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보다>
1월 23일 일요일
오리들
겨울 호수를 걸어가는 오리들을 봤다.
앞장선 오리 뒤로 다부지게 걷는 세 마리의 오리와
딴짓하며 천천히 따라오는 오리가 있다.
호수 끄트머리에 모여선 사람들이 먹이를 주고 있었다.
오리들이 귀신같이 안단다.
먹이를 든 사람과 먹이를 들지 않은 사람을.
빈손으로 서 있어봤다.
사랑을 가득 담은 눈빛을 보내며.
잠깐의 기다림도 없이 본체만체 뒤돌아 섰다.
반쯤 녹고 있는 호수로 걸어가는 오리들의 경쾌한 걸음걸이를 본다.
바람 빠진 풍선 같던 내 마음이 빵빵하게 부풀었다.
오리들한테 무시당한 심심한 하루였다.
때마침 심심한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이 있었다. 새들은 내마음에서 빠져나간 ㅋ ㅋ ㅋ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