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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습성가 Sep 26. 2024

이게 진짜일 리 없어.. 대망의 QA

[2024. 06. 21. 금] 자습성가 앱 서비스 제작기 4

* Tip: 우리 팀은 QA에 질릴 대로 질린 끔찍한 경험이 있다.

⬇️ 5분 40초 참고

https://youtu.be/fO7nRKKH-to?si=7OiLLU4i6fQsRn7S


*QA란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품질 보증'이라는 뜻이에요. 직접 유저 스토리를 따라가며 기능적 오류는 없는지, 기획한 대로 결과물이 제대로 나왔는지, 어색한 UI/UX는 없는지 기종별로 검수하여 최종 컨펌을 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업의 경우에는 더 세분화하여 보안 이슈, 데이터 관리, 코드 관리의 영역까지 세밀하게 볼 정도로 중요한 업무이기도 합니다.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전 마지막 작업이니깐요!


대망의 QA를 앞두고 비장한 마음으로 

회의 장소에 모인 세 사람.


개발 과정 중에 혹시나 충돌로 인한 오류가 있거나 완료되지 않은 작업물로 피드백을 줄까 봐 개발 완료 시점까지 결과물을 테스트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완성도가 나왔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을 가지고 회의를 시작했다.


우리 팀원들은 다행히 모두 아이폰 유저였기에 아이폰 x, 14 프로, 15 프로 총 3개의 기종으로 테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요리조리 앱 뜯어 보는 중.. 두근두근..


.

.

.


(대략) 10분 뒤


샥: "어.. 음.. 오.. 이거 어디서부터 어떻게 QA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혜: "오... 음....."

민: "그 정도예요..?"


갑분싸된 회의실 안. 숨 막히는 정적과 

다급하게 돌아가는 눈과 손 (ㅋㅋ)

버벅 거림과 엄청난 로딩 시간과 기타 등등.. 도저히 사진으로는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어 거의 모든 화면을 녹화 중


'아닐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이 상태면 시장에 배포할 수준이 안될 것 같은데..? 제발 아니길.. 지금 여기 뭔가 수맥이 흐르나? 와이파이 문제인가? 와이파이를 꺼보자.. 앗 그래도 안 되네..? 왜 이러지? 아니 그리고 디자인은 왜 이럼..? 마치 어르신용 돋보기 화면을 켠 것 같은 촌스러움은 뭘까? 피그마 화면이랑 너무 다른데..? 왜 이래..????? 나 너무 당황스러워....;;;;;;;;;;;'


당황스러움에 속으로 얼마나 현실을 부정했던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단순히 피드백으로 수정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노코드 툴의 한계인가?라는 생각부터 앱 전용 개발이 아니라서 이런가?까지의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을 때, 민호님이 이야기했다.


"우리가 지금 디자인 조금 맞추고 하는 게 많이 중요한 걸까요? 유저들에게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기능들이 진짜 필요로 한 기능인지 빠르게 테스트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대답했다.

"맞는 말인데요.. 요즘 유저들은 눈이 너무 높아져서 웬만큼 완성도가 있지 않으면 애초에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기능을 테스트하러 가기도 전에 이탈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수준이라면 다운로드하고 켜는 동시에 이게 뭐야? 하고 삭제 당할 것 같습니다.."


.

.

.


다시 또 정적이 흐르고, 상황 파악이 끝난 우리는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정리해 보면 크게 논의해야 하는 문제는 2가지였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디자인의 심미성 높이기

사용성이 떨어지는 개발의 안정성 높이기            


1. 디자인 심미성 높이기

우선, 디자인이 피그마 화면과 다르게 나온 이유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 서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니 우리 팀 디자이너인 혜원 님이 웹 서비스 디자인보다는 브랜딩과 인쇄물 디자인에 특화된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웹 작업에 맞게 화면을 구성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였다. 정확한 수치로 이뤄진 디자인이 아니다 보니 개발자(민호)가 화면을 보고 유사하게 옮기는 과정에서 미스가 난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혜원 님이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며 웹 작업에 맞게 디자인을 다시 잡아 주시는 것으로 조율하였다. 


2. 개발 안정성 높이기

사실 이 문제는 가장 암담한 상황이었다. 누구도 앱 개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코드 툴로. 일단 이 부분은 민호님께 최대한 더 안정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업데이트해 보기로 하였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정말 안된다면, 정식 앱 개발을 배워서 시도하거나 베타테스터를 모집해서 시범 서비스를 돌려 보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하였다.


논의를 마친 뒤 디자인 수정 일주일, 개발은 바로 업데이트해 보는 것으로 다음 일정을 잡았다. 생각한 대로 회의가 진행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문제를 마주하고 방법을 찾고 나니 불안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배움의 의지가 있고,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팀원들과 함께라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했다.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정말 무엇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 만에 다시 만들어 냈기도 하고✌️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 자세히 담아볼게요.) 


스타트업은 늘 부족함에 허덕인다. 인재의 부족, 자본의 부족, 능력의 부족, 경험의 부족, 부족, 부족, 부족장....(?) 부족하기 때문에 안된다 혹은 부족하기 때문에 뭐가 더 필요하다는 마음보다는, 가지고 있는 리소스와 한도 내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조금 더디고 가끔 흔들리더라도 나아갈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배우고 있다. 앞으로 갈 길이 너무 멀지만, 우리 팀원들과 우리를 사랑해 주는 유저들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깨지고, 넘어지더라도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로 고생한 우리를 위해, 그리고 다시 고생할 우리를 위해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다시 힘을 내보았다.

사실은 먹방 블로그를 꿈꾸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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