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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예진
Aug 24. 2024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가 이기적.
요즘 늘 나의 관심은 '사랑이 커졌으면 좋겠다.'
파파가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거의
1년 정도
새벽에 기저귀 갈아주느라 잠을 제대로 잤던 적이
없다.
그래도 수업 있는 날은 수업하고, 하루 종일 파파를 돌보거나 하면서 어찌어찌 1년을 보냈었다.
이렇게까지 수고하면서 살 수 있구나 생각하면서,
신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 원하시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절감하며,
사랑으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와중 늘 마음깊이 존경하던 '안나의 집'에 계시는 김하종(하느님의 종) 신부님이 떠올랐다.
이탈리아 분이신데, 한국으로 귀화하셔서
거의 30
년째 노숙인들을 위해 밥을
짓
고 계시는 참 하느님의 종.
노숙인들에게 사랑으로 밥을 짓고, 길거리 청소년들을 돌보시며 평생 자신을 내어놓는 삶을 살고 계신 분.
노숙인들을
'
내
친구들'이라고 부르시는 분.
집에 있던 신부님의 책을 꺼내어 다시 읽어보는데,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살아계신 성인 같고, 날개 없는 천사 같았다.
신부님을 향한 마음과 사랑이 더 뜨거워졌다.
에너지를 알고 나서부터는 사람이나 공간의 에너지의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는다는 것을
조금
은 느끼게 되었다. 신부님 계신 곳에서, 신부님 가까이에서 그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받고 싶어서 안나의 집에서 주 1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신부님을 보는 순간, 마치 천상
어린아이의 미소를 보는 것
같이서 또 눈물이 났다.
늘 웃으시면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계시다.
신부님 발끝만큼이라도 닮고 배우고, 선한 에너지를 받으려고 봉사를 간다.
신부님이 정말 좋고, 존경하고 사랑한다.
(인기인을 혼자 짝사랑하는 느낌)
이토록 아름다운 영혼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진출처_ 한국일보 2024.7.22. 이종구 기자 기사 중
하지만 나는 아직 노숙인 분들을 사랑하진 못한다.
다만
그분들 안에도 예수님이 계시고, 한분 한분 곁에 수호천사들이 지키고 있다고
생각될
뿐이다.
매일
식사 전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고 계시는 노숙인 분들의 긴 줄을
끝까지
돌면서
,
머리
위에 팔로 하트를
만들어
'사랑합니다
~~~
.'
소리치며
그분들과 눈 맞추고 인사를
하시는
신부님.
신부님 따라서 얼떨결에 하긴 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나는 보통 설거지를 한다.
내가 봉사자들 중에 가장 어린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주엔 신부님과 나란히 설거지를 했다.
많은 말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그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선한 에너지를 계속 받고 있는 것이다.
봉사자분들도 선하고
따뜻하다
.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어 안나의 집의 에너지장은 선과 사랑으로 충만하다.
키가 크다고 설거지할 때 허리 아프다며, 양 옆에서 설거지를 더 열심히 해주시는 로사자매님과 이레네 자매님.
파파를 돌보며 처음에 힘들다고 생각했을 때, 나를 챙기느라 많이 먹어야 했다.
나를 내려놓고 파파가
우선이었
을 때, 내 배고픔보다 파파가 먼저였기에 조금 덜 먹었다.
그리고 봉사 가는 날은 신기하게 아주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나를
돌보는 마음이 아니라
내어주는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직 노숙인 분들에 대한 사랑도 없는데,
충만한 무엇인가가 올라온다.
만약 내가 이분들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충만함은 어느 정도 일지 짐작도 어렵다.
오늘도 작은 나의 사랑을 가지고,
충만한
사랑의 에너지를 채우러 안나의 집으로 간다.
어쩌면, 신부님과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양질의 사랑을 받으려고,
나의
수준 낮은 물리적인 힘과 시간을 내어놓는 것 같기도 하다.
다녀오면 몸은 고단하지만, 이 기쁨은 몸의 고단함을 훌쩍 넘어선다.
순수한 마음으로 내어주면, 더 크게 채워진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루카, 6.38)
사진출처 기사.
https://naver.me/5T4Mg5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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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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