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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제 5회 남국문학상 시부문 장려상 수상

by Yujin Kim

헤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

멈추고 싶지 않은 산책을 했다


사랑은 변하기 마련이랬나

그 사람이 하던 것도 그저 사랑이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도

놓아야 할 때가 온다


갑자기 들이닥친 겨울처럼

마음이 얼어버렸다


다시 행복해지려면

기억상실증에 걸려야 하나


슬픔이 나를 적실 때

몸을 빨랫줄에 널어본다


슬픔은 뚝뚝 떨어지고

햇빛은 비타민을 보내주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제나 다른 길이 있다


아픔에서 헤어 나오는 길은

묵묵히 일상을 사는 것


다시 시작이다

나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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