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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길 Jun 23. 2020

처음이라는 어려움 속에 핀 섬세한 가르침의 의미

직접 교수법의 새로운 접근

시작이란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렵다. 학생들도 분명 그럴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답답함 속에 처음으로 배운 모든 것들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처음 배운 것을 몸으로 표현하는 일은 이해의 차원을 넘어선 또 다른 어려움의 연속이다. 다른 교과와 달리 체육은 배운 것을 몸으로 표현함에 의미가 있다. 낯섦 속에 이해와 실천의 하모니를 추구하는 체육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교 체육 수업은 학생들이 모두 다 체육 영재라도 된 듯 학습 초기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학습자 중심의 학생 주도적 수업 활동을 지향한다. 제대로 배우기도 이전에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바라는 것은 흡사 기둥도 세우지 않고 서까래를 먼저 올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어려움을 느끼는 초기 학습 단계에서 벗어나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학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체육 수업에서는 체계적인 기초 기능 학습이 이에 해당된다.


체계적인 기초 기능 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직접 교수법을 적용한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습 초기 상태에서 학습자 스스로 지식을 구축하며 의사결정을 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기초의 부재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 수업에서 직접 교수법은 학생들이 기초 기능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많은 신체활동이 수반한 수업을 의미한다. 학습자 중심의 체육 수업을 지향하고 있는 현재의 동향에는 어긋날 수도 있지만 체계적 기초 기능 학습에 있어서는 직접 교수법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수업 설계는 없을듯하다. 학생이 느끼는 어려움에 보다 쉽고 정확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직접 교수법은 불완전한 기초 기능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렇듯 학생들이 느끼는 학습 초기의 어려움을 같이 고민하며 체계적 기초 기능 학습을 위해 직접 교수법을 적용하여 체육 수업을 진행하였다.


교사의 직접 교수를 통해 학생들이 초기 어려움을 느끼는 플라잉 디스크의 백핸드 던지고 받기를 학습하였다. 명확한 학습목표의 설정과 구체적인 학습내용 제시를 통해 학생들이 백핸드 던지고 받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정적 과제 학습부터 동적 과제 학습까지 난이도가 다른 과제 학습을 통해 체계적 기초 기능 학습이 가능하게 진행하였다. 변형 게임 전 학생들이 모둠 안에서 협동심을 느끼며 학습할 수 있도록 토의의 시간을 제공하였으며 기초 기능을 적용시켜 볼 수 있는 있도록 게임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수업의 적용은 백핸드 던지고 받기의 이해와 실천을 가능케 하였고 체계적 기초 기능 학습이 이루어졌다. 또한 변형 게임은 기초 기능 학습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거울이 되었으며 직접 교수법 속에 통합될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모형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수업은 체계적인 기초 기능 학습의 실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학생 중심의 교육적 활동이라는 맥락에서는 물음표를 보내고 있다. 학생 중심의 교육적 활동을 추구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직접 교수법을 적용한 기초 기능 학습의 체육 수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수업에는 정답이 없다. 수업의 상황과 환경이 똑같을 수 없을 만큼 똑같은 수업도 없으며 똑같은 결과도 없다. 상황에 따른 교수학습법의 적용이 최선의 수업 결과를 불러올 수가 있다. 직접 교수법이 옳은가 협동학습법이 옳은가 탐구학습법이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다. 수업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교수학습법이 사용될 수 있으며 교사 중심의 직접 교수법이 다른 교수학습법에 비해 그른 것은 아니다. 특히 학습의 어려움을 느끼는 기초 기능 학습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단한 기초 기능 학습이야 말로 학습자 중심의 체육 수업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열쇠인 만큼 기존에 가려있던 직접 교수법의 올바른 활용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체육 수업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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