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하루는 나의 쉬야로 시작한다.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소변판에 쉬를 싸게 해 준다. 그리고 밥을 주고 낮동안 내가 먹을 간식과 물을 준비하고 온 집안 곳곳에 소변 패드를 깔아주고 출근을 한다.
"우리 사랑이 잘 놀았쪄 우쭈쭈, 빠빠 잘 먹었어? 쉬 잘했나 보자."
엄마의 퇴근도 나의 쉬야로 시작한다. 아침처럼 화장실의 소변판에 쉬를 싼다. 그리고 빠빠를 먹고 엄마는 곳곳의 소변 패드를 치우고 그때마다 나의 쉬야와 응가를 칭찬한다. 배가 고파 빠빠를 먹었을 뿐이고 쉬야와 응가를 했을 뿐인데도 엄마는 폭풍 칭찬이다.
어! 이상하다.
오늘 아침 빠빠와 까까는 평소와 같은데 소변 패드가 줄어들었다. 늘 있던 곳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거실과 식탁 밑에는 그대로 있고 방문 앞에 있던 소변 패드가 사라졌다. 그리고 화장실 문 앞에서부터 화장실 안의 소변판까지 소변 패드가 깔려있었다. 새로운 방법이다.
아하~ 화장실에서 쉬를 하라는 거구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엄마의 퇴근 시간에는 늘 화장실 소변판에서 엄마가 쉬~~라고 말하면 쉬야가 나왔다. 오늘은 화장실에 혼자 가서 엄마의 쉬~~~를 떠올리며 쉬를 싸야겠다. 엄마가 퇴근하고 와서 나의 쉬야 성공을 보면 좋아하시겠지? 엄마가 좋아라 웃으며 칭찬을 해주는 모습을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강아지의 부적응으로 파양했다는 친구는 배변훈련이 안되어 문제가 되었다고 하였다.
집안 구석구석 아무 곳에서나 배변을 하는 바람에 강아지를 베란다에 묶어 놓고 키울 수밖에 없었고 특히나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워 결국은 다른 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나도 강아지를 키우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랑이는 똘똘하여 말귀도 잘 알아듣고 착한 성품이다.
처음 온 날부터 눈치껏 소변 패드에 쉬야와 응가를 하는 걸로 보아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사랑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 동안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였는데 사랑이는 전혀 실수를 하지 않았다. 집안의 소변 패드를 찾아다니며 배변을 하고 내가 쉬~~~ 하는 소리에 쉬도 잘한다. 대견하고 이쁘다. 사랑이와 함께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
그래도 배변훈련 시작.
점점 소변 패드의 수를 줄이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는 것을 알게 하면 되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랑이 덕분에 쉬울 수도 있다. 언제까지 소변 패드를 깔아 두고 살 수는 없는 일, 다시 한번 사랑이의 똘똘함과 착한 성품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사랑이! 넌 할 수 있어!!!
사랑이! 난 할 수 있어!!!
엄마의 믿음에 부응하려 나의 훌륭한 배변훈련 성공을 다짐한다.
화장실 안으로만 들어가면 된다.
방이나 거실에 놀다가 화장실로 가면 되는데 너무 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장실로 가서 소변 패드에 쉬~
절반의 성공! 역시 퇴근한 엄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완전한 성공을 위하여 다음부터는 쉬 생각이 나기만 하면 화장실로 가야겠다. 1단계는 일주일 만에 끝났다. 1단계 가볍게 성공!
2단계 배변훈련.
그 많던 소변 패드는 어디로 갔을까? 다 사라지고 화장실 앞과 화장실 안에만 소변 패드가 놓여있다.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실수를 해도 혼나지 않으니 괜찮다. 믿어주는 엄마와 나의 자존심을 위해 화장실을 열심히 쫓아다녔다. 2단계도 일주일 만에 끝났다. 그렇게 2단계도 가볍게 성공! 엄마의 칭찬은 나를 춤추게 한다.
3단계 배변훈련.
이제는 소변 패드가 아예 없다. 화장실에는 덩그러니 소변판만 있다. 엄마는 내게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사랑아, 쉬 싸고 싶으면 화장실로 와서 여기에 쉬를 싸." 하며 나를 안고 화장실에 가서 소변판을 가리키고 소변판을 두드리기를 반복하였다. 나도 그쯤은 이제 안다. 소변 패드와의 이별, 소변판에서의 시작이 배변훈련의 끝이다.
키 포인트만 기억하면 된다.
쉬가 하고 싶다 생각이 들기만 하면 무조건 화장실로 뛰어가기
소변판위로 올라가기
엄마의 쉬~~~를 떠올리며 쉬하기
가끔 소변판 밖으로 쉬가 새기도 하지만 그쯤은 엄마도 이해하시겠지?
이렇게 나는 3단계 배변훈련도 완벽하게 성공! 엄마의 칭찬은 나의 쉬야와 응가마저 착하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