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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허투루 Mar 04. 2024

DM으로 하자!

디지게 맞을래? 준말이냐?

카카오톡을 보낸다. 내용은 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일상적인 안부나 간단한 약속 잡기 같은 것이다. 나는 아이폰을 사용 중이라 iMessage도 더러 사용한다. 상대방이 아이폰을 쓰든 갤럭시를 쓰든 혹은 그밖에 다른 휴대폰을 쓰든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전화통화보다 문자를 통한 연락이 주를 이룬다. 주를 이룬다고 하기 뭐 하다. 누군가 연락을 자주 하고 지내는 편이 아니다. 보고픈 마음에 비해 표현이나 실행에 있어서 꽤 소극적이다. 성격이 그렇다기 보단 성향이 그렇다.


성격과 성향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보면, 딱히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성격이 성향을 품고 있으니, 성향은 좀 때와 장소 어떤 태도와 마주하게 되면 알맞게 변할 가능성이 크지만, 성격은 그런 외부적인 환경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라고 시부려 본다. 이건 뭐 내 사적 의견일 뿐 누군가 정해놓았거나 어떤 논리를 반론하는 건 아니니, 구태여 따지고 들어올 필욘 없다.


뭐 어쨌든, 연락을 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건 카카오톡이나 메시지에서 SNS DM으로 바뀌듯 하다. 그게 요즘 MZ방식라나 뭐라나, 구태여 내가 저 방식을 따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결국 아쉬운 놈이 계정을 파고 말더라. 그러니까.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SNS계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고, 적어도 그 계정이 자신의 계정이 맞다고 증명할 수 있는 한 두 개의 사진과 글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놈의 SNS가 뭐라고 쉽고 간편한 연락 체계를 한 번 더 꼬아서, 다소 복잡스러운 느낌을 받게 만든 걸까?

이제는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관계 중심에서 다양한 언어와 문화의 사람과 소통하려면, 카카오와 메시지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오히려 SNS 만들 기 위한 번거스러움이 매번 생길 것이고, 그럴 바엔 차라리 SNS계정 하나에서 여러 언어체계를 한 가지로 통일할 수 있는 기능이 매우 탁월했을 것이다. 그리 생각하면, SNS DM으로만 소통하는 친구들은 늘 글로벌한 어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뭐 때문에? 알다가도 모르겠다.


한 예로 A는 카카오톡이라 라인 그런 어플 자체가 없다. 그는 오롯이 전화 통화와 DM만을 통해 친구들과 연락하다가 얼마 전 카카오톡을 설치했다며 볼멘소리를 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는 취직하고 한 두어 달 직장생화를 한 후 카카오톡은 불가항력이라며 우리나라는 왜 이런 쓸데없는데 돈을 퍼 주냐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니까 카카오톡 하나로 회의를 결정하고 서류를 싣어나르며, 연말정산 혹은 여러 정부 서비스를 카카오톡으로 전송 차라리 그것도 DM으로 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러면 “오히려 더 복잡해질 것 같은데” 생각하는데, 그 친구는 요즘 기업이나 관공서도 유트브나 SNS계정 하나씩은 다 운영하다며, DM 하나로 통합하면 홍보도 더 편해지는 거라 말을 강조했다. “그건 너나 그런 거고,” 말을 아무리 해도 내 말은 그 친구 귀때기에 귀지처럼 내려앉을 뿐이다.


A가 워낙 특이한 놈이라 그러려는 한다. 하지만 분명 톡을 보내 일정 혹은 약속을 정하는데 한사코 확인을 안 하는 얘들이 더러 있다. 그러는 얘들은 SNS 좋아요나 DM은 기가 막히게 바로바로 확인하고 응답한다. 뭐지 뭔가 바뀐 것 같은 기분이 들다가도 내 카카오톡을 열람하니, 확인을 안 한 메시지가 열 행정도 나열되어 있다. 나도 언젠가부터 톡을 바로 확인하지 않는다. SNS를 열고 닫는 것보다 한참 못 미치는 카카오톡과 iMessage. 결국은 내 말의 응답은 빠르게~ 너의 용건은 좀 나중에. 그런 의미가 아닐지. 의심은 확신으로 바뀐 지 좀 되었다. 그니까 참 못돼 먹은 인간관계이다. 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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