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글을 올리고 있는지도 거의 2년이 다 되어간다. 구독자가 많은 것도 아니요, 글의 발행건수가 많은 것도 아니요,그렇다고 글의 인기가 올라 조회수가 치솟는 것도 아니요, 그저내 마음속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끔 기록해 올리는 , 정말 글자수 제한 없는 일기장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의 조회수 '통계'를 가끔 보면신기하게도 꾸준히 내 글들이 누군가에 의해 읽히고 있음을 확인한다. 졸작인 글들을 읽어 주는 잠재적 구독자님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왜 나의 글을 클릭해서 봤을까 궁금증이 생기지만 어디 물어볼 곳도 없다.그저 감사할 뿐이지.
그래서일까, 그런 잠재적 독자님들을 위해창작의 고통까진 아니지만 나는 오늘도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적어 가고 있다.
누구를 위함도 있겠지만 , 나 자신의 습작력을 키우기 위함도 있을 것이고, 나아가 궁극적인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함도 있지 않을까.
꾸준한 글쓰기는 마음을 말랑하게 해 주고, 사고도 유연하게 해 주고, 무언가 스스로 끄집어내려는 나의 애씀과 노력도 보인다.
고독과 창의성의 상관관계
요즘 읽고 있는 <말센스>라는 책의 일부다.
고독이 창의성을 촉진시키고 생각을 깊게 한다고 한다.
고독이라.
나는 고독을 즐기는 사람인가?
성격상 즐기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창의성이 부족한가?
뭐 꼭 그렇게 꼭 귀결시키지는 말자.
창의성도 어찌 보면 주관적 인간의 한 성향이다 보니 많다 적다를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지 않을까.
그리고 창의성(력) 이란 길러질 수도 있는 인간의 작은 능력치가 아닐까.
몇 년 전 읽었던 작가수업 이란 책에서도 글 쓰기 훈련을 위해 고독과 칩거를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침대 옆에 노트와 펜을 드고눈 뜨자마자 떠오르는 글을 적으라 했다. 맑은 정신에 가장 신선한 글들이 머릿속에서 배출될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나는 눈뜨고 새벽에 성당에 가는 잠시 차 안의 10여분 정도 동안에 떠오르는 글들이 많다. 차 시동을 걸다가도 신호등을 보다가도 뭔가 생각이 나고, 새벽달 볼 때나 새벽 도로 청소부를 볼 때도, 같은 시간대 교차로에서 마주하는 버스를 볼 때도 글이 떠오르기도 한다.
조용하고 고독하며 칩거된 공간(차 안), 고요히 잠든 새벽 나 홀로 도로를 달릴 때면 이것저것 좋은 글귀가 떠오르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으니 쓸 수가 없다. 그리고 미사를 드리고 집에 다시 오면, 새벽에 한참 생각했던 글들이 머릿속에 사라져 버리고 없다. 드문 드문 단어들만 생각나고, 끄집어 다시 쓰려고 하니 그 신선한 글 냄새가 없다.
즉석으로 머리의 생각과 글을 스캔하는 기계가 있더라면, 모두 쟁여 남겨놨을 건데...
가끔 고독하자
가끔 고독하자.
앞서 발행한 글 [너 글은 재미없어]에서 처럼,
누군가는 내 글이 재미없다고 하지만, 꾸준히 조회되는 내 글은누군가에는 "재미"가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하며 나를 다독인다. 다만 조금 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가미되면 좋을 건데, 그 능력치는 조금 부족함을 솔직히 고백한다.
고독을 즐기자. 가끔 고독하자.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고독하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키보드와 내 머리만이 맞대고 있고, 나는 이것을 즐기고 있으니, 나는 고독을 가끔은 즐기는 자가 맞을 것이다.
이런 고독의 즐김이 쌓여 언젠가 내 사고의 깊이가 깊어지고, 창의성과 상상력이 조금 더 가미된다면, 꾸준히 내 글을 읽어주고 계신 잠재적 독자님들에게 더 좋은 글로 보답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오늘도 "고독하게"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