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밀리에디터클럽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었던 기능이 있다.
바로 이번 달부터 밀리의 서재에 새로 생긴 ‘밀리로드’라는 출간 플랫폼이다. 글을 쓰고 싶은 누구나 밀리로드에 글을 연재할 수 있고, 독자들은 밀어주리 기능을 통해 작가를 응원한다. 독자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은 작품은 밀리의 서재에서 밀리 오리지널로 출간된다.
브런치에 에세이 비중이 높다면, 현재 밀리로드에 연재되는 작품 중에는 소설 비중이 꽤 높다. 나는 소설이든지, 극본이든지 출간되기 전 날 것의 원고를 탐독하길 굉장히 즐기기 때문에 밀리로드같은 플랫폼 생성이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상 신인 작가들이 신춘문예나 여타 공모전을 통해 등단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그렇기에 아무 제약 조건 없이 누구나 자신의 글을 연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현재까지 밀리로드에서 3작품 정도를 읽어봤는데,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허철웅 작가의 <죽거나 죽이거나>라는 작품이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을 배경으로 포식자인 사자와 피식자인 초식동물 누에 대한 이야기다. 얼핏 작품 소개를 봤을 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로 풀어낸다는 것인지 상상조차 잘 가지 않았는데, ‘1장, 숙명’을 읽고 감각적인 문체와 스토리텔링에 빠져 절반 이상을 읽게 됐다. 사자(심바)에게서부터 필연적으로 도망쳐야 생존할 수 있는 초식동물 누(응윰부)와 누를 사냥해야만 초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자의 운명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적자생존하고 있는 나의 처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의인화된 동물에 이렇게 몰입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단지, <죽거나 죽이거나>가 밀리로드에서 출간된다면 지금 임의로 선택한 표지 이미지보다는 작품의 톤앤매너를 반영한 새로운 표지 이미지를 채택하면 좋을 것 같다. 최근에는 표지 이미지도 마케팅의 한 가지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작품의 배경인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 킬리만자로 산을 배경으로 한 강렬한 일러스트가 표지로 대체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