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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함 Sep 02. 2022

‘커먼즈’로서 위스테이

소셜디벨로퍼 그룹 더함은 ‘공간을 통해 우리 삶을 더 이롭게’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부동산 영역 전반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공간과 사람의 연결을 고민하며 지속가능한 개발, 운영 방식을 제안한 결과, 국내 최초의 아파트형 마을공동체 위스테이를 비롯한 다양한 수요자 기반의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부동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에 없던 ‘새로운 판’을 짜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더함의 방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하고 검증하는 과정과 노력이 필수적인데요. 디벨로퍼 기업인 더함이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속하는 이유, 그리고 더함의 사업을 대상으로 한 인상 깊은 연구들을 소개합니다.


앞선 글(부동산 디벨로퍼 기업이 연구하는 이유, 링크)에서 살펴본 것처럼, 더함은 토지의 이용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토지와 주택에 대한 특정 소수의 독점을 견제하고, 더 많은 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물질적·관계적 조건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함의 사업적·연구적 관심사는 ‘토지와 공간을 잘 향유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조건들’에 있는데요. 이러한 관심과 실천은 어떤 개념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커먼즈’(commons)의 관점에서 더함의 실천을 설명하는 연구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1. 연구의 문제의식, 출발점


위스테이 사업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하거나 사례로 소개하는 연구는 현재까지(2022년 8월 기준)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부터, 학위 논문까지 대략 10여 편 정도 발표되었습니다. 이 중 ‘(도시)커먼즈’의 관점에서 위스테이를 바라보는 연구 두 편을 소개하려 하는데요, 우선 박윤혜, 백일순 연구자의 공동연구인 <돌봄의 위기와 대안으로서의 커먼즈>(2021)가 있습니다. 환경계획학과 지리학을 전공한 두 연구자는 ‘위스테이별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입주민들이 ‘사회적 재생산’과 ‘돌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고 있는지 분석하며, 이때 ‘커먼즈’라는 개념을 유효하게 활용합니다. 이듬해 발표된 연구로, 신수임 연구자의 박사 학위논문인 <<사회주택을 통해 구현된 공공성 가치의 확장에 관한 연구>>(2022)가 있는데요, 교육학(사회교육 지리전공)을 전공한 연구자는 ‘사회주택’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는지, 조성 과정 속에서 ‘공공성’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촘촘하게 톺아보고 있습니다.


두 연구의 주된 문제의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박윤혜, 백일순의 연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재생산(/돌봄)의 문제가 개인의 영역이 아닌 사회와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부상 중인 현실을 확인합니다. 두 연구자는 기존의 선행연구들이 사회적 재생산(/돌봄)의 문제를 ‘저임금 혹은 무임금 노동’, ‘젠더적인 불평등’의 차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여전히 ‘개인’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한계를 짚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적 재생산(/돌봄)의 문제를 ‘공동의 과업’으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함을 강조하는데요. 이를 위해, 주민 주도로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위스테이 사례에 주목하고, 여기서 근본적인 인식 전환 및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이죠.


“2020년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해가 되어 버렸다. 한국 역시 2월부터 발생한 감염자의 수가 8월 이후 다시 급증함에 따라 의료 서비스의 한계에 직면하기 시작했으며, 확진자들의 일부는 즉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교, 어린이집 등 아이들을 위한 돌봄서비스가 축소되고, 장애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었다. 국가의 복지 영역으로서 관리되어 왔던 대부분의 돌봄서비스가 사실상 차단됨으로써 이러한 혜택을 받았던 사람들의 돌봄에 대한 몫이 그대로 개인의 영역으로 전가되었다.” (박윤혜·백일순. 2021. <돌봄의 위기와 대안으로서의 커먼즈>, <<공간과 사회>>, 31(1), 209)


“[기존 사회적 재생산 관련 논의들은] 여전히 돌봄 이슈를 저임금 노동과 젠더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함으로써 사회적 재생산을 개인적인 삶의 질의 문제로 국한시키고, ‘사회적’이라는 단어에서 함축하고 있는 공동의 과업이라는 부분을 놓치고 있다.” (같은 글. 211)


신수임의 연구는 최근 사회주택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흐름(기존의 공공임대주택을 통해 주거복지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는 견해)을 언급하며 서두를 엽니다. 사회주택이 한국사회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음에도 공공성이 의심받는 상황 속에서, 저자는 ‘공공성’의 의미를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는데요. 주택 공급 과정에서 공공성 개념을 확장한 사례 중 하나로 위스테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민간 사업자의 참여 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주택 사업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시작하였다.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회주택에 일련의 기준들이 적용되고 있지만,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공공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사회주택 논의를 둘러싼 공공성에 대해 학문적으로 탐구하고자 했다. 公-私-共 삼각 변증법을 중심으로 공공성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이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사회주택이 공공성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는가를 살폈다.” (신수임. 2021. <<사회주택을 통해 구현된 공공성 가치의 확장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i)



 2. 무엇이 ‘커먼즈’이며, 왜 ‘커먼즈’인가?


이 두 연구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는 ‘커먼즈’와 (근대 복지국가에 독점되어 왔던) ‘공공성’입니다. 그렇다면, 커먼즈의 정의는 무엇이며, 최근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커먼즈’는 일반적으로 “지역 주민의 전통적 생계와 생활을 위해 주민 공동의 규칙을 스스로 정하고 자율적으로 관리/사용하는 공동체 공동자원”이라 정의됩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물체, 자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 커머닝하기 위한 모든 활동“,  “자원을 평등주의적 방식으로 공유하는 실천이 아니라 집합적 주체를 창출하는 일“로서 좀 더 폭넓게 이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1]


관련 연구자들에 따르면, ‘커먼즈의 실천’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개인의 삶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치던 시장과 국가가 개인의 자산이나 안전을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점차 늘고 있고, 국가와 시장에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을 맡겨 둘 수만은 없는 상황 속에서, 지역 커뮤니티와 커먼즈의 실천 필요성을 역설하는 흐름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들 연구에서는 커먼즈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흐름을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커먼즈 개념의 등장은 공공성의 중심을 국가에서 시민으로 이동시킨다. 예를 들어 그동안 국가가 공급하는 자원을 이용하거나 시장에서 상품화된 자원을 소비했다면, 커먼즈는 시민 공동체가 자원을 공동소유하며 관리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공동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박윤혜·백일순. <돌봄의 위기와 대안으로서의 커먼즈>. 215)


“도시커먼즈 이론은 정부규제의 한계로 발생하는 행정비용과 시장 메커니즘의 한계로 발생하는 추가비용으로 인해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보았고 공유 자원을 지역 사회의 역할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수임. <<사회주택을 통해 구현된 공공성 가치의 확장에 관한 연구>>. 71)



이미지 출처 : unsplash



3. 커먼즈로서 위스테이


위스테이는 입주민들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단지를 공동으로 간접 소유하며, 이를 통해 주거비 상승과 불안정한 임차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주거 모델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을 공유하고, 이 관리비를 함께 부담하며, 운영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죠. 특히 최근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돌봄의 문제를 공동체가 함께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점에서도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고요.[2]


그렇다면, 위의 연구들은 위스테이의 커먼즈적 요소로 어떤 점들을 꼽고 있을까요? 우선 공동체적인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하여 정부(공)와 시장(사)의 모순, 사각지대를 극복하려 한다는 점에서 커먼즈적인 면모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social housing 역시 하나의 공동 자원으로서 지역 사회 공동체의 역할 속에서 정부와 시장의 모순을 극복하는 사례에 해당한다.” (신수임. <<사회주택을 통해 구현된 공공성 가치의 확장에 관한 연구>>. 78)


“공동체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하고자 하는 시도는 公과 私 이분법으로서의 근대를 넘어서고자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서 다양한 주체에 의해 창출되는 공공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며, 일종의 개념적 확장을 이루는 측면이 있다. 내용적 측면에서 자유, 평등, 정의, 형평, 박애의 가치에 기반하여 주거 약자의 주거권을 추구한다. 공공성이 구현되는 절차적 측면에서 정부의 공급시스템에 지역 사회와 사적 개인들의 참여 속에 서로를 견제하고 추동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글. 79)


또한, 주민 중심의 다양한 자치 활동과 주민참여 프로그램, 참여형 설계(공동 공간의 조성)등의 과정 속에서 싹튼 공동체 의식과 공동체적 생활양식 역시 커먼즈적 요소라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위스테이별내 입주민들의 인식 변화를 추동한 중요한 계기는 바로 입주 전 진행된 두 차례의 ‘공동체 교육’(기본/심화)이었습니다. 이 교육은 ‘집이 시장논리하의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거주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과 올바른 공동체상을 인식시켰습니다. 박윤혜·백일순의 연구는 이러한 초기의 교육이 주거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 문제를 공동체적인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사고의 전환을 도왔다고 평가합니다.


“주민 중심 운영위원회, 주민참여 프로그램, 공동 공간의 조성 등을 통해 위스테이 주민들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들 속에서 상호를 이해하고 더 많은 공유 자원과 공유 기회를 경험하게 되었다. 물론 도시 공간에서의 공동체의 경험이 전무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과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것 자체가 개인 중심에서 공동체적 생활양식으로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었고, 의사결정과 관련된 모든 실천을 ‘공유 자원’으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박윤혜·백일순. <돌봄의 위기와 대안으로서의 커먼즈>. 227)


특히 주목할 만한 커먼즈적 사례로 마을에서 진행된 ‘틈새돌봄’이 있는데요,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아래로부터 조직된 주민공동체의 문제해결 사례로 소개됩니다. 국가의 공공 서비스 혹은 민간의 돌봄 서비스 모두, 주어진 대로 양육자가 수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위스테이의 경우, 마을의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돌봄이 이루어지기에, 틈새를 메우는 촘촘한 방식들이 들어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페더리치는 집이라는 고립된 공간이 아닌 오픈된 공간에서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여 아래로부터의 권력 형성을 도모하는 것이 여성주의 커먼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국가가 제공하는 하향식의 돌봄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사회적 재생산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서비스의 방식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위스테이는 일반적인 아파트와 달리 아래로부터의 권력 형성을 통해 사회적 재생산 문제를 풀어나가는 주거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박윤혜·백일순. <돌봄의 위기와 대안으로서의 커먼즈>. 232)


특히, 육아를 담당하는 양육자들에게만 문제 해결의 의무와 참여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비양육자인 마을 주민들에게도 참여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은 위스테이 돌봄공동체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소개됩니다.


“위스테이 돌봄공동체의 개방적 특성은 기존의 육아공동체와 차별되는 점이다. 기존의 육아협동조합은 조합에 소속된 부모와 그 가족들만 돌봄 과정에 참여한다. 반면 위스테이의 돌봄위원회 활동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 아니라 마을의 누구나 돌봄에 참여할 수 있다. 아이가 있는 부모는 돌봄서비스의 수혜를 받으며 다양한 돌봄 행사에 참여한다. 반대로,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돌봄 봉사자가 되어 아이를 돌볼 수 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놀이축제 같은 돌봄 행사에 자유롭게 참여하며 마을의 아이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다. 마을 전체가 돌봄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돌봄과 재생산은 자연스럽게 일상의 중심이 된다.” (같은 글. 237)



4. 위스테이의 커먼즈, 공공성은 어떻게 확장되어 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주거를 비롯한 다양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커먼즈적 실천으로서 사회주택과 위스테이에 접근하고 있는 두 연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는데요. 두 연구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예컨대 이런 것입니다.


기존의 공-사 이분법은 우리 삶의 문제 해결의 주도성을 공공 혹은 시장에 맡기게 하지만, 커먼즈의 임팩트에 주목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할 때, 개인과 공동체가 문제해결의 주체로서 능동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공공성’은 더욱 확장되어 갈 수 있다는 것. 그런 차원에서, 신수임 연구의 말미에서 제시하는 확장된 공공성 개념은 우리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전해 줍니다.  


주체: 국가 및 정부, 공공기관부터 비영리기관, 사회적기업, 민간기업과 작은 공동체, 사적 개인까지 확장될 수 있음


내용: 국민국가 수준에서 구현될 수 있는 가치 외에도 지역 공동체와 사적 개인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공적 가치를 포함해야 함


절차: 공공성을 선험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열어 두어야 함. 공공성이 열린 공간에서 규정되도록 하는 과정 자체가 공공성의 일부임

(신수임. <<사회주택을 통해 구현된 공공성 가치의 확장에 관한 연구>>.244)


신수임의 연구는 국가ㆍ정부ㆍ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과 민간기업, 공동체와 사적 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가 공공성의 실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공공성이 열린 공간에서 규정되도록 하는 과정(공론장을 만드는 것) 자체가 공공성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기존의 공공임대주택에서 공공성의 판단 기준은 공급자인 ‘공공사업자’가 ‘공공주택특별법’에 근거하여 수요자인 시민에게 ‘주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가에 제한되어 있지만(신수임 연구, 221쪽), 사회주택은 기초적인 주거욕구의 해결을 넘어, 안전의 확보, 사회적 소속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자존과 자아실현의 욕구 충족까지 나아가며 ‘주거권’을 좀 더 확장시켜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사회주택을 통해 구현된 공공성 가치의 확장에 관한 연구>에 참여한 한 인터뷰이는 입주 후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살기 좋은 거는 계속 말씀드렸지만 편안한 것 같아요. (중략) 내 스스로 해소할 수 있는 것들이고. [전에 살던 집에서는] 그런 거를 외부에서 자꾸 찾았는데, 여기서는 이제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되고, 내가 맞출 수 있는 거는 뭐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뭐지? 이렇게 하다 보니까, 그걸 찾아서 하게 되고, 그러면서 제가 더 이제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거예요. 그게 참 좋더라고요.” (사회주택 입주자, 30대 여성. 신수임 연구 173에서 인용)


이러한 확장된 공공성의 개념을 적극 수용해 본다면, 공동체주택을 만들어 내고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일은 커먼즈를 두텁게 하며,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더 강화하는 일이라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위스테이가 담보하고 있는 공공성은 예컨대 이런 것입니다. 위스테이별내의 입주 1년 후, 전 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거만족도 조사’(POE조사)에서 입주자들은 위스테이별내 입주 후 전반적인 삶의 질이 상승했으며(74%), 나아가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게 되었고(약 63%), 이전에 비해 안전을 체감하고 있으며(약 61%), 심리적 여유를 얻었다고(약 60%) 답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입주자의 90% 이상이 위스테이별내에 지속적으로 거주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점도 주목할 만하죠.[3] 공동체주거를 통해 주거 안정과 다양한 안정감과 효용감을 느끼는 입주자들의 실제 사례를 접하다 보면, “우리 사회에 위스테이 같은 모델이 더 늘어난다면?”이라는 물음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됩니다.


최근 서울시, 시흥시, 전주시, 부산중구, 고양시, 부산동구, 경기도, 울진군 등 사회주택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사회주택 기본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물론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택(협동조합주택)이 가진 ‘공공성’, ‘커먼즈’의 효용을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흐름이 잘 만들어진다면, 이에 동참하는 지자체도 늘어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 제도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지 출처 : unsplash



[1] 박윤혜·백일순. <돌봄의 위기와 대안으로서의 커먼즈>. 221.

[2] “[르포] 한 아이를 온 마을이 함께 기르는 곳…’위스테이 별내’, 그곳은”, <아주경제>, 윤지은 기자, 2020년 6월 25일자 기사“(나, 사회주택 산다)육아만족도 100점, 아파트 입구부터 ‘우리집’ 같아요”,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2021년 7월 5일자 기사“육아정책연구소, 육아친화도시 사례로 ‘별내 위스테이’ 꼽아”, <베이비타임스>, 김은교 기자, 2019년 5월 7일자 기사.

[3] 공동체 아파트 입주 1년, 어떻게 달라졌나요? (지역자산화협동조합·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협동조합형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모니터링을 통한 제도개선 및 확산방안 연구>, 2021에서 더 자세히 분석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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