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죠?"
"그럼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죠?"
"누구나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재테크 기초를 배운다고 해서 나한테 설루션이 될까요?"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콕 집어서 '이런 거 한번 해보세요'와 같은 정답을 원하는 것이 분명한데, 안타까운 건 이렇게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식, 부동산, 펀드, 보험 등 자산관리를 위한 상품은 고객이 반드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구매 대상물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의 의도에 따라 선택이 좌우되는 특성이 있다. 물론 전자제품이나 기타 유형의 상품들과 같은 소비재도 전문가의 조언으로 선택을 하지만 소비자로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지식과 외형만으로도 선택의 기준 정도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이나 무형의 금융상품은 그 특성이 전문가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 기본적인 지식이나 돈 관리의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말 사심 없이 순수하게 컨설팅을 해주는 전문가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런 경우보다는 회사의 정책이나 수수료 때문에 고객에게 의도적으로 특정 상품을 권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피할 수 있으면 반드시 피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은행이나 증권사, 혹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보험사 등을 방문하거나 전문가를 만나서 상담을 받아본 적이 최소한 한 번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때 과연 내가 나 자신의 선택에 온전히 관여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결정을 보류하거나 다시 방문하겠다는 방어적 표현 외에는 선택을 결정하는 순간까지 전문가라는 상대편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소한의 상담 수준을 올리거나 나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 "그럼 모든 상품을 꿰뚫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요?"
그 의미가 아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돈 관리에 대한 철학이 분명해야 하고 상품 분야에 대한 보편적 특성 정도를 알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과장 말년에 10년 된 자동차가 속을 썩이니 자동차를 바꿔야 할 거 같은데 언제 바꾸지? 내년이면 차장 승진하니까 급여도 좀 오를 거고 그러면 그때 바꿔야겠다. 생각난 김에 차 구경이나 한번 해볼까?' 김 과장은 구경이나 해 볼 심산으로 자동차 매장을 찾았다.
그때 반갑게 맞이하는 깔끔한 차림의 영업사원...
'차 보러 오셨어요? 지금 타시는 차는 어떤 차죠? 바꾸시려는 차종은?'등등의 우다다 질문을 쏟아놓는다. 그냥 구경하러 왔다는 말을 슬쩍 흘렸는데 신경도 안 쓴다. 불편해지기 시작하지만 사장님, 사장님을 반복하니 내심 우쭐하는 기분에 계속 들으면서 지금 타는 것보다 한 두 단계 높은 차종을 소개해 달라고 해본다.
김 과장은 이러면서 잠시 '갑'의 기분을 즐긴다. 그리고 30분 뒤 김 과장은 차량 구입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김 과장은 '어차피 내년에 승진하면 살 건데 당장은 조금 아껴 쓰면 되지 뭐'하는 생각으로 짧은 시간에 머리 한 번 굴리고 바로 마음이 가는 대로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실제 그의 선택을 결정하게 유도한 사람은 영업 전문가이자 상담 전문가다.
물론 누구나 김 과장은 아니다. 순간의 기분에 좌우되는 이런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흔하지 않다. 그러리라 믿는다. 하지만 내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전문가의 권유가 결국 내 선택의 종착지가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전문가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적합하고 적당하고 알맞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자. 특히 돈 관리에 있어서는 반드시 자신만의 돈 관리 성을 쌓아놓고 그 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이, 직업, 현재 자산, 소득 수준, 가족사항, 돈이 쓰일 시점, 자신의 투자성향, 원하는 이자, 금리, 수익률 수준 등이 그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