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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함 Jun 29. 2022

더함의 부동산 개발, 어떻게 다른가요

더함의 부동산 개발, 건축 이야기

흔히 부동산 개발 분야 종사자들을 ‘디벨로퍼’라고 부르는데요. 그중에서도 더함은 조직 구성원들을 ‘소셜디벨로퍼’로 정의하고 있어요. 더함이 바라보는 ‘소셜’함은 무엇이고, 더함이 그려내는 부동산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업을 구상하고 건축을 담당하는 부동산사업개발실과 공간기획실에 물었어요.


더함의 부동산 개발은 단순히 근사한 건물과 시설을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를 더해 건물을 운용하고 사람들을 모아 운영하죠. 그렇기에 사업을 구상하고 공간을 설계하는 순간부터 개발 이후를 고려하게 돼요. 공간을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용자에게 직접 코멘트를 받아 결과물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보통의 민간 개발사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방식이에요.


인터뷰에 참여한 부동산사업개발실 이윤형 팀장은 ‘소셜’을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더함이 추구하는, 현 시점에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부담가능주택(affordable housing)이라고 밝혔는데요. 안정적인 정주환경, 그리고 관계를 엮어 사회적 안전망을 복원하는 ‘위스테이’ 같은 시도가 더 늘어나길 바라며, 부동산사업개발실, 공간기획실을 만났습니다.


왼쪽부터 부동산사업개발실 김용준 팀장, 공간기획실 이성덕 실장, 부동산사업개발실 나병진, 이윤형 팀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성덕 : 공간기획실의 이성덕 실장입니다. 설계사무소와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다가 더함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앞서 토지에 대한 규모 검토를 비롯해 실질적인 설계 관리와 가이드 수립, 준공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


장서이 : 공간기획실 장서이 매니저입니다.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석사로 건축을 배웠어요. 그 후 시공사, 설계사무소를 거쳐 더함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신규 프로젝트들의 규모 검토를 비롯해, R&D팀과 안양매곡 프로젝트(링크)의 건축계획 파트를 담당하고 있고요. 공간콘텐츠실과 페이지 명동의 리테일, 콘텐츠와 관련한 기획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부서에서 건축적인 협업을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지원하기도 하고요. 사실상 거의 모든 사업 부서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이윤형 : 저는 부동산사업개발실 이윤형 팀장입니다. 은행, 부동산신탁사 등 금융권에서 부동산 금융업무를 수행했었고,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함에 입사했습니다. KT 노량진 사옥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조성하는 업무에 주로 투입되어 있고요. 대안적인 형태의 주거 시설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역에 주거 공급을 하기 위해, 신규 사업 검토를 계속 진행중에 있습니다. 부동산사업개발실에서는 우선 토지를 물색하는 일을 하는데요. 공간기획실에서 토지의 규모 검토를 해주시면, 저희는 재무 사업성을 살펴봅니다. 이를 사업성 검토라고 하는데요. 사업성이 나온다고 판단되면 금융 및 회계, 재무 파트너사들을 선정해 토지를 매입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김용준 : 부동산사업개발실 김용준 팀장입니다. 더함 이전에는 시행사, 그리고 호텔 개발 파트에서 부동산 개발 업무를 진행했었고요. 현재 LH 고양삼송 사회주택 조성 건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공모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윤형 팀장님이 잘 소개해 주셨는데요. 저희는 사업이 가능하다고 검토가 끝난 토지에 대해, 어떤 식으로 개발할지 다양한 안을 정리하고, 검토사항과 의견을 경영진에 전달하여 경영진의 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병진 : 부동산사업개발실 나병진 팀장입니다. 금융사에서 부동산금융투자 관련 경력을 쌓았었고요. 현재는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부지의 개발 검토와 관련한 업무를 비롯해 비영리법인, 단체들이 제안한 토지의 사업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는 고양시 신축매입약정형 임대주택 등 민관협력형 주거시설 공급과 관련한 여러 공모 건들을 다른 팀장님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어요.



Q. 최근 진행하시는 부동산 프로젝트에서 마치 한 팀처럼 일을 함께 하고 계신데요. 부동산사업개발실에서 진행하시는 업무와 공간기획실에서 진행하시는 업무는 어떻게 다를까요?


이윤형 : 부동산 프로젝트는 크게 법률, 건축/기술, 경제, 사업의 네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요. 부동산사업개발실은 사업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 여부를 판단,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수익이 날 수 있는 프로젝트인지를 확인하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렇게 수익성을 검토하고 나면 시공사, 금융사 등의 파트너를 선정하고 비용을 협의하게 되는데요. 이 일련의 과정을 사업성 검토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검토도 하게 되는데요. 이를테면 토지에 압류, 공매 등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를 ‘토지 하자’라고 하는데, 하자가 있는지를 체크한 다음에는 짓게 되는 건물의 성격에 대한 법규를 확인해요. 만약 임대주택을 건설한다고 하면 임대주택 법령상 어디에 해당되는지, 어느 정도 규모의 세금이 나오는지, 입주자를 모집하는 데 있어 법적인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것들이죠. 디테일한 부분은 회계사님들이나 변호사님들이 검토해 주시지만, 전체적인 얼개를 짜고 프로젝트를 추진할지에 대한 여부 같은 굵직한 의사 결정은 부동사사업개발실과 공간기획실에서 진행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성덕 : 공간기획실은 앞서 말해 주신 과정에서 건축/기술부 검토, 즉 ‘규모 검토’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규모 검토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는 부지에 몇 층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고(용적률), 옆으로는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건폐율)에 대한 검토를 의미하는데요. 토지마다 용도가 다르고 적용되는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인허가가 날지를 미리 파악해 배치도나 평면도 같은 기본적인 설계 데이터베이스를 만듭니다. 그리고 부동산사업개발실에 이 규모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이죠.


장서이 : 사업성 검토가 사업이 가능한지를 묻는 거라면, 규모 검토는 건축물이 어떻게 지어지며 어떤 법규의 영향에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과정인 거죠. 검토 과정도 한 번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코멘트를 주고받으며 발전시키는 편이에요.


김용준 : 두 개 부서에서 검토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고, 기획 업무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사업성 검토를 바탕으로 부지를 어떤 성격으로 개발할 것인지 구상하는 것이죠. 최근 개발방향을 정하지 못한 토지주로부터 유휴 부지에 대한 개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이 부지를 주택으로 개발할지, 오피스텔로 개발할지, 임대 혹은 분양 중 어떤 쪽으로 개발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하기도 했죠.





Q. 규모 검토와 사업성 검토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 같네요. 크게 보자면 개발, 설계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각자의 전문분야가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함께 일하며 배우거나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나병진 : 설계를 할 수 있는 팀이 바로 옆에 있으니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건물의 모습을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최근 준비하고 있는 사업 같은 경우는 외부 설계 업체를 선정했는데, 전문 건축·설계 업체와 만날 때 모르거나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공간기획실이 있어 짚고 넘어갈 수 있게 되더라고요. 건축 관련 법령을 확인해야 할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고요.


김용준 :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호텔 개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었는데요. 오랜 업력을 가진 대형 호텔 개발사이들이다 보니 사업 자금도 충분하고, 또 개발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어요. 그런데 더함에서는 여러 유형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HUG, 민간 금융사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이런 부분에서는 금융권 출신의 윤형, 병진 팀장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공간기획실과의 협업 구조가 좀 더 긴밀해지면서 받는 도움도 있죠. 이전에는 규모 검토를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많았는데, 비용 면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면에서도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 자체적으로 규모 검토를 하면서 부담도 줄고, 보다 신뢰도 높은 자료를 확인하게 되어 좋아요.


이윤형 : 용준 팀장님이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규모 검토가 내부 역량으로 쌓일 수 있는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장서이 : 저는 함께 일하면서 서로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부동산에 대한 이해를, 부동산사업개발실에서는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거죠. 아무래도 개발을 하려면 서로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용준 팀장님 말씀처럼 그 주체들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으니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서로의 영역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업무가 조금 더 수월해지는 부분도 있고요.


나병진 : 최근 사회적주택 건을 준비하면서 ‘고양삼송 타운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신 용준 팀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프로젝트 초기부터 많은 난관을 헤쳐오시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가 막히는 부분을 시원하게 짚어주세요. 게다가 호텔 박사님이라(웃음) 호텔과 관련된 딜을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저희 실의 소중한 자산인 것 같고요.


이윤형 : 종종 호텔 개발 검토 건들이 들어오는데요. 아마 부동산사업개발실에 저와 병진 팀장님밖에 없었다면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흘려 보냈을 거예요. 그런데 호텔 관련 경험이 풍부한 용준 팀장님이 있어 그런 사업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명 한 명의 백그라운드가 다양하니 서로 보완해 주면서 지평을 확장시키는 거죠. 저희 실에 한정해서는 그렇게 스펙트럼이 넓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공간콘텐츠실, 사회적자산운용실까지 합해지면 저희의 업역이 굉장히 넓어져요.



Q. 말씀하신 것처럼 부동산 개발, 건축 분야를 넘어 공간 운영과 콘텐츠를 생각하는 부서들이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매력인 것 같아요. 업역이 비슷한 두 실뿐 아니라, 기존 업계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부서들과 일한다는 점이 각자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이성덕 : 설계 분야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터라 사회적자산운용실의 존재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보통 설계 분야는 건물의 준공까지는 지켜보지만, 그 이후의 운영이나 하자에 대해서는 잘 들여다보지 않거든요. 그런데 더함은 개발이 끝난 건물의 운영까지 맡고 있어 공간기획실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특히 위스테이별내의 경우 이제 입주 2주년이 되어가는데요. 동네지기님을 비롯해 관리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께 운영과 관련한 코멘트들을 들으면서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부분을 더 고려하고 반영해야 하는지를 알게 돼요. 설계자의 입장에서 건물이나 공간을 설계할 때 어떻게 운영될지까지를 고민하게 해준다는 게 더함에서 일하는 건축사로서 느끼는 장점인 것 같아요.





장서이 : 실장님이 말씀 주신 것처럼, 커뮤니티실, 사회적자산운용실처럼 준공 이후의 운영에 대해 고민하는 부서가 저희 내부에 있다 보니, 한 번도 운영 관점에서 생각해 본 적 없던 저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는 것 같아요. 설계를 할 때부터 자신이 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할지를 고려하는 그 시선이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너무 일차원적으로 공간을 바라봤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설계를 하면서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하는 건데 말이죠. 특히 커뮤니티 시설을 구상하고 설계하는 과정에 입주자들을 관여시키는 방식이 신선했어요. 이런 시선 자체가 저의 업무에도 적용할 만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더함에서의 설계 업무는 크게 커뮤니티, 그리고 상업 시설이라는 두 분야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상업 시설의 설계, 기획과 관련된 부분은 공간콘텐츠실과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몰또’ 기획처럼, 공간콘텐츠실에서는 F&B 분야의 사업 기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F&B 분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재미있게 협업하고 있어요. 콘텐츠가 입혀진 공간을 기획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어디서든 특별함과 디테일을 찾아내시는 관점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많이 배우고 있죠. 운영에 대한 고민까지 하시니까 결국 설계를 하는 제 입장에서도 그런 부분까지 고려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단순히 준공까지만 책임을 지고 운영을 별개로 넘겨버릴 수 있지만, 설계를 하는 시점부터 그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훨씬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설계에 접근하는 종합적인 시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이윤형 : 임대 아파트는 계약 시점부터 준공까지 2년여의 기간 동안 이탈률이 상당히 높아요. 초기 뉴스테이에서는 초반 계약률이 100%에 육박해도 막상 잔금을 치르는 입주 시점이 되면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죠. 이렇게 불확실하다는 점이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들에게 큰 리스크로 작용했어요. 그런데 커뮤니티실이 손에 잡히지 않던 사람들을 연결해 관계망을 만들어내면서 계약자의 이탈을 줄여주는 효과를 냈고, 이것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끌어가는 동력이 됐어요. 저희에게는 엄청난 임팩트였죠.


흔히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밸류 애드(value add)’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보통의 개발에서는 건물에 가치를 더하는 방법이 주차시설 완비나 로비 확장 등의,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공간콘텐츠실에서는 단순히 시설적인 측면에서의 가치를 넘어서는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부동산 플레이어들은 부동산업역내에서의 전통적인 업무와 방식을 택하니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률이 일정 범위로 수렴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 이상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최근 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유명한 햄버거 체인의 투자자를 공모했는데, 하루 이틀 만에 완판이 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결국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금융이나 건설만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거죠. 그 임계점을 넘길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 바로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이런 분야를 시도할 수 있는가가 회사의 매력도를 결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공간콘텐츠실에서 헬로에클레시아와 함께 기획한 ‘몰또’ 같은 경우도 재무적인 가치를 넘어서는, 어찌 보면 ‘탈 물질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탈 물질적인 가치의 영역으로 돈이 흘러간다는 것이 저희에게 있어서는 좋은 신호인 것 같아요. 현재는 주로 상업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앞으로는 시민 자산이나 커먼즈 분야에도 적용될 만한 흐름 같아요.


김용준 : 개발 이후까지 생각한다는 점이 개발사에게는 제약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사업을 제안하려는 주체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부지를 찾을 때 운영에 편리한지를 따져 보기도 하고요. 개발이 이루어지고 난 이후의 기획, 운영에 대한 믿음도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사업 방향에 대해 보다 확실하게 설득할 수 있어요.



Q. 개발에서 운영까지의 프로세스를 모두 겪어볼 수 있다는 점이 더함의 차별점이자 매력인 것 같네요.


장서이 : 개발 이후의 운영을 생각하는지의 여부가 굉장한 차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저희는 단순히 운영만 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를 조성하잖아요. 지자체와 협업을 하는 등의 공공성을 띤 결과물을 낸다는 점도 다른 것 같아요. 때로는 역으로 ‘이런 부분을 바꿔주면 이렇게도 할 수 있지 않냐’는 제안을 하기도 하고요. 저는 이렇게 역으로 제안하는 것이 신선했어요. 돌이켜보면 아무도 제안을 하지 않아서 특정 방식, 모델로 굳어지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에는 이렇게 제안을 해도 되는 건가 싶었죠. 정해져 있는 법령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안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이성덕 : 모든 케이스가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들이 기본적으로 공동체성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지의 여부를 특히 고려하는 것 같아요.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부터 위치, 편의성 등을 배려한다는 점이 조금 다른 것 같고요.


이윤형 : 우선 개발, 운영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더함은 정보를 편취하면서 입주민이나 이해관계자에게 숨기는 일이 적어요. 디테일한 의사결정에 있어 기본적으로 선함을 지향하기도 하고요.


더함의 차별점은 저희가 택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미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최근 분양 주택들의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 ‘임대주택’으로 방향을 돌리는 시행사들이 늘긴 했지만, 일찍이 임대주택을 주사업 분야로 정하고 밝힌 기업은 거의 없거든요. 사람마다 공공성에 대한 이해 정도는 다 다르지만, 앞으로는 민간임대주택 분야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이를테면 분양주택은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 등, 사업을 진행하는 절차가 이미 법령으로 짜여 있는데, 임대주택은 아직 사례가 누적되지 않다 보니 원칙이 별로 없다는 점이 있어요.



Q. 말씀해주신 차별점들이 ‘소셜디벨로퍼 그룹’이라는 표어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각자가 생각하는 ‘소셜’은 무엇인가요?


나병진 : 저는 사회적인 가치라는 것도 현실적이고 구체화된 방식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위스테이 사례처럼,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것처럼요.


이윤형 :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김경민 교수님의 <건축 왕, 경성을 만들다>라는 책이 있는데요. 거기에 지금의 익선동을 만든 기농 정세권이라는 조선의 건축업자가 나와요. 조선 말기 ~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이 북촌, 서촌 등의 땅에 거주하면서 조선인들이 더 이상 해당지역에 건축을 하지 못하게 갖은 훼방을 놓았다고 해요. 그런 상황 속에서 정세권이라는 분이 조선인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익선동에 기존 한옥을 소형화한 개량한옥을 짓기 시작했는데요. 이 분을 두고 우리나라 최초의 디벨로퍼였다는 표현이 나와요.





저는 ‘소셜’이라는 것이 결국 해당 시점에 사회구성원 다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평범한 사람들이요. 현시대의 사회에서 주거는 어떤 환경에 놓여 있을까요. 우선 월세-전세-자가에 이르는 주거사다리의 경로를 따라 주거안정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작동하지 않게 돼버렸어요. 자가를 갖기 희망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만, 현시점의 자산가격을 고려할 때 구매력을 갖춘 분들의 수가 점차 줄고 있어요. 꼭 자가가 아니더라도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는 여러 주택모델이 필요한 상황이죠. 위스테이 모델이 다층적인 의미를 갖는 지점이기도 한데요. 공공이 협동조합형 모델이라는 시범사업으로 벌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위스테이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입주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는 걸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협동조합형이 아니었다면 입주자의 참여, 그리고 여기에서 양질의 경험을 끌어내는 것도 어려웠을 거예요. 보통 건설사나 디벨로퍼가 수취하는 수익을 협동조합/리츠 구조에 유입되게 하는 것도 상당한 가치가 있고요.


정리해 보면, 지금 시점에 필요한 ‘소셜’은 바로 부담가능주택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도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데, 부동산 영역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공공이 그런 주체들과 얼마나 많은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따라 창출해낼 수 있는 ‘소셜함’의 정도가 결정될 것 같아요.



Q. 저희의 사업 방식이 널리 소개되고,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토지주나 사업 파트너 등, 다른 주체를 만날 때 이런 차별점이 그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나요?


이윤형 : 기관 혹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금융 쪽에서는 저희의 가치를 어느 정도 고려해 주시는 것 같아요. 최근 ESG 계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요.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주체들에게 이런 가치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나병진 : 이전보다 사회가 성숙해진 건 사실이에요. ESG라는 말도 아예 없었잖아요. 이에 따른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그렇고요. 10~20년 전에는 임대주택 용도의 블라인드 펀드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더함이 이런 시대 변화의 혜택을 받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실질적인 장치들이 생겨나고 있어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Q. 각자 더함에 입사하길 잘했다고 여겨지는 순간이 있을까요?


나병진 : 이전의 직장에서는 비영리 분야의 단체들을 만나볼 일이 없었는데, 더함을 알아봐 주시고 연락해 주시는 비영리 단체들의 제안을 접하면서 부동산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자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효용을 제대로 못 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께 자문을 드리는 것이 보람 있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무엇보다 위스테이라는 모델이 굉장히 혁신적이라서 저는 ‘선진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거든요. 제가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일을 진행했던 커뮤니티실, 사회적자산운용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반적인 다른 아파트와의 차별점도 느껴지고, 자랑스러워요. 서울 한복판에 3호점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김용준 : 병진 팀장님 말씀처럼, 이쪽 분야를 잘 모르거나 사업 진행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솔루션을 제안해 드릴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보람된 순간은 사업 건을 성사시키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이성덕 : 이전에는 리모델링 설계와 공사를 경험해 보지 않았는데요. 더함에서 처음으로 페이지 명동을 리모델링하고, 덕분에 이전보다 활성화되었다는 점이 뿌듯한 것 같아요. 여기에 몰또의 오픈으로 명동의 ‘표정’이 훨씬 밝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죠.


장서이 : 처음에는 단순히 시행을 경험해 보고 싶어 입사하게 되었는데요. 일을 하다 보니 이곳에서 함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이름이 드러나진 않아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들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인 것 같아요. 더함의 방향성이 마음에 들고, 앞으로 더 많은 기여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우리가 그리고 있는 가치나 모델이 여러모로 일반적이지 않다는 특별함도 있고요. 커리어적으로도 어디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Q. 두 실이 그리고 있는, 남은 2022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나병진 :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서울에 세 번째 위스테이를 지었으면 좋겠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함에 있는 동안 해보고 싶은 일이에요.


이윤형 : 우선 노량진 역세권청년주택의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요. 특히, 뒷단에서 운영을 맡게 되실 사회적자산운용실에서 어려움 없으시도록 매끄럽게 절차를 진행시키려 합니다. 위스테이 모델 이후 고양삼송 사회주택, 노량진 역세권청년주택 등의 개발 건 등이 있는데요. 앞으로는 다른 지역으로도 범위를 넓혀 공공성이 바탕이 되는 사업을 하나 이상 확보하려고 해요.


이성덕 : 올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여파로 개발 업계도 주춤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윤형 팀장님 말씀대로 다른 지역에서 공공성 있는 모델을 시험하는 한편, 최대한 잘 버티고 있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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