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5~06] 자습성가 앱 서비스 제작기 3
우리는 뼈대 세우기를 마무리하고, 뼈대에 살 붙이기 작업을 시작했다. 총 38장의 화면이 나왔던 기획과 달리 살을 붙이기 시작하니깐 이 간단한 앱도 대략 70장 이상의 화면이 필요했다.
화면으로 그려서 다시 보니 유저 스토리상 부자연스러운 구성과 불필요한 기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겪었던 문제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뽑아서 공유해 본다.
서비스를 소개하는 온보딩과
로그인이 하나로 구성된 화면
1. 자습성가 이름 설명
2. 간단 소개
3. 로그인 선택
하나의 화면에서 3개의 메시지를 전달 + 그림도 복잡해서 어디에도 눈이 가지 않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디자인 수정 필요.
담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글이 다 안 읽힘.
최대한 간결하고 쉬운 문장 구성 필수!
닉네임 중복 체크하는 기능 이거 진짜 복병이었다.
1. 실시간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검수해야 해서 느리고
2. 어디까지 걸러야 할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엄청 많았다.
거르다의 기준은
특수 문자는 어디까지 볼 것인가?
띄어쓰기는 가능하게 할 것인가?
욕설, 비방 등의 단어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단어의 형태로 되어 있지 않은 닉네임 설정 시 가능하게 해야 할까?(ex. ㅅㅡㅂㄱㅗㅏㄴ)
등이었다. 특수 문자를 "-"까지만 넣자. 아니다 "."도 넣어야 한다. 이런 사소한 이슈부터 시작해서 본인의 닉네임을 이상한 단어로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단 배포하고 이상한 닉네임이 생기면 대처하는 형식으로 하자 등 논의에 논의를 거쳐 나온 결론은 "닉네임 중복 일단 제외하자."였다. 닉네임 중복이 우리가 필수로 생각했던 3가지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가?
습관을 직관적으로 만들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친근한 느낌을 주는가?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너무 세밀한 기획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서비스가 커지고, 사용자가 많아진다면 해당 문제가 서비스의 전반적인 경험에 영향을 줄 순 있겠지만, 지금의 단계에서 필요한 논의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초기 배포 버번에서는 중복 체크를 하지 않고 중복된 닉네임을 만들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약 한 달 동안 100여 명의 사용자가 생기는 동안 욕설이나 비방, 이상한 형태의 닉네임, 중복 닉네임은 하나도 생기지 않았다.
이 부분도 꽤 많은 논의가 되었던 파트인데, 바로 알림이었다. 초기 기획 버전에서는 알림을 아침/저녁 9시에 보내는 것으로 기본 세팅되었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많은 고민거리가 있었다.
알림이 많이 가는 것이 고객들에게 피로감을 주진 않을까?
아침에 알림을 받고 습관 인증을 완료한 유저에게 저녁 알림이 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혹은 인증을 완료했구나! 잘했어 등의 다른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습관 주기가 매일인 경우 / 요일을 선택한 경우 각각의 설정값에 따른 메시지 설정을 할 수 있을까?
만약 둘 다 습관으로 되어 있다면 알림 메시지 문구를 통일해서 보내야 할까?
알림 메시지 하나 보내는데 이렇게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줄 몰랐다.. 알림 톡 하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면만 120장이 넘는다던 기획자님의 말이 떠오르는 일이었다.. 여러 경우의 수를 논의하던 우리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싶은 건 다 빼고, "꼭!" 필요한 것만 넣자던 처음 마음을 떠올렸다. '알림을 한번 울리느냐 두 번 울리느냐가 우리 서비스의 필수인가?' 대답은 "아니"였다. 그래서 일단 알림 메시지는 한번 가는 것으로 수정 기획하였다.
여기서 살짝 스포 하자면, 한 달 사용 후 유저 인터뷰를 해본 결과 하루 한 번의 알림은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 적어도 하루 두 번 혹은 직접 알림 횟수를 설정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 보내자고 했던 민호님한테 조금 미안했지만.. 덕분에 빠르게 배포하고, 고객 니즈에 맞게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되었다.
<메인 화면>
우측 상단 프로필을 눌러 마이페이지로 이동
실시간 댓글 창처럼 올라오는 대시보드
우측 하단 버튼의 + 버튼을 눌러서 습관 만들기
최대한 필요한 기능만 넣었는데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유저들이 마이페이지를 찾아서 갈 수 있을까? 스크롤 하다가 플러스 버튼이 눌리면 어쩌지? 직접 사용해 보니 더 불편했던 UI였다. 이후 해당 화면 디자인은 대폭 수정하기로 결정!!
<알림 시간 설정 화면>
알림을 두 번 보내려고 했던 당시 기획했던 화면. 유저들이 인지해야 하는 사항이 많다 보니 순차적으로 안내하더라도 어딘가 조잡하고 많아 보임..
<마이 페이지>
라인이 있는 도형 사용으로 인해 답답해 보임. 이후 라인을 최대한 제거하면서 개방감 있도록 업데이트 함.
미션마다 다른 캐릭터를 설정하게 해준다거나 만들었던 캐릭터들을 수집할 수 있게 하려고 했는데, 아직 한정적인 캐릭터의 특성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우선순위 밖으로 밀림.
게이미피게미케이션 효과를 통해 유저들이 재밌게 습관 인증을 할 수 있도록 미션 제도 기획. 미션을 달성하면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형태였음. but, 미션 정책 설계와 꾸준히 업데이트되어야 하는 아이템의 기획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여서 우선순위 밖으로 밀림.
이렇게 1차 디자인 피드백까지 완료 후 우리는 다시 수정된 기획을 토대로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여기까지 대략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길을 잃고 아이디어를 펼치려고 할 때마다 최소한의 기능으로 꼭 필요한 것만 만들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상기한 덕분이었다.
창업을 하고 참 많은 방법론을 마주했다. 한동안은 그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우리가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키우지 못한 게 주먹구구식의 방식을 썼기 때문인 것 같아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아닌 것 같다. 팀마다의 특성이 있고, 서비스마다의 특성이 있으며, 시기마다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케이스는 다 다르다.
그렇기에 방법론에 기죽거나 따라가려 하지 말고,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결국 그게 또 다른 하나의 케이스가 되어줄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