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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매거진 Jul 22. 2020

내집은 내가 고친다; 깨진 타일 붙이기

아빠 오빠 도움 없이도 잘 고치고 사는 여자들



단독주택에 살면 집을 돌봐야 할 일이 많다. 지붕 누수부터 수돗가 시멘트 콘크리트를 치는 것까지. 세 여자가 커다란 단독주택을 돌보는 과정을 싣는다. 남자가 아니어도, 전문가가 아니어도, 여자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커다란 담을 지어냈던 작년의 경험이 있다. 망치질 몇 번쯤이야 일도 아니다.




이번호에서는, 지난 겨울 바깥과의 온도 차이로 깨진 화장실 타일을 붙이기로 했다. 타일과 안쪽 벽 사이에 공간이 있어 바깥의 차가운 공기와 안쪽의 수증기 온도 차이를 견디지 못한 타일이 쩍-하고 갈라진 것처럼 보였다.



타일 전체를 떼서 새 타일을 붙여야 하나 고민했지만 알아보니 그렇게 하려면 업자를 불러다가 화장실 벽 전체의 타일을 갈아야 하는 대공사를 해야한다길래 포기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타일을 직접 붙이는 사람은 잘 없는 것 같았지만 이제까지의 집수리 경험과 어림짐작으로 재료들을 시켰다. 일단 안쪽 벽과 타일을 고정할 본드와 표면의 틈새를 메꿀 시멘트가 필요했다.




준비물

장갑 / 타일본드 / 시멘트


타일 본드와 시멘트 둘다 1kg으로 구매했다. 타일본드는 2000원 안팎이고 이번에 거의 다 사용했다. 시멘트는 1-200원 내외이고 아주 소량 물에 개어서 틈새를 매꾸는 데만사용했다. 타일 본드로 안쪽 벽과 타일을 붙일 때 그 사이 틈이 너무 좁아서 베이킹용 짤주머니를 이용해서 안으로 밀어넣었다. 본드를 바를 수 있는 구멍이 작다면 짤주머니 같은 도구를 이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커터칼은 본드를 바른 후에 깨진 타일 조각을 맞추는 데 사용했다.




첫째, 깨진 타일 뜯어내기

깨진 타일 조각을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깨진 모양이 길쭉해서 각도조절이 힘들었다.


그 다음 안쪽 공간에 본드를 채워준다. 타일이 더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게끔 벽과 타일 사이에 완충제를 깔아준다는 생각으로 가득 두툼하게 채워준다.


떼어낸 타일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원래 자리에 붙여놓는다. 사실 이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바닥에 놓고 퍼즐 맞추듯이 하는 게 아니고 수직으로 붙이려니까 자꾸만 안쪽 공간으로 타일이 들어갔다. 조각과 조각 사이에 틈이 없다보니 완벽하게 원하는 자리에 타일 조각을 넣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본드가 단단하게 굳으면 조금의 오차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세밀한 작업이었다.


본드가 완벽히 마를 때까지 그대로 둔다. 타일 본드는 물에 닿으면 지워지거나 떼어지기 때문에 완벽하게 마른 후 위에 시멘트를 덧발라야 한다.




둘째, 시멘트 바르기


시멘트는 물에 개어서 사용한다. 정확한 비율이 나와 있지 않아서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지점토 점도보다 조금 더 묽게’ 라고 되어 있어 그렇게 했다. 하지만 조금 더 묽은 게 바르기는 편한 것 같다.


본드와 타일 이음새를 중점적으로 본드가 묻은 모든 곳에 시멘트를 바른다. 표면을 바른다는 느낌이 아니고 틈새를 메꿔준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시멘트를 넣는다. 그래야 나중에 시멘트 안쪽에 발랐던 본드가 물에 녹지 않는다.


시멘트가 딱딱하게 건조가 되었다면 (우리는 하루정도 기다렸다.) 물수건으로 지저분한 부분을 닦아낸다. 틈새에 넣은 시멘트까지 다 닦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셋째, 느낀 점


그래도 이번 보수는 꽤 난이도가 있었다. 세밀하고 꼼꼼함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일단 타일이 깨진 자리가 욕실 모서리 구석이었고 빛도 잘 안들어오는 그 자리에서 성인 여자 세명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미세한 손놀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어디서 듣기로 타일공들의 보수가 꽤 비싸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처음에 깨진 타일을 빼는 것 자체도 어려웠다. 안쪽에 공간이 있긴 하지만 손으로 타일을 잡고 빼려면 각도 조절을 잘 해야만 양 옆에 끼지 않고 나올 수 있었다. 빼는 게 그렇게 어렵다면 넣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속으로 이게 퍼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완성!


결과는 기대했던 것 보다는 살짝 엉망진창처럼 보이지만 작업의 난이도를 얕봤던 탓이 있는 것 같다. 매번 보수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정도면 나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처럼 깔끔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는 못했지만 남의 집도 아니고 우리 집, 내 욕실이기에 기능만 괜찮다면 만사 오케이다. 보기에 좀 그렇다는 걸 빼고는 아직까지 문제없이 욕실을 잘 사용하고 있다. 이제 걱정은 겨울이다. 겨울이 되면 내외부 온도차로 인해 또 다른 타일이 깨질 것 같아 걱정이다. 그때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더 완벽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니면 뭐, 욕실 전체를 뜯어 리모델링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같다. 역시 일 키우는 데는 우리가 전문이다.    






https://youtu.be/GMBZJF4O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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