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by 양희수

건조한 물

시작을 모르니 알리가 없다

웃음이 선이고 울음이 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건조한 물이 모여

감동적인 이야기가 된다

항상 거기부터 시작했다

시작부터 시작했다


환상의 세계에서 따분한 게 돼버려 차별받는

조롱받고 무시받는

시시하고 허접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가려져 있다


누굴 위해서랄 것도 없다

누구 때문에도 아니다


우리가 멍청하기 이뤄낸 업적

건조한 불

건조한 나무

건조한 바람

건조한 태양

건조한 신발

건조한 콘크리트

건조한 철근

건조한 조명

건조한 가위

건조한 침

건조한 립스틱

건조한 핸드폰

발버둥 쳐도 우주 안에 있듯

우리가 걱정하는 위대함보다

미비한 미생물의 움직임


건조한 것에서 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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