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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LOH Sep 13. 2020

문장 수집가의 콘텐츠 영수증

9월 1, 2주차 - Content Receipt

2020/08/31 - 2020/09/13

≡ 하늘이 깊어진, 9월 1-2주차 콘텐츠 소비 일기




/ My all time favorite quotes /
"네 풀을 섭취해라."
"나는 풀 생각 없어요."
"그 풀들을 입에 넣어라."
"느낌이 안좋아요."
"삶은 안 좋은 느낌으로 가득할 것이다. 보다 넓은 범위로 경험해 봐야 어떤 것이 최악일지 제대로 측정할 수 있다."

≡ 내이선 W 파일 - 낯선 행성

일간 이슬아에서 문장으로 만난 낯선 행성을 책으로도 만나 보았습니다. 낯선 행성을 한줄로 설명하면, 낯선 외계 행성에서 온 이방인들의 지구 생활기입니다. 태양을 '가장 근접한 별의 빛'으로 재채기를 '안면 체액 다중 분출'로 표현하는 이방인들. 이 낯선 언어에서 오는 낯선 유머에 피식거리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알고 있는 상황을 다르게, 낯설게 만드는 방식은 항상 우리에게 재미를 줍니다.

낯선 존재들과 낯선 언어지만 공감은 같아요. 아주 힘든 날에 사소한 이유로 터져버리는 것과 같이.




"좋은 '직원' 말고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였잖아, 우리."

: 퍼블리에서 책 「일꾼의 말」 큐레이션 콘텐츠를 봤습니다.

/ Curator's comment /
 저는 지난 회사들을 불평하고 불만하며 다녔습니다. 제 일에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그게 진짜 최선은 아니었을 거예요. '열심히' 하면 뭔가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거든요. 제가 그렇게 일하면 뭔가 너무나 싫은 이 회사를 위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고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저는 회사를 있는 힘껏 이용하지 못했으니까요.
 혹시 영화 <파운더>를 아시나요? 맥도날드 햄버거를 만든 창시자들의 이야기인데, 사실 저도 보지는 못했습니다.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라는 책에 언급된 걸 봤을 뿐이에요. 그 책에는 이렇게 나와 있었어요. '주방에서 소고기 패티를 하나하나 신경 써서 굽던 청년은 나중에 맥도날드 회장까지 올라갔더라고요.' 저는 이제 마음을 고쳐 먹고 제 일에서만큼은 회장인 척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방에만 머무르지 말아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 저는, 이 큐레이터 코멘트를 읽고 바로 책을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읽는 순간 그동안의 고민들이 엄청나게 개운해졌거든요.


≡ 강지연·이지현 - 일꾼의 말

/ My all time favorite quotes /
뒤돌아 생각하니 일꾼의 삶을 이끌어준 8할은 주변 일꾼들이었다. 때마다 우리는 일꾼의 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힌트를 얻었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주변 일꾼들의 그런 말들이 나를 지금 이 순간까지 오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이 책은 40인의 일꾼들의 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나를 (일단은 훌륭한) 일꾼으로 키운 것은 8할 이상이 동료 일꾼, 우연히 만난 거래처 일꾼, 고장난 시계처럼 하루에 두 번은 맞는 상사 일꾼, 하는 일은 다르지만 새로운 시선의 답을 주는 친구 일꾼이었습니다. 내가 나아갈 힘을 얻은 것은 결국 일꾼들의 말이었습니다. 이 책은 결국 직장 생활에 대한 40가지 조언입니다. 잘 쪼개 놓아서 고민 해결의 타율이 아주 높은 조언들입니다. 열심히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을 수 있고, 정말 열심히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인정받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매번 달라지는 일꾼들의 고민을 언제든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책입니다. 그러니 우리 일꾼들의 해피엔딩은 우리 스스로가 정하고, 조금 고민이 될 때는 일꾼들의 조언에서 힘을 얻으세요.

 일꾼들의 해피엔딩이 고연봉이나 승진이라는 단어로 정리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토닥거리면서 일하다가 퇴근길 맥주 한 캔 따는 그런 그림이길 원한다. 너무 뜨겁지고 너무 차갑지도 않게 기분 좋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그러니, 일꾼들 오늘도 힘을 냅시다!





/ My all time favorite quotes /
어설픈 자학으로 대충 얼버무릴 수도 있지만, 이제 이 사람들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다. 솔직함이 약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이 어렵지 않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이곳만큼은.

≡ 고아라 - 마음의 숙제

주인공들을 떠나보내는게 아쉬워 미루고 미뤄왔던 『마음의 숙제』마지막회를 드디어 보았습니다.

주인공(조이경)이 이원동이라는 이상하게 조용하고 인적없는 동네로 이사오게 되며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웹툰의 설명은 이렇습니다.「13년 전 사라진 나의 첫사랑, 흡혈귀가 되어 돌아왔다.」네, 이원동 그곳은 바로 흡혈귀의 동네였습니다.

흡혈귀가 나오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트와일라잇·블레이드·반 헬싱 등등이 있겠지요.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하고 해를 입히고 죽고 다치고 검붉은 피가 낭자하고.

마음의 숙제는 조금 다릅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 '인간 포럼'을 열면서 공부하고,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을 걸고, 위로하고, 이해하고, 드라마를 같이 보기도 하고, 가출을 하고 해가 떠버려 구조요청을 하기도 하고, 우정을 나누기도 하고, 변화를 겪고 나아가기도, 또 사랑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소소하기도, 아주 특별하기도 이야기들이 고아라 작가님의 따뜻한 그림체와 어우러져,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그 사람들 착하고 정에 굶주려서 누가 와도 이렇게 했을 거야. 아마 너였어도 그랬을 거야. 내가 잘난 게 아냐. 운이 좋은 거지.”
“사람 착 나약해, 그렇지? 상처받는 게 싫어서 틈만 나면 정 떼려고 하고 진심을 보여줘도 믿지 않고, 예전엔 그런 사람들이 야속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가엽고 귀여워.”

떠나기 아쉬웠던 이원동 식구들은 단행본으로 제 책장에서 언제나 저를 기다려 줄 예정이에요. 언제나 따뜻하고 포근한 위로를 담고.




/ My all time favorite quotes /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속에서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것을 잘 골라내어, 머릿속에서 두 손에서 이리저리 굴려 보는 과정을 즐기는 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흘러가는 아이디어를 그냥 흘러가게 두지않고 잘 붙잡을 수 있게 되기를, '이게 될까?'에서 '이렇게도 되네!'로 바뀌는 순간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기를 바랍니다. - 머릿말, 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 황효진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나만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

이 책은 성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공식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나만의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것들, 나만의 시선을 다듬어 가는 과정,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아래의 상황에서 사용하면 좋을 책입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기 전, 나만의 이야기를 찾고 싶을 때.

콘텐츠를 기획하기 전, 내 기획을 점검하고 싶을 때.

내 콘텐츠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내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인지 의구심이 들 때.

내 콘텐츠를 잘 리뷰하고 싶을 때.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좋은 질문 리스트가 되어줄 책입니다. 





≡ 조용익 - 시시콜콜한 이야기

엄태구 배우한테 감긴 이번 주, 바퀴달린 집 알고리즘이 이끈 최후의 영상.

바로 33분 분량의 단편 영화 『시시콜콜한 이야기』 입니다.

감독지망생 도환은 지난 연애로 고통받고 있는데, 프리랜서 모임에 나갔다가 이상하게 매력적인 은하를 알게 된다. 그녀의 도움으로 그는 지난 연애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그의 시나리오 또한 해결책을 찾게 된다. 은하와 도환은 전화와 문자로 계속 가까워진다. 도환이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되지만, 그는 또 다시 상처받을까 두렵다.

보는 내가 더 쑥스러운 엄태구 배우와 여름같은 이수경 배우의 조합이 너무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로맨스 코미디마다 가진 특별한 장면들을 좋아합니다. 어바웃타임에서는 비오는 날의 결혼식에도 웃고있는 주인공들의 얼굴이었고, HER에서는 The moon song위에 깔리는 테오도르의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는 단연 이장면, 화면 너머로 함께 보는 8월의 크리스마스.

마음을 전하려고 뛰어갈 때 등이 땀에 젖어들어가는 모습, 땀이 잔뜩 밴 얼굴때문인지. 8월, 여름은 서툰 사랑과 꼭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 김지운 - 내 물건이 너의 집에 남아있다면 헤어진 게 아니다

관계의 끝, 그 구질구질함의 극복에 대하여.

'내면의 강인함으로부터 채워지는 자신감(#LIVE YOUR STRENGTH)'에 대한 한 여성의 여정을 담은 단편영화.

랑콤의 올해 캠페인 슬로건인 'LIVE YOUR STRENGTH'을 주제로 제작된 단편 영화입니다. 수지 님의 글을 원작으로 김지운 감독이 각본을 제작했다고 말해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내가 사준 거 다 내놓고, 니 집에 있는 내 물건도 다 가져와!"

 뻔한 레퍼토리를 직접 실행으로 옮기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묘한 쾌감은 덤, 오랜 연인과 헤어질 때 눈물을 훔치며 버렸다고 치는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시작한 영화는 개운한 웃음과 기지개로 끝이 납니다. 쌓아온 마음들은 항상 돌아서기 쉽지 않지만,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툭툭 털고 일어나 이별을 극복하며 살아갑니다. 씩씩하게.

씩씩하게





Bambyeol's Comment.

대부분의 시간을 실용서와 업무 관련 자료를 읽으며 보내고 있어, 참 아쉬운 9월의 시작입니다.


9월 3주 차 - 소비 예정 리스트

김규진 :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히어로들의 이야기.

언리미티드 에디션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구매한 11권의 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부터 읽어내려갈 예정이에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 걸어도 걸어도

일간 이슬아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글을 만났습니다. 문득 키키 키린이 너무 보고 싶어져서 '걸어도 걸어도'를 다시 볼 예정이에요.

④ 나머지는 알고리즘과 그날의 기분에 맡기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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