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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월 Jun 23. 2022

비 오는 날의 버스

 평소 조금 거리가 있어도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이동했는데, 비 오는 날 그날따라 퇴근길에 버스를 타고 싶었다. 이상하기도 하지. 타야 하는 버스가 곧 도착으로 안내되고 있기도 했고 비 오는 거리를 오래 걷기도 괜히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버스는 곧 도착이었으나 10분이 넘도록 오지 않았고 가까스로 몸을 실은 버스는 기다린 이들이 몰린 탓에 각자의 젖은 우산과 몸에 인상파들이 가득했다.

그래도 버스를 탄 안도감에 습관처럼 핸드폰 액정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차가 낯선 정류장에 멈추고 기사님의 목소리가 음악 너머로 들리는 듯하더니 주유소로 달려가는 기사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승객들의 짜증 섞인 탄식도 들렸다.

 ‘ 오늘 정말 가지가지하네 날이  좋구나 싶다가 순간 기사님을 향해 짜증 내던 속마음에 너무나 놀라고 무서웠다. 얼마나 급하고 힘들었을까  오는  내내 운전하느라 시간  지키고 있어 오늘 가장 힘든 분은 그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조금 더 생각하자. 내 기분도.


더 나은 월요일을 위해.

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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