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거실이 창고가 되기 전에, 무조건 완판!
책이 도착했다. 설레고 떨리는 건 잠깐. 상자를 열어보는 손끝에 힘이 들어간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라는 마음이, 종이 냄새와 함께 상자 사이사이에서 피어오른다.
우선은 가족과 지인에게 팔았다.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서인가, 학교 친구들이 연락이 많이 왔다.
한 박스가 금세 사라졌다.
하지만 여덟 박스가 남았다. 여덟. 박스.
이걸… 언제 다 팔지?
그래도 마음을 다잡는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서점 다섯 군데를 추렸다.
사실, 내가 열심히 쓴 책은 내가 좋아하고 잘 아는 그곳에 가지런히 놓여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순진하게도 내가 입고 메일만 쓰면 바로 입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입고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김해인 씨가 내 옆에서 이야기했다.
“이 책, 풍산책방에도 들어가면 좋겠다.”
… 풍산책방?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 중인 풍산 책방?
예상하지 못한 전개다.
그래, 너의 이야기를 나에게 맘껏 쓰도록 해주었으니,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어.
그래서 어렵세 책방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내어 야심 차게, 풍산책방에 입고 문의 메일을 보냈다.
과연… 어떤 답이 돌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