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착한 아이였는데

by 양희수

돌을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받을 때

윗옷에 가득 돌을 넣고 다녔다

무성히 털이난 사람의 믿음이 투사와도 같을 때

목구멍을 막는 공이 사정없이 밀고 들어온다

삼키고 돌을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까득 거리는 돌을 손으로 비비고 굴리면서

주머니 속에 가득 먼지와 가루가 묻고

손바닥이 베여 피가 나고 굳은살이 배기고

꺼내서 보다가 누가 볼까 다시 집어넣고

돌을 만지작 거리면서

바닥에 침도 뱉어 보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도 쉬어보고

돌을 만지작 거리면서

누가 물어보면 부끄러운 이유는

이유를 몰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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