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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Dec 26. 2024

[손자에게 들려주는 서울이야기 ④] 한강대교와 노들섬

 서울의 역사를 담고 있는 한강대교와 노들섬

한강대교 부설 초기의 모습 이재영제공


(Haegang daegyo and Nodeul Island )

서울을 한양으로 부르던 시절 서울의 경계를 내사산(內四山 목멱산, 백악산, 인왕산, 낙산)과 외사산(外四山 관악산, 북한산, 덕양산, 용마산)으로 구분했다. 내사산은 한양도성으로 연결하고 그 성의 안쪽이 한양이다. 한양의 중심에 흐르는 물길이 청계천이다. 근대에 와서 서울으의 규모는 과거에 비해서 세 배 이상으로 확장되었다. 현재 서울의 모습은 외사산을 연결한 정도의 지역인데, 그곳을 관통하며 흐르는 강이 한강이다. 그래서 한강은 수도 서울의 젖줄이다.


한강에 놓인 다리는 총 21개인데 1917년 가장 먼저 놓인 최초의 교량이다. 길이는 1,005m, 제1한강교 라고 불렀다. 한강대교는 중간에 노들섬을 관통하고 있는데 옛날 노들나루가 있었기 때문으로 유속이 느리고 폭이 좁아 포구가 형성되기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남대문(숭례문)을 나와 만리재를 지나마포나루로 가기도 했지만 남쪽으로 내려와 노들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삼남지방으로 가기도 했다. 정조가 수원에 있는 융릉으로 행차할 때에도 이곳을 건너 시흥을 지나 수원으로 향했다. 나는 두 손자를 데리고 한강대교를 지나 노들섬에서 내렸다. 무슨 이야기를 먼저 꺼낼까하다가 아무래도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인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융릉을 건널때 임시 다리를 가설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할아버지: 형주야! 정조대왕 알지?


형주: 예,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의 아들이잖아요?


기특하게도 형주는 정조가 비운으로 죽은 사도제자까지도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 정조가 수원에 있는 아버지 산소인 융릉을 갈 때 이 한강을 지나갔는데 어떻게 건넜을까? 그 때는 다리는 없었거든.


주원: 헤엄쳐 건넜나???


할아버지: 임시 다리를 놓아서 건넜단다. 수 백척의 배를 이어놓고 거기에 널빤지를 깔고 왕이 건넜지


형주: 그래도 위험하잖아요?


할아버지: 그렇지. 그래도 한강은 물의 흐름이 완만한데다가 널빤지 위에 난간까지 설치해서 위험하지 않도록 했단다. 1795년 왕이 행차할 때 그린 그림이 남아 있단다.

노량주교도섭도(露梁舟橋渡涉圖)'는 을묘년(1795년) 윤2월 16일 정조가 현륭원을 참배하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마친 뒤 노량진의 주교를 건너는 장면을 용산 쪽에서 바라


 배로 건너거나 왕이 가끔 행차할때ㅔ 배다리(주교)로 건너던 이곳에 다리가 놓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16년 4월에 착공하여 1917년 10월 준공되었고 교량 길이가 629m였다. 이 인도교에는 전등을 설치하여 서울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산책로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이 튼틴한 다리가 유실되었는데 그 때 얼마나 큰 홍수가 있었는지 알게된다. 1950년 6.25 한국 전쟁 때에는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군사 작전상 폭파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강을 건너던 수많은 사람들과 차량이 희생되었다.


이후 서울의 인구와 교통량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1981년 12월 왕복 8차선으로 확장하여 쌍둥이 아치교인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처럼 한강대교는 수도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우리 민족과 희비애락을 함께해온 다리이다.


이처럼 한강대교는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의 산 증거이자 우리나라 교량 기술 발전의 상징물로 평가되어, 2020년 9월 10일 서울시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한강이 보이는 곳에서 두 손자의 모습
노들섬에서 두 손자


나는 잔디광장을 지나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손자에게 노들섬과 한강대교에 대한 이야기, 73년 전 힘들게 싸웠던 6.25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픈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한강대교 중간에 위치한 노들섬에는 지하철 1호선 용산역이나 4호선 신용산역에서 내려 750번을 비롯한 시내버스로 환승하여 갈 수 있고, 지하철 9호선 노들역 2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도 10분이면 갈 수 있다.


무대가 있는 노들마당을 지나 한강 쪽으로 이동하면 유람선과 수상택시 승강장이 나온다. 섬 둘레 산책길을 따라 섬 한 바퀴 돌아보면서 한강을 구경할 수도 있다. 특히 여의도 방향 63 빌딩 옆으로 지는 일몰이 아름답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맞추어 가볼만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 노들섬은 공원에서 서울시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이 되었다. 또한, 카페와 음식점도 있어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손자에게 들려주는 서울이야기 ④] 한강대교와 노들섬 < 문화일반 < 문화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
출처 : 데일리아트 Daily Art(https://www.d-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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