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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Nov 12. 2024

내 머리는 곱슬머리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다.

내 인생 최대의 머리 길이로 갱신 중이다. 항상 짧은 단발머리를 고수했는데, 더 할머니 되기 전에 길러보자 결심하고 거지존을 지나 안정적인 길이로 가고 있다.


곱슬머리


내 머리는 곱슬머리다.  누가 보면 미용실 자주 가서 머리 펌 하는 줄 아는데, 아니다. 완전한 자연산 곱슬(반곱슬) 웨이브 머리다.


어릴 때는 참 싫었다. 부슬부슬한 머리에, 특히 여름 장마철이면 내 머리는 잔뜩 습기를 머금고 부풀어 올라, DOG털 머리 또는 사자머리라고 그랬다.  


보수적인 모친은 "무슨 학생이 파마야~" 라면서 그 사춘기 여고생의 스트레이트 파마에 대한 욕구를 마구 억누르셨고

그 억누름의 반항으로, 나는 고3 졸업 앨범비와 문제집 비 일부를 "떼어먹고" 몰래 미용실 가서 머리를 쫙쫙 편적도 있다.


그땐 몰랐다 내 머리의 장점을. 지금에서야, 머리를 기르니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나온다.

모르는 사람들은 '어머 파마 웨이브 잘 나왔네"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 저 미용실 안 가요'라고 이젠 당당히 대답한다.

돈 벌었지 뭐. 요즘 파마값이 얼마야~


다만, 세월의 지나침은  어디 구석구석 안 닿는 곳이 없으니, 떨어지는 머리카락 몇 가닥에 눈물도 함께 흘리는 요즘이다.

자연스러운 내 머리 사랑하는 친구들아, 떨어지지 말고 좀 오래도록 꼭 붙어 있음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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