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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지킬 앤 하이드 탈출기
Mar 26. 2024
남편이 좋은 이유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내 브런치의 글 중에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떠나야 한다면 내가 먼저 죽기를 원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꽤 많은 사람이 'like it'을 했다.
난
남편이
좋은데
이유가 뭘까?라고 스스로 생각해 보다가 떠오르는 대로 써봤다.
첫 번째, 외형적로는 아쉽지만 유머가 살아있는 남자다.
우리 남편은 170cm가 안 되는 키에
지난 글
에도 언급했듯이 DJ DOC의 이하늘 또는 중국 성룡을 닮은 얼굴이다.
이렇게만 들어도 사실 호남형은 아니다. 물론 나도 미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래도 이성에게 인기는 좀 있었다.
내 손으로 이런 말을 쓰려다 보니 너무 웃기지만 사실이다.
그런 내가 우리 남편을 만났던 곳은
[통합캠프]였다.
통합캠프는 유, 초, 중, 고 특수교사들이 함께 모여 학급의 아이들과 함께 종일 체험활동을 하는
행사
다.
남편이 그때 날 보고
'이 여자랑 대화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단다.
그 당시 남편의 말을 그대로
적으면 이렇다.
'멀리서 널 바라봤는데, 여대생처럼 생긴 여자애가 깡충거리면서 사진을 찍는데 너무 귀엽고 예쁘더라'
조금 오글거리긴 하는데 남편은 내가
상큼했고
,
또 깡충거리는 [토끼] 같은 이미지였기에 눈에 뜨였다고 했다.
표현도
상큼했지
만 평소에도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 지금도 대화하는 것이 유쾌하다.
처음 데이트 제안을 했을
때,
'
둘이
밥 한 번
먹자'란
말에
나는
'
이성적인
감정이
있다면
거절
'
하겠다고 냉정하게
말
했다.
그런
내
말에 남편은
'
도끼병
있어요?'
라고
유쾌하게
말하면서
그저
시골에서
젊은
선생님들끼리
밥이나
먹자며
당차게
건넨
말이
부부의 연
으로 이어졌
다.
실제로
만나도
어색함보다는
장난스러운 얼굴만큼
대화도
잘 이끌어주어 계속
웃음이 났던 것 같
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는 첫 데이트에서 손수건을 준비해 오라는 말에
'뭐야? 웬 손수건?'
하고
생각을 했는데
(
지금은
유명해진
)
어느
맛집에서
'와, 이거 너무
맛있어요. 진짜!'라고
했더니
'봐요!
눈물
닦아요.! 손수건 필요한 거 맞죠?
'라고
했던
우리 남편.
우리 둘은 그렇게 함께 밥 먹는 시간이 늘어났고 그 후로 나는 남편과 자주 만나며
가랑비에 옷 젖듯 내 마음도 남편이 가진 매력에 흠뻑 젖었다.
둘째,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취미가 많다.
연애할
때 남편의
차를 타면 항상 팝페라(?) 같은 음악을 CD로
들었
다.
나도
모르게
남편의 차를 타면
새로운
곡이
낯설지 않고
유심히
감상하게 됐
다.
지금은 노래의 제목도 생각나지 않지만 어쩌면 음악적 코드가 잘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팝뿐만 아니라 김광석처럼 우리 시대는 아니지만 잔잔한 발라드 감성의 곡을 함께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졌고 우리는 연극과 뮤지컬, 콘서트를 함께하며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누었다.
또 활동적인 나와 맛집을 찾아다니기를 좋아했고 우리는 복날이면 1순위, 2순위, 3순위까지
우선순위를 두고 데이트를 했다.
셋째,
수용적이
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다.
(시어머니의 훌륭한 모범 아래)
우리
시아버님은
경상도
분이고
어머니는 수원
에서
공무원으로
퇴직하신
분이다.
두 분의 성향은 정말 다른데 시어머님은 정말
최고의
인성을 가진
분이다
.
결혼 후 첫 해
,
명절
제사음식을
준비했다.
나는 성질머리가
못 되어서 남편이 요리를
적극 도와줬지만
난
기름기 많고 반이상은 냉동ㅂ관 되는
제사음식을 만드는 시간과 노력이
낭비라고 생각됐
다.
특히나 형님의 조카들이
아침 일찍 와서
내가 한 전을 모두 먹어버리고 난 하나도 제대로 못 먹었을 때 어찌나 속상하던지.. 별 것도 아닌 것에 속상해하는 나 자신이 싫었다.
게다가 형님은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에 홀어머니인데도 호텔에서 여행하고 돌아오시고 나와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요리한 걸 아침상으로 먹는 걸 보니 참 기분이 묘했다. 어쩌면 기분 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내가 힘들어하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챈 남편과 형님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께 '제사는 의미 없다. 살아있을 때 식구들이 같이 밥 간단하게 먹자'라고 하셔서 제사는
결혼 후 이 년 만에
없어졌다.
또 내가 시댁에 갈 때마다 설거지는 남편에게 시키시며, 며느리는 일하고 힘드니까 쉬라면서 최대한 나를 배려해 주셨다.
우리 남편도 그런 훌륭한 인성의 어머님을 둔 덕에 집에서도 늘 먼저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저녁 요리를 해 준다.
그래서 나는 결혼하고
독박살림은 해본 적이 없다.
넷째,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사랑해 준다.
나는
6대주 세계여행을 할 만큼 활발하고 모험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연애할 때도 새로운 것을 좋아했고 연인들의 흔한 데이트 코스인 밥 먹기, 영화 보기, 카페 가는 데이트로는 만족하지 못했었다.
그런 나를 잘 이해해 준 우리 남편은 연애할 때 내가 혼자 영화를 보거나 혼자 여행을 가더라도 늘 나를 응원했다.
내가 몇 달 동안 해외여행을 하고 난 뒤면 공항으로 마중을 나와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해 주고 맛있는 밥을 사주며 즐거웠냐고
이야기해
주던
우리 남편.
그런 남편이었기에 우리는 함께 여행을 하면서도 정말 즐거웠다.
남편은 덜렁거리는 사람이지만 세상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내가 필요한 걸 알아주는 사람이다.
이렇게 훌륭한 네 가지 이유가 있는데 내가 어떻게 남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육아하고 우울증이 심했을 때도 우리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주말마다 나가기도 하고 늘 육아시간을 달고 일찍 퇴근해서 나와 함께 있어줬다.
우리도 그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난 남편의 사랑과 인내를
보면서
나보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생일에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는 뭐 가지고 싶은 거 없어?'
'없는데?'
'왜 가지고 싶은 게 없어?'
'글쎄, 난 지금 내가 가지고 싶은 건 다 가지고 있는데'
'그럼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이나 부자들 부럽지 않겠네?'
'걔네들이 뭐가 부러워? 내가 훨씬 행복하게 사는데.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지.'
'자긴 행복해?'
'응, 우리도 그리고 가족들도 건강하고 먹고살 만큼 돈도 가지고 있으니 나 이젠 더 바라는 게 없어. 충분해..'
그래. 맞아..
충분하지. 더 이상 뭐가 필요할까.
이렇게 마음만은 빌게이츠인 우리 부부,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어때요, 이 정도면 자랑할 만하죠?
사랑해..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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