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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네나그네 Feb 22. 2022

나는 라디오 PD다.

슬기로운 방송국 회사 생활 2 

 

 소위 있어 보이는 말이 있다. 되게 지적으로 보이는 말. 어느 책에는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구절이 나온다. “상대방에게 보이는 모습에 내가 반응하면, 그건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혹시 누군가가 싫다면, 항상 나를 돌아보라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일이 점점 많아지던 차, 나는 아주 쉽게 입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다. 나 역시 그럴 의도로 말하려 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상대방도 이를 알았지만 말로 생채기 낸 것은 없어지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 내가 제일 힘들고 제일 바쁘다’라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분들은 더 많고 할 테지만 당시의 나는 헤아릴 여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한 행동이 정당방위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아주 쪽팔렸다. 그동안 나는 “저렇게 생각 없이 말하는 사람들과는 달라”라는 생각으로 남들과 비교했다. 스스로를 상위에 두며 이상한 만족감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쓸데없는데 에너지를 썼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몇 달이 지났다. 나는 과연 많이 달라졌을까? 그건 아니다. 갑자기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고 한다. 여전히 누군가와 비교하고 싫어하는 것은 마음 한편에 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스스로 완벽해야 한다고 여기는 나를 보았다. 나에 대한 평가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작 자유롭지도 못하고, 모두에게 칭찬을 받고자 하는 나를 인정했다. 왜 인정했느냐 물어본다면, 음, 여러 가지 복합적이지만 적어도 앞으로도 이런 모습 어른으로 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지키고 싶다. 


  사실 슬기로운 방송국 회사 생활이라 했지만 적어놓고 보니 방송국이라는 특성을 많이 들어가지 않은 듯하여 제목을 수정할까 생각 중이다. 글을 쓰면서 “그저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이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사람이 모이는 다양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글을 통해 사람이기에 느끼는 공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앞으로 많은 시간을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리라 생각한다. 아주 시간이 흘러도 사람에게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마무리한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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