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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지 Aug 29. 2023

27주 하고 4일

D - 87


임당 (임신당뇨) 검사를 했어요 .


임신을 하고나서 너무 마음을 내려놓은 이유 때문일까. 아기가 먹고싶은 것 이든, 아니든, 생각나는

음식을 자주 많이 먹었나 보다.  평소에도 관리하며 먹는 편은 아니였지만 임신하고 나니 조금 더

먹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킨이 생각나면 시켜먹기 일쑤였고, 바쁜나날에 맥드라이브에서 

햄버거를 와구와구 먹거니와 단게 자꾸 먹고싶어서 손을 데기 시작한 몽쉘이며 빈츠 등등이 떠오른다.

그와중에 야채 대신이라며 과일을 한끼당 한끼 만큼의 용량을 먹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첫번째 검사에서 209라는 수치를 봐버리고 말았다. 

정상수치는 139이며 주변 임산부들도 200대는 거의 보지 못하였는데 , 어쩌다보니 높은 수치의

임당예정자가 되어버렸다. 임당에 걸리게되면 아기는 물론 산모에게도 좋지 않고 차후에 당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검사는 24주부터 28주 이내에 이루어지는데 검사도 늦게

한것이 아닌지, 관리를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아기에게 미안하다. 몇일 후면 28주가 되어

거의 마지막에 2차를 검사하게 되는데 재검에서 정상수치가 나온다면 통과하여 넘어갈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수치라면 개인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새삼 아기를 갖고 지닌다는건 어렵다.


병원에서 온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집안에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추렸다. 우유, 계란 모두 떨어졌고 

쌀밥도 현미로 바꿔야 한다. 당장 일어나서 마트에 다녀왔다. 마트에서도 공부하듯 식품의 성분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당이 몇퍼센트인지 보고 카트에 담았다. 임신내내 특별한 이벤트가 없이 잘 지내던

나의 상황에 큰 걱정거리가 하나 생기자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지고 기운이 없다. 한참 카트에 물건을

담다보니 어떻게 들고가지 걱정이 앞섰다. 임산부라 무거운 물건을 배앞으로 들기도 힘든데, 남편은 없고

갑자기 서러워서 눈앞이 흐려졌다. 차를 집앞에 가장 가까이 대고 3번을 왔다갔다 했다. 몸도 힘들고 

한정된 음식에 이제부터 잘 해내야 하는데 자꾸만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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