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인 Jul 28. 2024

마음도 다치고, 손가락도 다쳤다.

나 대운이라는데, 왜 이래? 

요즘,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꼭 내 기도를 들어주실 거야라고 기도하지만.. 기도는 응답되지 않는다. 

배신감도 느끼고.. 그럼에도 내 마음은 갈 곳이 없고.. 뭐, 그런 날들이다.


내가 이 일들을 보고 겪어야 하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어쩌다 보니깐, 엄지 손가락을 다치게 되었다. 손톱까지 좀 베어나갔는데.. 

다행히도 당시에 마음이 어수선하지 않게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엄마가 놀랄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피가 철철 나는 손가락을 돌돌 감고.. 병원에 가서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간호사 언니들이 너무 기겁을 했다. 왜 이래? 이런 거 많이 볼 텐데..


인스타에 이 사진을 올렸는데, 엄청난 메시지들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엄지 손가락을 못 써서 메시지에 답장을 해줄 수가 없었다. 

전화를 해..라고 하면 또 너무 귀찮고. 


붕대는 하루 만에 꼬질꼬질해졌다. 내일 새 걸로 갈아야지. 

생활에 매우 불편하지만... 아휴.





울적한 날 아침, 엄마에게 해준 야끼 오니기리.

밥에다가 간장이랑 쯔유, 참기름 좀 넣어서 무치고.. 에어 프라이어에 간장 소스 덧 발라서 구워주었다. 

별거 아니지만 우리 둘 다 꽤 맛나게 먹었다. 왜 울적했냐면... 


최근에 또 엄마가 한국 교민분께 안 좋은 일을 겪으셨다. 

아버지도 안 계시고, 나는 결혼도 안 해서 남편도 없으니.. 뭘 모르는 사람 눈에는 여자 둘만 사는 우리가 자기 멋대로 컨트롤하기 쉽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게 안되니까 그런 미친 짓을 한 거겠지? 


난 그래서 남아선호사상에 찌든, 자존감 낮아서 본인이 대단하게 대접받기를 바라는..

이렇게 무식하고 못 배운 한국 남자분들이 너무 싫다. 그런 분들은 꼭 본인 가족들에게도 함부로 하더라. 

사람들 앞에서 와이프를 때리고도 당당한 사람, 혼자 타지에서 살아가는 것이 겁나서 그걸 절대 신고 못하며 그대로 살아가시는 와이프분..


나라면 진작 그런 사람 가만히 안 두는데.. 와이프 입장에서는 자식들을 포함해서 너무 많은 이유들로 아무것도 못 하시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자식 입장에서는 아마 그런 거 계속 보면 더더욱 상처를 받을 텐데..

주변 사람들의 공통된 말로는 그 사람 눈을 보면 마치 정상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는 더 심한 표현들을 하셨었는데, 표현들이 똑같아서 좀 무섭기는 했음.. 차마 글로 못 쓰겠다.) 


그러다가 그분이 멍청하게도 내 가족에까지 선을 넘으셨다. 

이 일들을 호주 전 지역 한인 교회와 교민 사이트들에 알려야 할지 매우 고민스럽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감정적으로, 내 성질대로 하고 싶건만.. 그러기보다는 잘 준비해서 대처를 하고 싶다.

두 번 다시는 누구에게도 그러지 못하도록. 


한국 같으면 그냥 정신병원에 처넣으면 되는데, 이 나라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 너무나도 게으르고 너그럽다. 

아티스트들과도 일할 때에도 종종 이런 경우들을 보게 되는데, 주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본인 스스로 절대 인정 안 하고 치료받기를 거부하는 조울증이 제일 무서운 거 같다.


더 소름 끼치는 건 이런 분들이 착한 얼굴을 하면서 교회 이야기를 할 때이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교회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거고, 사람들이 돌아서는 거다. 


어쨌든,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존중이 없는 한국 남자분들을 종종 호주에서 만날 때면... 

매우 통탄스럽다. 세상은 여전히 바뀌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이건 '정신적 문제'이고 아픈 건데.. 넓은 마음으로 참고 이해해줘야 하는 거라고 말한다. 

네가 겪어봐, 그런 말이 나오는지.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참 무책임한 말이다. 

오지랖은 절대 남에게 강요하는 게 아닌데. 





엄마는 며칠 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계셨다. 최대한 엄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조심했다. 

이 몇 년 만에 엄마가 최고치로 상처를 받은 게 눈에 보여서 나 또한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엄마는 TV도 보고, 낮잠도 주무셨다. 근데, 이 시기에 눈치 없고 바보 같은 막내 이모가 엄마에게 상처를 줘버렸다. 

엄마는 마음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전화를 한 것 같은데, 이모가 엄마에게 무례하게 굴었다고 한다. 

아, 진짜 두 번 다시는 이 이모랑 말도 섞기 싫은 게 지금 내 솔직한 마음이다. 


몇 년 전에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아무리 가까운 자매라도 엄마에게 그렇게 행동하면 난 이모 안 볼 거라고. 


며칠 후에 이모에게 문자도 오고, 전화도 미친 듯이 오는데.. 지금은 답도 하기가 싫다.

그동안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입 밖에 내며 다시 또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게 싫고, 그 상처를 또 꺼내는 게 싫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왜 이러시는 걸까.


내 삶에서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하나님께서 다 보시고 다 아시니 괜찮아라는 말이 가장 큰 위로이고 힘이었는데.. 

막상 내 가족이 이런 일을 겪으니 솔직히 그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다 보시고 다 아시면서.. 왜 모른 척하시는 걸까. 


오늘 저녁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이찬원이 TV에서 소개한 닭전도 해드리고.. 김치말이 국수도 시원하게 먹었다. 

정말 실컷 맛나게 먹었다. 





집 주변에 햄버거가 맛있는 곳이 없어서 집에서 해 먹었는데..

아, 사 먹는 게 훨씬 낫다. 난 햄버거 만드는 데에 재능이 없는 듯. 





야채가게에서 이 미니수박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한번 사 와서 엄마와 반통씩 나눠먹었다. 

큰 수박은 한통 사면 매번 부담스러웠는데, 미니수박은 부담도 없고 좋았다. 정말 달기도 달더라. 

무엇보다도 씨가 없어서 좋았다. 





병원에서 손 치료받고.. 바로 갤러리에 미팅을 간 날에 잠깐 들른 옆옆옆 이웃 갤러리. 

아는 아티스트들이 전시회를 해서 들렸다. 지금 내 상황이 전시회 오프닝 가서 하하 호호 웃을 상황이 아니기에... 오프닝에는 가지 않았지만 이렇게나마 방문을 했다. 





그저께 저녁에 내가 먹고 싶어서 만든 그린카레. 

내 입맛에 맞춰서 그런지 사 먹는 거보다 훨씬 깔끔하고 맛있다. 





한국 신문에 내 인터뷰가 나왔다. 

기분이 좋은데, 마냥 기분이 좋을 수 없었던 날들. 

기자님이 기사를 잘 써주셔서 감사하다. 


인터뷰를 하면서 나 참 열심히 잘 살아왔구나 싶었다. 잘했어.. 앞으로 더 잘해야지..

응?............


기사 읽으신 분들이 좋은 말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웃긴 일도  있었는데.. 나는 전혀 모르는 호주 사는 한국 사람이 마치 나에 대해 알지만 입을 닫겠다는, 마치 뭔가 알고 있다는 듯이,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이상한 댓글을 다른 사람이 SNS에서 언급한 내 기사 밑에 달아서 그 댓글을 보고 정말 그게 뭔지 진심으로 너무 궁금해서 내가 그 사람에게 직접 "혹시 절 아시나요?" 물어봤더니 댓글 삭제. 


와, 말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싶더라. 누군지는 몰라도 심보 참 못됐다. 





요즘 속상한 일들이 있어서인지.. 차갑고 시원한 게 당겨서 만들어 본 젤라토.

집에서 만들면 설탕도 안 들어가고, 훨씬 건강하다. 하겐다즈도 너무 맛있지만.. 집에서 만든 젤라토도 매력 있다. 


금귤 젤라토와 딸기 젤라토.



요즘 내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 





요즘 내 이불 옆에서 애지중지 키우는 새로운 애완 르방. 

쑥쑥 잘 크고 있다. 아주 활발하게.


빵 만들 때에 이스트 대신 쓴다. 물가가 오르니까.. 집에서 해 먹는 게 늘어난다. 





쇼핑센터 주차장 옆에 있는 애완동물 샵에서 종종 만나는 고양이들.

아, 이럴 때에 고양이 한 마리.. 아니, 두 마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양이들은 천사다. 너무 예쁘고 날 힐링시켜 주는 존재들.


그리고 동물은 사람 빼고 절대 거짓말 안 하지. 그리고 자기감정에 솔직한 점이 너무 좋다. 

이러니까 내가 사람보다는 동물에게 더 마음을 주는 거다. 


근데, 고양이 있으면 난 절대 결혼 안 할 것 같아서 패스. 





데이트할 때에 엉뚱하게 장 보러 같이 왔던 곳인데.. 바보같이 몇 달 동안 오지 않았다. 

혹시라도 마주칠까 봐. 근데, 이젠 뭐.. 어때. 

너도 여기 더 이상 안 올 거 아니까. 


오랜만에 여기서 좋아하는 음식들도 사고.. 꽃도 구경하고. 





지난주 일요일에 혼자 갤러리에서 일할 때에 뭔가 되게 바빴었다. 게다가 혼자 과자랑 과일도 주섬주섬 먹다 보니..

엄마가 준 김밥을 점심때에 먹지 못했다. 다섯 시에 일 끝나고.. 갤러리 정리하고.. 학교 주차장에서 차 세워놓고 먹은 김밥. 


유튜브 보면서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아, 사주에 지금 대운 들어왔다는데.. 내 일은 괜찮게 잘 되는 것 같은데.. 주변이 너무 시끄럽다. 

게다가 존잘남이랑 헤어지기까지 했어!!!!!!!!


글 쓰다 보니 아침 6시. 오늘은 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수 있을까?

그래, 딴 건 몰라도 내 기분만큼은 내가 컨트롤해야지. 



작가의 이전글 우울한 호주의 겨울, 잘 먹기라도 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