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by 양희수

바느질은 쏟아지는 가난을 막았다

한 곳이 터지면 한 곳을 막았고

한 곳이 터지면 한 곳을 막았다

바늘로 매여진 겨울은 매서운 불만을 쌓았고

구멍 난 여름은 지독한 짜증을 터트렸다

시발.

뭐 시발?


항문을 꿰매자 입에서 터져 나오는 변

차라리 줄줄이 흘러내리면 될 것을

가난이 부끄러워 밖으로 내쫓지 못했다

꼼꼼히 가난하지만 실과 바늘은 부족함이 없어

촘촘히 옭아맨 가난의 주머니 속에 우리를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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