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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인 Dec 27. 2022

데일리 리듬,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나의 전시회 - 1

 12명의 호주 작가들과 함께 내가 큐레이터로 일한 전시회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2년의 내 두 번째 전시회, 데일리 리듬. 

3주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작가 섭외와 설치 작업을 포함한 모든 것을 3주 안에 다 끝냈어야만 했다. 


개인적으로 필자에게는 기적 같은 전시회였다. 짧은 이 3주 동안 준비해서 이 전시회를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잘 마칠 수 있었다. 



시간과 재정을 아끼기 위해서 포스터도 내가 직접 다 만들었다. 다행히 작가분과 다른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전시회 제목 짓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딱 떠오르더라. 


이 전시회로 한 군데서도 스폰서 절대 못 받을 거라고 비웃은 사람이 있었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참 싫다. 자기가 못하면 남도 절대 못할 줄 아는 그런 마인드.)


이 전시회는 무려 다섯 군데의 호주 맥주 회사들에게 스폰서를 받았다. 정말 그 사람 말대로 한 군데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여러 군데에서 스폰을 받아서 엄청난 맥주 박스들이 아직까지도 우리 집에 남아 있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 


덕분에 올해 정말 실컷 맥주 마셨다. 


오프닝 시간이 수요일 저녁 5시였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었다. 정말 그 사람 말대로인가 싶어서 순간 오싹했었지만 곧 사람들이 6시가 되자 몰려오기 시작했다. 시드니 시티 외곽 지역의 갤러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략 120명이 넘는 숫자의 사람들이 오프닝 나잇에 와줬으며, 수많은 질문들에 답하며 잊지 못할 즐거운 밤을 보냈었다. 


데일리 리듬.

일상에 관해서 작품으로 말해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너무 뻔한 일상이 아닌, 우리 일상 속의 그 무언의 순간을 예술로 표현하고 싶었다랄까.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미학적인 관점에서 색채나 구도와 같은 시각적 요소를 고려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고, 작가의 눈으로 작품의 개념을 이해하고 예술 작품을 해석할 수 있다.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숙제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전시회에서 어떻게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느냐 하는 것이었다. 아직 여전히 큐레이터로서 부족한 점도 많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주어진 짧은 시간에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준비했으니 부디 어여쁘게 봐주시기를. 






Daily Rhythms 데일리 리듬 

- Curated by Elaine Kim

일상생활의 평범한 행위들을 예술로 창조해내는 것이 이 전시회의 목적이었다. 그래서 이 전시회에서는 일상생활을 반영하는 예술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예술가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문제가 무엇이든, 그들 모두 일상에서 예술을 창조하는 포인트인 그 데일리 리듬을 각자의 작품에 표현했다. 데일리 리듬 전시회의 각 작품은 작가의 가치관, 희망, 꿈, 감성, 일상을 이루는 단순한 것들을 예술로 그들을 둘러싼 세속적인 것들, 일상적인 물건 혹은 감정들을 통해서 각자의 작품을 나타낸다. 


더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단순하지만 가장 깊은 진실, 즉 삶의 모든 행위가 예술이 될 수 있고 세상은 거대한 전시 공간이라는 사실을 조명하는 작품들을 기념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관객은 물론 예술가들은 '일상'이라는 주제에 서로 공감할 수가 있기를 바라면서 이 전시회를 큐레이팅했다. 


일상과 예술의 맥락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으며, 작가와 관객을 연결하는 힘이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단순한 일상을 통해 예술을 표현했고, 관객들이 예술에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전시회를 준비했다. 이 전시회에서 큐레이터와 작가들은 모든 사람들은 예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Alyson Bell 엘리슨 벨

The Window Within Video Projection, Mirror

이 전시회를 통해서 만난 엘리슨 벨(Alyson Bell)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작가였다. 3주 만에 준비하는 전시회이고, 필자가 아직 호주에서 큐레이터로서 유명하거나 파워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종종 거절을 당했었어서 매우 의기소침해져 있었는데, 엘리슨은 흔쾌히 이 전시회에 참여해줘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여담이지만 필자에게 개인적인 돈까지 따로 요구하며 필자를 아주 대차게 거절했던 아티스트들이 있었는데, 이 전시회가 끝난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근하게 연락 와서 다음 전시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필자는 본인의 오로지 이익에 대한 계산이 너무나도 빠른 인성이 잘못된 분들과 얽히고 싶지도 않고, 같이 일하고 싶지도 않다. 미래에 절대 그분들과 일하는 아쉬운 상황은 없을 것이다. 


엘리슨의 작품 설치 작업에 있어서 골치 아프고 까탈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그만큼 작품들이 이 전시회와 너무 잘 어울렸기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했다. 


엘리슨 벨은 주로 설치 및 비디오 작업을 하는 시각 예술가이다. 그녀는 영국에서 호주 시드니로 이주해 왔는데, 개인적으로 이유를 물어보니 영국을 떠나 생전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내게 말했었다. 엘리슨의 설치 작품은 '방' 혹은 '공간' '장소'를 표현한 것들이 많다. 그녀는 지난 몇 년 동안 어두운 느낌의 설치 작업을 선호하고 있으며, 그녀의 작품의 의미와 장소와의 연결을 중심으로 둔다. 엘리슨의 작품들은 일상 세계에서 우리 인간의 내면과 타인에 대한 인식, 생각, 관점을 기반으로 한다. 


엘리슨의 작품에서 창문은 외부와 내부 자아에 대한 은유가 된다. 그 말인즉슨, 실내의 창문에서는 바깥세상의 모든 날씨를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지만, 동시에 반대쪽 창문 밖에서는 매우 취약하다. 


엘리슨은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창문 내부에 있습니까? 아니면 창문 밖에 있습니까?
당신은 창문 안을 보고 있나요? 아니면 창문 밖을 보고 있나요? 


거울을 통해 우리는 벽 반대편에 있는 젊은 여성이 매일의 똑같은 일상을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옆에 있는 거울에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일상적으로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을까? 






Dilara Niriella 딜라라 니리엘라

Soy Sauce

필자와 함께 호주 시드니의 UNSW 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우등 학사를 공부했던 친구 딜라라 니리엘라! 

같이 일할 때는 매일 가장 늦게 일을 마무리해서 내 애간장을 태우기도 하는 그녀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유머와 그녀가 가진 작품성과 천재성을 사랑한다. 이미 대학에 들어왔을 때, 모스만 아트 프라이즈와 호주에서 가장 큰 미술 공모전의 하나인 아치볼드에서 2016년 "어린 아치"로 우승한 경력이 있는 그녀는 당연히 대학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였다. 딜라라는 4년 동안 호주 채널 7의 아트쇼 '겟 아티(Get Arty)'의 진행자로도 활약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상당히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다. 현재 딜라라는 호주 시드니 대학교에서 문화유산 보존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딜라라는 일상의 주제에 초점을 맞춘 작업을 하는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화가이다. 일상의 개념을 탐구함으로써 딜라라는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을 창조하려고 시도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딜라라는 삶의 다른 측면에서 간과되는 측면에 집중할 수 있는 가벼운 프레임워크를 통해 일상적인 리듬에 대한 아이디어에 접근했는데, 그녀의 목표는 다양한 관객이 감상할 수 있는 장난기 있는 예술을 만드는 것이었다. 


What’s for dinner?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맥도날드 만찬. 맥도날드가 왜 이렇게 고급져 보이지?

그리고 호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 중의 하나인 스시집 물고기 간장이 딜라라의 작품을 처음 보는 순간 내게 웃음을 주었다. 아, 이게 이렇게 또 예술 작품이 되다니..라는 감탄과 함께! 


딜라라 니리엘라, 그녀처럼 그녀의 작품 또한 전문적이지만 또 참 익살스러운 유머를 구사한다. 






Harry Merriman 해리 머리먼

Chandelier
Grave
Fig

필자와 대학교에서 함께했던 친구, 해리 매리먼. 

"허허허허허허허"라는 특유의 웃음소리가 항상 기억에 남는 친구였다. 중후한 목소리를 가졌고, 잘생긴 영화배우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패션 센스가.................. 그 잘생긴 얼굴에 왜 옷을 그렇게 입는지.... 모르겠다.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다. 어쨌든, 패스. 


사실 다른 사진작가가 이 전시회를 함께 하기로 했지만 무책임한 그는 필자가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펑크를 냈고, 필자는 해리에서 얼른 연락을 해서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 요구라는 건 그 사진작가는 갑자기 원래 하기로 했던 작품을 하고 싶지 않다고 변덕을 부렸다. 갑자기 본인의 데일리 귀신(?)을 이 전시회에서 다루고 싶다고 해서 필자는 허걱 했었다. 이 전시회의 컨셉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컨셉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과 어우러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티스트와 같이 일하다 보면 가끔 개성 강한 아티스트가 좀 버겁기도 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삶이 다르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것들로 충동하기도 하는 것이 큐레이터의 일상적인 일이기에 괜찮다. 하지만 대화나 존중으로 풀지 못한다면 그 아티스트와 일을 애초에 그만두는 게 맞는 것 같다. 


"해리, 우리 서로 어려울 때에 도와주기로 했던 거 기억해? 지금이 그때야. 그리고 난 네 작품들이 내 전시회 컨셉이랑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넌 어때?"라고 해리에게 연락을 했다. 


해리는 사진가로서의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필자와 대학교 친구들은 해리만이 가진 그 특유의 감성을 사랑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따뜻한 부분이 많은 친구라서 항상 자연스럽게 그를 존중하게 되었다. 필자는 호주에 사는 이민자로서 한국식 영어 발음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에 호주 사람들이 필자의 영어에 익숙해지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 과정 속에서 정말 별 일을 다 겪게 되고 어쩔 때는 수치스러운 상황들을 겪기도 한다. 해리는 필자의 단어 하나하나를 귀 기울여서 들어주었고, 별거 아니지만 필자는 그의 그 작은 행동에 용기를 얻고 감사한 마음을 가졌었다. 호주에서 인종차별 경험을 종종 겪는 필자에게 있어서 해리 같은 사람들은 비록 그의 행동이 '당연'할지라도 그 사려 깊은 행동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도 한다. 


자, 아티스트 해리 머리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호주 NSW주의 시티에서 아주아주 멀리 떨어진 부로와 Boorowa라는 지역 출신인 해리는 농장과 수의사 일을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연과 동물들 사이에서 자라났다. 해리는 자연경관에 대한 반응에 대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인류가 우리 주변의 물리적 세계를 어떻게 형성했으며 인간이 스스로 창조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작품에서 다루고 있다. 


해리의 작품은 UTS Showcase Night에서 2018년에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었으며, 여러 그룹 전시회에 참여했다. 2019년에는 호주 사진 어워드 Australian Photography Awards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20년 호주 캡처 매거진 Capture Magazine에서 선정한 상위 20명의 신진 예술 사진작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호주의 UNSW에서 순수 미술 석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미래가 기대되는 사진작가 중의 한 명이다. 


작품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인간으로서 우리는 우리가 매일 통과하는 수많은 물체, 풍경 및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해리의 작품은 서로 불협 화음을 내는 물체와 풍경 혹은 환경에 대해 추가되는 작업을 수행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재 세상을 그대로 멈춰서 바라볼 수 없다. 햇빛이 물체에 독특하게 반사되는 방식이나 나무가 산들바람에 우아하게 움직이는 방식을 보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한 현상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눈의 한 구석에서는 끊임없이 또 다른 '많은 방식'이 발생한다. 우리의 눈은 일상생활에 내재된 이러한 순간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러한 순간을 발생시키는 데 필요한 임의적 요소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면서 끊임없이 잃어버리게 된다. 해리의 작업에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없으며, 그의 작품 이미지는 일상을 함께 구성하는 덧없는 순간이다. 해리는 관객들에게 그가 일상에서 찾은 단순한 오브제와 재료가 어떻게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순간은 단순히 존재를 인정하고 조명함으로써 해리라는 아티스트로 인해 특별하게 다시 만들어진다. 






Hyun Hee Lee 이현희

필자의 "우리 선배님". 실제 나이처럼 안 보이셔서 필자가 가끔 언니라고 부른다. 

한국인 작가라서 더 반가웠고, 또 작품이 한국적이어서 그런지 정서적으로 필자의 전시회와 참 잘 맞았던 이현희 작가님의 작품들. 이번이 필자와는 두 번째 전시회이시다. 


백인 위주의 호주 미술계에서는 동양인이 끼기가 사실 쉽지 않은데, 이현희 작가님이 잘해주셔서 필자 또한 열심히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비록 올해 번아웃에 걸려서 방황도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앞에서 이렇게 잘해주시는 한국인 선배님이 계시니 다시 힘내서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어려웠던 점 중의 하나가 호주에 사는 한국 작가들과 일하는 것이었다. 좋은 분들도 많지만 그 이상으로 개념이 특이하신 분들도 많으셔서 일하다가 한국 사람을 만날 때면 나 또한 긴장하고 조심하게 되었다. 왜냐면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한국식 사고가 필자는 너무 어려웠었다. 이현희 작가님 만났을 때에 그래서 많이 긴장하고 어려웠었는데.. 단 한 번도 필자를 곤란하게 하거나 어렵게 만드신 적이 없다. 항상 나이 어린 필자에게 한참을 존댓말을 꼬박꼬박 써주시다가 이제야 조금 편해지셨다. 그래서 이현희 작가님이랑 일할 때 많이 수월하다. 흔쾌히 이번 전시회도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많이 감사할 따름이다. 연락도 자주 못 드리고 애교도 없는 필자지만 항상 귀여이 봐주시니 그것 또한 감사하다. 

이현희 작가의 작업은 한국과 서양의 전통적인 예술 관행을 가로질러 그녀만의 예술 관행을 정의하는 개념과 재료를 흐릿하게 하여 자신의 출생 국가와의 문화적 연결을 표현하는 독창적이고 개인적인 작품으로 만든다.  이현희 작가 내면에 남아있는 한국의 기억, 의식, 전통이 풍부한 삶의 본성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그녀의 작업은 일상의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는 개인적인 의식으로 추구하는 일기와 일기에서 비롯되는데, 그녀는 20년 전 호주에 도착한 이래 이러한 일들을 일상에서 매일 해왔다. 그녀가 매일 행하는 종교적 신념과 명상 수행은 그녀를 문화적 배경에 가깝게 유지하고 일상생활과 경험에서 비롯된 작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현희 작가는 그녀의 일상과 일상의 리듬에 대한 세심한 관심의 결과 그녀가 성장하고 영향을 미치는 많은 의식과 관습을 조사하고 질문함으로써 그녀의 가족 및 한국 문화와의 연결을 구축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예술 실천을 했다. 한국인의 일상. 또한 그녀의 서예 지식에서 파생된 개인 대본을 사용하여 그녀가 자신의 가족 및 문화와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는 이야기를 연결하고 시간의 순간을 재현했다.






Sophie Lane 소피 레인

필자와 함께 미대에서 공부했던 소피 레인. 고급스러운 바비 인형 같은 외모를 가졌다. 말도 얼마나 차근차근 예쁘게 말하는지..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쁘다! 그녀의 부드럽고 내성적인 성격이 작품에 그대로 나타나는 듯하다. 소피의 작품은 일상생활의 친밀한 물건들이 주제인데, 이러한 가정적이고 평범한 오브제를 주제로 일상을 그린다. 그녀의 작품은 이러한 작은 가정용 오브제의 친숙함이 친밀감과 연결의 가능성을 생성하는 작업으로 관객에게 진입점을 제공한다.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준비할 때 부엌에서 사용하는 물건,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옷과 천을 수선하기 위한 재봉 도구, 어릴 때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장난감, 정원에서의 아름다움과 계절을 압축한 말린 꽃잎들...


소피는 일상생활에서 친밀감이 어떻게 유지되고, 수용되고, 전달되는지 조사함으로써 그녀의 작품들은 부드럽고 내성적인 과정을 사용하여 일상의 고유한 부분으로 소피 자신과 타인에 대한 돌봄 관행을 찾고 있다. 


이 작품은 생존의 수단인 내향적 자기 성찰의 지속적인 연습에서 보살핌, 취약성, 사랑, 휴식, 슬픔, 만성 질환, 연결 및 상실의 일상적인 풍경을 탐색한다. 일상의 친숙한 오브제들과 함께 이 작품들에 대한 글들을 사용하여 개인이 정치적이라는 페미니스트 개념을 주장하고 친밀감을 강점으로 확인하며 감정 노동을 일상의 필수 요소로 수용한다. 


자,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아티스트 소피 레인의 이 보기 좋은 일상 관행들은 가부장적 개념을 거부하면서 여성의 일로 주어진 가사와 관련된 돌봄 관행을 검증하는 페미니스트의 길을 구현한다. 그녀의 작품은 가정적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무의미해 보이지만 일상 속에서 늘 존재하는 평범한 물건들, 그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저 예쁘고 부엌에서나 볼 법한 물건들은 과연 오로지 '여성'만을 위한 물건들일까? 


그녀의 그림들은 부드러움과 관심으로 세상을 관찰하도록 촉구하는 산물이다. 


취약성과 약점 사이의 가부장적 연관성에 저항하고 시드니에 기반을 둔 예술가 소피 레인은 드로잉, 페인팅 및 학술 연구를 통해 자신의 개인 내러티브와 여성의 역사를 탐구한다. 






Song Ha Kim 김송하

김송하 작가는 한국계 호주 예술가이며, 시간에 따라 달라지고 발전된 기억을 다양한 표면에 선으로 표시하는 작업을 한다. 펜으로 종이나 갤러리 벽에 직접 선을 그리는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송하는 의도적으로 작품에 난해하고 모호한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하여 관객들이 직접 그 의미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작품은 2019년 이후 송하의 날들에 대한 기록이다.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대략 10미터의 종이 위에 그려진 선들은 그녀의 일상에서 하루 종일 발생하는 다양한 일들의 영향을 받으며 매일 새로운 라인이 생성된다. 이렇게 조용히 선을 그으다보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평화의 순간이 그녀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선들이 모여 하나의 형체의 그룹을 형성할 때, 그녀는 그것을 '섬'이라고 부른다. 일부 섬들은 성장하는 반면 종종 다른 섬들은 작게 유지가 되고는 한다. 이렇듯 그녀의 작품에서 선은 그녀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른 순간에 대한 환경을 반영한다. 수백, 수천 개의 선들은 그녀가 살았던 시간을 추적하는 별자리가 된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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