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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과 마음코칭의 만남

셀프 리플렉션

by 배은경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며, 내 안의 ‘나’와 마주하고 ‘나’를 이해해 가는 여정으로 초대합니다.

삶은 무수한 가능성으로 가득한 필드이고,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사람입니다.


어떤 길을 갈지, 어떤 나로 살아갈지, 우리에겐 선택의 권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하나하나가 가능성들 속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감정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른 개념이 있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 관측, 관찰자의 선택, 파동함수 붕괴, 양자 가능성입니다.


내면소통 저자 김주환 교수는

"인간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유동적인 존재다.

어떤 자극을 만나느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


즉, 우리는 정해진 성격이나 기질에 갇힌 존재가 아니라 늘 변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중첩된 존재라는 겁니다.


우리의 감정은 하나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불안 속엔 설렘과 기대가, 질투 너머엔 부러움이, 분노의 이면엔 말하지 못한 상처와 단단한 희망이 겹겹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하고 싶은 나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리는 나, 도전하고 싶은 나와 머물고 싶은 나,

이 서로 다른 자아들이 때로는 충돌하고, 또 때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나란히 존재합니다.


저는 양자역학의 ‘중첩 상태’를 떠올렸습니다.


한 사람의 내면에는 용감한 나, 두려운 나, 괜찮은 척하는 나, 이 모든 나는 서로 모순되어 보이지만 실은 나라는 하나의 파동 안에 함께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중 어떤 나를 현실로 만들지는 지금 내가 어떤 나를 선택해서 바라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코칭을 하다 보면, “이런 나는 틀렸다”, “이건 나답지 않다” “나는 할 수 없다."라고 스스로를 판단하고 제한하려 합니다. 중요한 건, 그 모든 자아들을 억누르기보다 ‘인식’하고 ‘존중’하는 일입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나는 이런 가능성들을 품은 사람이다”라고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순간부터 성장은 시작됩니다.


나의 내면에 겹쳐 있는 다양한 자아들과 감정들, 그 하나하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자기 이해의 첫걸음이자,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코칭 관점에서 본다면, 이 중첩된 자아들을 억누르기보다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이 자기 이해의 첫걸음입니다. 혼란스러움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내면에 존재하는 가능성들이 활발하게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신을 하나의 정답으로 정의하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품은 존재로 바라보려 하고 그 안에서 진정 원하는 ‘나’를 탐색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곧 성장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나, 내가 감춰온 나, 내가 미처 사랑하지 못한 나를 꺼내어 바라보는 순간 나는 중첩된 나와 다시 연결됩니다.


현실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찰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나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것이 뭐지?


그 관찰을 통해 나를 성찰하며,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행동을 실천하는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나는 낯을 가리는 사람이야.”

“나는 발표에 약해.”

“나는 용기가 없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정말 나의 전부일까요?’

어쩌면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우리는 늘 여러 가능성을 품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관찰’과 ‘선택’이라는 행동을 통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정이나 생각이 중첩(모든 가능성은 살아 있다)된 상태로 흐를 때, 내가 그것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한 가지 감정이나 인식이 분명해지는데 이게 바로 관측(하나의 현실이 결정-파동 함수의 붕괴)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하지?"라고 질문하면, 막연했던 감정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같은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고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바라보면, 흐릿했던 마음이 명확해집니다.


관측은 ‘의식’입니다.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지금 어떤 감정을 선택해 직면하는가, 그 ‘관측’이 바로 나의 현실을 만듭니다.


그러니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 안에 겹쳐 있는 감정 중, 어떤 감정을 바라보고 계신가요?”

“그 감정을 관측한 순간, 어떤 선택을 하게 되셨나요?”


감정을 관찰한 후, ‘어떤 선택할 것인지?’는 나의 몫입니다. 내가 ‘두려움’을 선택하면 움츠러들고, ‘기대’를 선택하면 도전하게 됩니다. 선택이 곧 방향이 되고, 행동이 되고, 결과가 됩니다.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를 선택하는 건 바로 나입니다.

관찰자가 ‘자기 자신’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삶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난 이 모양일까?"가 아닌 "여기서 뭘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현실을 만듭니다.


지금의 나는 단 하나의 내가 아니라, 선택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나’가 공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배는 고픈데 도무지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보쌈이 생각나고, 족발도 당기고, 비빔막국수는 입안에서 이미 매콤하게 퍼집니다.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대충 먹고 끝내고 싶은 나도, 아예 그냥 굶고 싶은 마음도 스칩니다.


이건 단순한 우유부단일까요?
그보다는, 저는 이것을 '중첩(여러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된 자아의 상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보쌈을 먹고 싶어 하는 나’, ‘족발에 끌리는 나’, ‘그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나’로 존재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모든 가능성이 함께 머물고 있는 상태입니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 상태’와도 같습니다.


그런데 결정을 내리는 순간,
예를 들어 “족발과 비빔막국수를 시키자”라고 결정하는 순간, 그 수많은 가능성은 사라지고 단 하나의 현실만이 남습니다.

이것이 바로 '파동 함수(가능한 모든 상태의 수학적 표현)의 붕괴(하나의 상태로 확정되는 순간)'입니다.


코칭의 언어로 말하자면,
우리는 늘 여러 가능성의 자아를 품고 살아갑니다.

먹고 싶은 마음, 쉬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는 나, 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능성, 감정, 자아들, 그중 어떤 ‘나’를 선택해 살아낼지는 매 순간, 나의 의식적인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어제 내가 실망스러운 선택을 했더라도 오늘의 나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물리학이지만 삶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의식의 관찰자가 되어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타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 인식 하나가 삶을 바꾸게 됩니다. 과거에 머무는 시선은 과거를 반복하게 하고, 가능성에 열린 시선은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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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첫 책 출간 작가/ 강의 경력 25년 차/코칭 심리학 전공/찌아 패밀리와 제주 풍경 유튜브 https://youtube.com/@jeju.five_puppy_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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