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여행, 따듯한 경험 오랜 기억

by 제니아

따듯한 경험 오랜 기억

지난 일이 쉬 잊히는 것의 좋은 점도 있다.

모든 걸 다 기억하지 않는 것. 이는 다음번 경험을 첫 기억으로 한다.

입출국장의 두려움, 어디선가 본 듯한 여행지의 풍경, 몇 번 와본 기억과 그럼에도 처음인 듯 생경한 음식들, 럭셔리 숙소의 샤워실 작동법까지.

남들은 이 글에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지금이 어느 땐데 이 정도의 경험이란 말인가. 내 생각.

이번 여행의 백미는 단연 가족과 함께라서 이다. 단시간 준비해 함께 떠날 수 있는 우리의 여정이 신기했다. 대전 한국조폐공사에서 <모든 우편물 중 최우선 배달>이라는 빨간딱지를 장착하고 빠르게 도착한 여권은 우리 여행을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건강보험료 조금 더 낸다고 불만이던 마음을 취소한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이튿날 느긋한 기상, 여유 있는 조식을 위해 리조트 뷔페에 도착했을 때 생일케이크가 도착하고 축하송이 매장에 울려 퍼질 때까지 까맣게 몰랐던 아빠생일. 아빠의 양력생일날, 이런 이벤트라니!


이날 밤, 소원배로 띄우는 간절한 바람


종일 비가 내리던 어느날, 우리는 수영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빗방울이 방울방울 퍼지던 가림막 비치에서 배달된 버거와 그리고 수제 맥주로 기분을 내는 동안 수영장 풀 위로 여행객의 유영은 물방울이 되어 퍼진다. 그 너머의 유아풀 꼬마 녀석이 아빠를 유인하는 소리가 한가한 벨 마리나 호이안 리조트에 울려 퍼진다.

통돌이와 드럼세탁기는 알고 있을까? 비가 내리던 날 숙소로 배달된 빨래는 놀랍게도 무게당 금액의 저렴함으로 한번 더 놀라게 하더니 내 유년의 우물가 빨래터의 기억을 소환하며 신기해한다. 비 오는 날에 뽀송한 빨래라니.

비가 잦아든 거리로 나선 저녁식사에서 킹크랩과 랍스터를 곁들인 메뉴의 푸짐함과 청구된 결제금액사이에서 저절로 여유가 묻어난다. 대접받는 느낌과 현지식 물가차의 뿌듯함이 서로를 바라보게 한다.


다섯시간의 이동거리에서 출발할 때 안쪽 좌석의 막막함과 무릎간격에 비해 돌아올 때는 재바르게 확보한 비상구 앞 좌석에서 더 멀리 가고싶은 만족감을 맛보다. 이런 소소한 차이가 여행을 뿌듯하게 한다. 애들의 배려와 재바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절차를 추진하는 누나와 그림자처럼 지갑을 척척 여는 동생. 새삼스레 처음을 경험하는 여행이다.

능력 있게 잘 자란 아이들이 빚어내는 행보, 그리고 그걸 알아본 이번 시간의 갈무리.


나의 주차대행서비스 결재와 그이의 새벽과 밤 운전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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