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 헤릭
아름다운 수선화여, 우리는 네가
그렇듯 빨리 가 버리는 것을 보고 눈물짓는다.
일찍 펼쳐지는 태양도
한낮이 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머물러라, 머물러 다오.
서둘러 가 버리고 마는 해가
달리기를 마치는
저녁 기도 시간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우리는 저녁 기도를 드린 뒤
너를 데리고 집으로 가려한다.
우리의 생명 역시 너와 같이 짧고
우리의 봄날 역시 그토록 짧다.
시드는 때를 맞기 위해 서둘러 자라는 것 역시
너나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다.
우리 역시 죽는다.
네가 시들어 버리듯 우리도 또한
말라 사라지고 만다.
마치 갑작스런 여름비와 같이.
또는 진주 같은 아침 이슬이
흔적 없이 사라져 다시 볼 수 없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