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불편해진 인간관계 속에 오늘도 잘 견뎠다.
[살맛 일기]
살맛 나는 오늘의 하루, 몇 글자라도 끄적여 남겨보자. 지극히 사사로운 생각과 언어들이 담긴 오늘의 일기.
#1.
언제부터일까. 내가 겪어온 사회생활은 이렇게 극도로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았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저분이 싫어하겠지?', '지금 이 분위기에 이러면 다들 싫어하겠지?' 따위의 생각들이 현재 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오늘도, 어제도. 물론, 기본 상식을 벗어난 이상한 행동과 말은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기가 두려워졌다. 이런 두려움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2.
생각해보면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내 자리가 많이 없었다. 나를 위한 '내 자리'보단 남의 시선과 남의 생각들, '타인의 자리'가 많았다. 외적인 내 모습엔 내가 있는데, 내면은 점점 내가 작아지는 느낌. 지금에야 이런 마음이 좀 덜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좀 멀었나 보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오늘도 노력했다. 노력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나 봐. '아, 오늘 이런 말 하지 말 걸', '괜히 저렇게 행동했나?'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3.
짙은 아쉬움이지만, 그만큼 나도 내 인생에 최선을 다 한 거라 생각한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건 그만큼의 관심, 마음을 쏟은 거니까! 아쉬움이 지나간 자리엔 나를 토닥토닥해줄 마음이 있다. 얼른 이 마음이랑 껴안아야지.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 말투, 분위기 이런 거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건 나이기에 그들에게 상식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했다면 그걸로 된 거다. 그 과정 하나하나에 집착하다간 내가 남아나질 않을 거 같다.
#4.
그리 거창한 말도, 대단한 말도 아니지만 나를 격려하고 돌아봐주자. 나에게 조금이라도 더 한마디 붙여보고, 관심 쏟는 거야. "나, 오늘도 견뎌냈어. 출근부터 퇴근까지! 업무에도 성실히 임했잖아. 오늘도 내 인생에 최선을 다 해준 거야. 포기하지 않고 잘 견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