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부산에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친구들은 나의 퇴사를 축하해주고 백수의 삶을 부러워했다. 1년에 한두 번씩은 늘 만나고 있는데 언제 만나도 반가운 사람들이다. 만나면 늘 같은 이야기들을 되풀이하곤 한다. 그런데도 그 이야기들은 늘 재미가 있다. 옛날이야기 7, 새로운 이야기 3 정도의 할당량이 되려나, 최근 나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은 아버지가 되었다. 그들의 자식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가족 이야기에 공감하고 또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
그렇게 13살에 만났던 소년들이 이미 40대를 바라보는 어른이 되었다. 대부분은 누군가의 든든한 아버지가 되었고 말이다. 아버지라는 자리는 사람을 참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그들의 언행과 태도에서 책임감과 사랑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만났을 때 다시 그때 그 13살의 소년들로 돌아간다. 나도 그때 13살의 나로 돌아간다. 모두 지금처럼 건강히 행복하게 살자.
더 나은 월요일을 위해.
안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