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일본 자유여행이 허용되자마자 초등학생 아들 겨울방학에 맞춰 비행기와 호텔을 알아봤다.
당시 엔화가 무척 저렴해서 용돈으로 쓸 돈도 미리 환전해서 밀리언달러 통장에 넣어두었다.
문제는 비자였다.
대한민국 여권을 소유한 우리들은 그나마 수월했는데 인도네시아 국적의 남편이 문제였다.
남편이 대학생시절 도쿄를 경유해서 캐나다 갈 때도 일본 단수비자가 없어 공항과 길거리에서 3일을 헤맸다는 에피소드를 전해 듣고 혹시나 일본 대사관에 문의했다. 역시나 별도 비자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사관에서 추천한 여행사 중 가장 첫 번째에 있는 완벽한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비자대행 수속비용은 81000원이고 12박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3박당 300만 원씩 약 1200만 원 이상이 통장잔고에 있어야 가능하다는 비보를 접했다. 1988년도 아니고 일본여행이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새삼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이 느껴졌다.
"저... 사실 마이너스통장 쓰는데요."라고 모기만 한 목소리로 말하니
"그럼 빚내서 여행한다고 거절당할 수 있습니다. 마통 말고 다른 급여통장 3개월 내역서를 준비해 주세요."
건조한 직원의 답변을 듣고 나니 머쓱해졌다. 암요 빚내서 여행하면 안 되죠.
남편, 나 급여통장 3개월 내역서를 준비하고 결혼증명서, 한국인거주증,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차례차례 준비했다. 비자신청 서류들을 접수하고 피 말리는 1주일이 흘렀다. 엇... 드디어 핸드폰에 벨이 울린다.
"완벽한 여행사다!" 두근두근 거절당했으면 어쩌지? 불안한 눈빛을 남편에게 보냈다.
"저.. 승인됐나요?"
"네 승인됐습니다. 우편으로 받으시려면 등기료 5000원 입금해 주세요!" 뚜뚜뚜...
우리는 마치 대학합격서를 받은 것 마냥 부둥켜안았다. 우리 진짜 도쿄여행 갈 수 있게 됐어! 야호!
이렇게 3년 만에 다시 우리 가족은 해외여행준비를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한 사람당 30만 원 꼴로 결제했는데 자유여행이 허용되면서 가파르게 도쿄 내 호텔 숙박비가 올랐다. 더 오르기 전에 라쿠텐트래블을 통해 3성급 비즈니스호텔을 예약했다. 2인 조식포함 1박에 15만 원 꼴로 예약을 했다. 아직 한국인들이 많이 묵지 않았는지 네이버 리뷰는 1개 정도만 발견했고 구글검색을 통해 외국인 리뷰를 볼 수 있어 쭈르륵 스크롤을 내려보며 읽었다. 도쿄역에서 1 한정거장 떨어져 있어 여행자에게 유리하고 나름 가성비 괜찮은 곳인가 보다.
둘째가 올해 1월을 기준으로 6세가 돼, 여행콘셉트를 짠내투어로 잡았다.
주로 지하철과 버스로 이동하고 구글맵을 켜서 길을 찾기로 했다. 여행첫날부터 구글맵을 보고 길을 리딩하는 사람은 첫째가 도맡았다.
LCC항공사라 그런 걸까 아니면 인천 발은 다 그런 걸까 나리타 터미널 3에서 내리니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도쿄역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게이세이 버스 티켓을 살 수 있었다. 1시간 정도면 도착하고 직원분들이 수하물까지 안전하게 실어주어 리무진버스 급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다. 어른 1인은 1300엔 아이는 650엔으로 우리 가족은 총 3900엔으로 시내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귀국 시에도 도쿄역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다시 타고 돌아오면 된다. 알아보니 스이카 카드에 해당 비용만큼 잔액이 남아있다면 결제가 가능하다.
나리타공항에 돌아갈 때는 JR Expressway Bus를 찾아가면 된다. 7번 탑승구가 바로 나리타행 타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