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by 양희수

긴 목과 뭉툭하게 붙어있는 손잡이

송곳은 점을 남기지만 홀로 남는 점은 없다

뭉툭한 손잡이를 잡고 긴 쇠를 천천히 쥐어본다

부서져라 강하게 쥐어도 손에 남지 않는 점

손에 남지 않는 점 덕분에

송곳의 나라에서 망치라고 멸시받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것들은 세상에 차고 넘치고

많은 점들이 이야깃거리를 남긴다

그때 손에 남은 긴 자국이 붉게 소리를 낸다

우리는 분리된 적이 없다고

이전 12화영양결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