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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 윤 Dec 15. 2023

달콤한 워밍업의 늪에서 벗어나기

일단 방학이 아니어야 한다. 주말엔 주부가 누구보다 바쁘다.

평일이면서 다들 컨디션이 좋아야 하고,

학교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을 모두 챙겨 데려다주고 난 후여야 한다.

그런 주요 전제 몇 가지를 거쳐 오전에 집안일이랑 분리수거 기타 잡무까지 자잘하게 해결하고 나면

하루 중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조금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 작은 시간 동안 중요한 일이라던지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알차게 보내려면

의욕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요즘은 개인적으로 처리할 일이 많아졌다. 이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취미생활보다는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의욕과 에너지는 거저 솟아나는 게 아니다.

일단 그간의 일과만으로도 방전되어 체력이 없다.

그럴 때는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잠시 체력을 충전해 본다.



그러면서도 퍼뜩 의욕이 나지는 않고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느낌이 들 때.

호호불어 쓰기도 아까운 내 시간이 째깍째깍 허무하게 흘러가고 있을 때.

뭔가를 집중해서 하기까지 워밍업의 시간이 필요하다.

차가운 엔진을 가진 차량이 출발 전에 약간의 예열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몸도 큰 일을 해결하기에 앞서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Unsplash의 gabrielle henderson



워밍업의 시간


시작은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일단 크게 심호흡부터 해보자.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모든 일의 기본이다.

몸과 마음을 한결같이 고요하게 만들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다 보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멍하니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기도 한다.

나는 멍을 때리고 있지만 내 무의식이 활성화되는 기분으로,

너무 자극이 되지 않는 편안한 영상이나 책을 보면서

머리를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의 순서를 배치하고 아이디어를 확장시킬 수 있다.

때론 맛있는 커피 한잔을 마시며 정신적 에너지를 최선으로 끌어올려 본다.



음악을 틀어놓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방법도 있다.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통해 신체를 활성화시키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몸에 공급하여 최적의 상태로 돌입할 수 있다.

자극적인 활동에 즉각 노출되는 것보다

몸을 활성화시켜 혈액순환이 돌게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워밍업이 잘 되면 일자체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워밍업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약간의 쉼표가 오히려 더 큰 생산성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워밍업에서 탈출하기


하지만 모든 것은 기계적으로 딱 딱 맞게 되지는 않는다.

가끔은 오히려 워밍업의 늪에 빠져서 도통 시작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워밍업만 길어지고 실질적인 작업을 시작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

그 순간의 하기 싫어지는 마음은 더 크게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실제로 시작해야 되는 걸까?



첫 번째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정리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작은 단계로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

큰 목표를 작은 단위로 나누면 일을 시작하는데 덜 부담스럽고 편하게 만들어 준다.

작은 단계의 일을 해낼 때마다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이 것들이 마치 퍼즐 조각처럼 합쳐져 큰 그림을 이루게 된다.





두 번째로, 목표를 이루겠다는 거창한 마음보다는 시간관리와 우선순위부터 집중해 본다.

가장 중요한 작업에 집중하고, 다른 것들은 뒤로 미루는 것이다.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짧은 시간 동안 스스로 집중시간을 정해 본다.

10분 타이머를 걸어두고 집중해서 일을 해보고 안되면 휴식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면,

시간이 흐르며 나도 모르게 집중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다가간다.



세 번째로, 할 일을 미루는 원인 중 하나인 완벽주의와 두려움을 떨쳐버린다.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시작만 어렵게 만든다.

시작할 때 모든 것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작업에 착수하면서 조금씩 수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완벽한 시작을 준비하기보다는 진전을 위한 첫걸음 떼는 게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동기부여 요소를 활용해 본다.

성취할 수 있는 목표에 도달했을 때 보상을 설정하여 축하하는 것이다.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던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아껴뒀다 본다 하던지 하는 식이다.

동기부여 요소를 의식적으로 설정하면, 뭔가를 시작하는 게 즐거워진다.

보상이라는 개념은 시작과 끝을 의미 있게 만들어할 일을 미루지 않고 해내도록 해준다.





마침 유튜브를 보다가 모래시계와 타이머를 활용한다는 집중법을 보았다.

(한국타잔-집중력 200% 끌어올리는 내 비장의 무기들)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중요한 일을 집중해서 해야 하고, 그보다 일단 시작이라도 해야 하는 사람들.

그럴 때 나만의 시작법을 마련해 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핸드폰으로 10분짜리 타이머를 켰다.

마침 해야 할 주요 전화들과 마련할 서류들과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밀려있다.

이사라는 게 인간이 느끼는 꽤나 큰 스트레스라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늘 뭔가 쫓기는 것처럼 불편하다.

푹 쉬고 싶다가도 빨리 하나라도 해결해놓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그래. 이럴 땐 하나라도 해결해서 홀가분해지는 수밖에 없겠지.

이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알았으니,

이를 실천해서 어떻게 적용했는지 기록해 보자.

그리고 그 작은 계단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나를 새로운 변화의 세계로 안정적으로 데려다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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