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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한재벌샘정 Mar 07. 2022

한복 입고 2박 3일 여행, 입학식 가기

나 스스로 사람들 속에 선 모델이 되다

책 쓰고 그림 그리는 과학교사 착한재벌샘정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한복 논란이 일고

한복 챌린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델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한복 모델이 되었어요.

화보 속의 모델이 아니라 세상 속의 모델이.


지난 2월 25일 한복을 입고 여행을 떠났어요.

신학기를 앞두고 휴식과 나를 위한 응원으로 대구 사람 샘정이 부산과 거제로 윤스퐁과 함께 떠난 2박 3일의 여행이었어요. 


여행을 떠나는 모습입니다.

두루마기까지 입고 여행에 들뜬 모습이에요. 




한복을 몹시도 좋아하는 사람으로 명절 때는 꼭 한복을 챙겨 입고 




지난 구정 다음 날 카페 나들이에도 한복을 입고 갔었지요.




코로나 이전 자유로웠던 시절에는 서울 테이블 강연을 가면서 한복을 입고 가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었어요.

"대구서 한복을 입고 오셨어요?"라는 이야기와 함께.




독자들과의 만남도 이상화 고택에서 한복을 드레스코드로 만나기도 했었어요. 

온 가족이 한복을 입고 오기도 했었지요.





코로나 19로 인해 줌 강연을 시작하면서 한복의 왕관은 샘정의 시그니처가 되었답니다.





아주 특별한 한복 치마도 있어요. 

줌 강연 때 자랑하려고 카메라를 멀리 두고 전신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지요.




한복을 좋아하는 샘정을 위해 만들어 준 최옥주 디자이너의 한글이 적힌 한복 드레스.




직접 만든 화관을 쓰고 한복모델 선발 대회에 나가 본선에 진출하기도 한 샘정입니다.





이렇게 한복을 좋아하는 샘정이지만 

2박 3일 여행을 한복을 입고 하기는 처음이에요. 


시작은 이랬습니다.


<꿈틀꿈틀 오늘도 자유형으로 살아갑니다>에 한복 입은 모습을 그렸었고

언젠가는 그림 속의 한복을 실제로 입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차에 이번 신간 출간 기념으로 스스로에게 한복을 선물했답니다.

하는 김에 짧은 두루마기까지 같이 하게 되었어요.

책 속의 한복 느낌을 최대한 살려 옷감을 선택했는데 기대 이상이어서 너무 행복했답니다.




그리고 책 출간 소식을 알리는 그림을 그리면서 든 생각.


'여행 갈 때 한복을 입어야겠어. 한복 모델 선발대회에서는 떨어졌지만 내 방식의 모델이 되어 보는 거야. 패션쇼와 화보 속의 모델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 존재하는 모델이. 거리를 거닐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한복 입은 사람. 바로 옆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한복 입은 사람. 한복을 입고 생활하는, 행동하는 챌린지를 해보는 거야. 내가 입어야 내 옷이듯... 입으면서 우리 옷이라 외쳐보는 거야...'



한복을 입으면 많이 묻습니다.

"불편하지 않으세요?"


솔직히 불편하지 않아서 입는 건 아니에요. 

불편함을 넘어서는 이유가 있어 입는 거죠.

지금까지는 <예쁘고 좋아서>, 분명 불편한데 그보다 더 좋아서 입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한복 챌리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이유가 더 생긴 거죠.

<입으면서 우리 옷이라 이야기를 해야겠다.> 

 

대구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간 곳은 부산 자갈치 시장. 

실크 두루마기가 부산 날씨에 딱 맞아 기분 좋게 자갈치 시장 누비고 다녔어요. 


그날 가장 많이 들은 말,

"집안 잔치가 있었나 보네요?"

"네.(내 삶을 축제로 만드는 중이에요.)"


일상복으로는 힘들지만 특별한 날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한 방법 한복❤️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행동하기.


호텔 체크인을 기다리는 모습.





엉뚱하고,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여배우와 연애 합쳐 39년 차인 윤스퐁. 출발 전에는

"억시 촌에서 한복 입고 나들이 왔는 갑따, 할끼다."

하시더니


"정말 니 말고 한 사람도 없는 걸 보니... 잘 입고 왔따 싶다. 입으면서 우리 꺼라 케야제."

몹시 자랑스러워하시며 응원해 주었어요. 

샘정네 가훈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하자>를 실천하고 있다며.





장소에 따라 한복 입은 모습에 대한 반응 차이가 있더군요.

자갈치 시장에서는 "집안 잔치"였는데 관광지에서는



푸하하하하~~~~


결혼에 나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얼굴 확인 불가능한 썬글과 마스크도 한몫했어요.

윤스퐁 반응은

"아하아......."

34년 차 부부는 한복 덕분에 신혼여행을 하게 되었답니다. 




집안 잔치, 신혼여행 외에도 다양한 반응들.


이런 분도 계시고

"한복 입은 사람 진짜 오랜만에 보네. 한복 입고 여기를 올라오다니 대단하네요?"


이런 분도

"하이고 곱다. 진짜 곱네."


아이들의 이 말에 저절로 미소가

"엄마, 한복이다 한복."


한 공영 주차장 관리인은 이러시고

"뭐 때메 입었는지는 몰라도 고맙습니다. 요새는 입은 사람을 볼 수가 없는데..."


시장 상인은

"한복 입어서 이건 덤으로."

라며 생선 한 마리를 더 주시고.


직접 만든 한복이냐고, 한복 만드는 사람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한복 챌린지 성공 맞죠?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이 생각보다 큰 것에 놀라시며

"들었제? 한복 입은 사람 오랜만에 봤단다. 니 진짜 잘 입고 왔따."

몹시도 흐뭇해하시는 윤스퐁.


잠 잘 때 말고는 한복을 입고 돌아다닌 여행.

덕분에 행복한 추억 듬뿍 남긴 여행이었어요.




올해 중학교 1년 담임을 맡게 된 샘정.

최고령 담임에게 입학식은 2022년의 매우 큰 행사, 잔칫날이므로 한복을 입기로 했어요.


한복 입고 여행하면서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우리반 아이들에게,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한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복 챌린지 참여하는 행동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윤스퐁 처음에는

"말이 많을 낀데..." 걱정하시더니 응원으로 생각 바꾸어

"입어라. 선생 아이가? 입고 보여주는 기 제일 좋을 테니 입어라."


교무실도, 1학년 4반 소녀들도, 복도에서 만나는 모든 아이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여왕 샘정 납시오~~ㅎㅎ


방학 동안 내진 보강 공사를 한 학교는 공사 마무리가 늦어져 교실도 교무실 내 자리도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 

일손은 부족하고 주사님이 해주기를 기다리자니 언제 될지 기한이 없고.....

결국 직접 나선 샘정. 

한복 입었다고 못할쏘냐... 라며

전동드릴 들고 열심 열심. 

한 번 더 놀라는 사람들.^^


한복 덕분에 소녀들에게 놀람, 웃음, 추억을 준 입학식 날이 된듯해 뿌듯. 

소녀들이 찍어 준 한복 입은 담임 샘정입니다. 



한복 입은 모습 너무 예쁘다고

가끔 한복 입고 오라는 소녀들의 부탁에 흔쾌히 OK를 한 담임 샘정입니다.


한복 입고 과학 수업하는 샘정의 모습, 상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줌 강연에는 늘 그랬던 것처럼 한복을 입을 것이고(가끔 또 다른 시그니처인 빨간색 운동복도 입겠지만)

3월 8일 저녁에 있을 30명의 선생님들을 위한 강연에도 한복을 입고 갈 예정이에요. 

한 번의 반짝하는 챌린지 참여가 아니라 특별한 날에라도 열심히 입는, 

아니, 한복을 입어 특별한 날들을 만들면서

꾸준하게 행동하는 샘정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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