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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Aug 03. 2021

시(詩) - 아빠의 깡타리

여름이 붉게 물드는 저녁
서걱서걱
복숭아를 쥔 아빠의 손

제 입에 들어가기 바빴던
작은 손들이
잠깐 멈춰지던 때에

아빠는 왜 먹질 않느냐는 물음과
깡타리를 좋아한다며
내내 그것만을 고집하는 저녁이 있다

우리 집의 기둥은
깡타리로 세워진 것이라
그렇게 가늠하며

그래서 당신께
그리도 단단히 붙어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본다


태초부터 예정된
다섯 마음 하나로 모인
우리는 하나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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