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요즘 읽고 있는 <태도의 말들>에 나오는 말이다.
새벽에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빠로서,
아내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남편으로서.
근데 잘 안된다.
지난주 주말 둘째와 아내와 함께 산책을 갔다.
올해는 아이들 동아리, 학원, 학교 모임들 때문에
주말에 단풍 구경도 못 갔다.
아내는 아쉬웠는지 근처라도
자꾸만 나가자고 해서 집 주변이라도 걸었다.
셋이서 걷지만, 나 홀로 휙 앞서가거나
둘째를 사이에 두고 걸었다.
아들과는 놀이터나 아마스빈 버블티
이야기를 했고, 아내와는 별 대화가 없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부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였다.
둘이서 손을 잡고 단풍길을 나란히 걷고 계셨다.
아내는 종종 이야기한다.
"늙으면 둘이서 함께 걷자."
"늙으면 카레 끓여 놓고 나갈 테니 있을 때 잘하라고."
난 말한다.
"그럴 줄 알고 백종원유튜브
미리 잘 보고 있지롱."
아내가 원하는 게 저런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인데, 애들한테는 껌뻑 죽으면서
아내한테는 별로 그런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냥 왠지 부끄러워서..
남편의 사랑을 표현해야겠다.
아내에게 아침마다 춥지 말라고 꼬박꼬박
이불 덮어주고 간다고 말했다.
좋은 남편인 거 아냐고 물어봤다.
아내가 다시 물어본다.
"춥다고 덮어주는 거야?
보기 싫어 얼굴까지 푹 뒤집어 씌어 놓고 가는 거야?"
16년을 함께 살았더니 예리해졌다.
주말에 요리연습 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