불안해서 견디지를 못합니다. 빨리 깨닫게 해 주려고 애쓰고 압박하게 됩니다. 이기려고 하는 대화 = 그 사람이 내 말을 듣는 것. 무슨 말을 해줄까?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무슨 말을 하는지 듣는 것입니다.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181p
"원장님. 살아있으면 다 문제를 일으켜요?"
"그럼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삶은 죽은 삶이에요."
살아있어서 그래요. 살아있기 때문이에요.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나의 사색
오은영 박사님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읽으면서 육아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신뢰를 쌓는 방법,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기 포용 능력 등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인상 깊은 말들이 많아서 독후감 페이지를 꽉 채우고도 모자라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특히 "나쁜 일을 겪었다고 해서 나의 가치와 존재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말은 어른인 저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기도 하고,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평가에 익숙해지면서 때때로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기도 하고,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있는 그대로 소중하다"는 말은 흔해빠진 위로라고만 생각했는데, 오은영 박사님이 말씀하셔서 그런지 더욱 다르게 와닿았습니다.
책의 제목이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인 이유는 말하는 방식에 따라 똑같은 메시지라도 다르게 전달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또한 스스로에 대한 인식(감정, 불안)이 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상대가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과 생각이 불안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투사하거나 상대가 나를 불안하게 한다고 느끼는 것이겠죠.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이해심, 사랑이 담긴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읽으면서 나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했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해왔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다정한 말을 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