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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하늘구름그늘 Oct 28. 2020

돌고 도니 '돈'이고 금리로 생명을 얻는다

  돈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돈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라는 게 가장 유력하다. 돌고 도니 돈인가 보다. 재산이나 재물을 총칭해서 돈이란 말로 퉁 치는 경우가 흔하니 그 의미의 영역이 단순하지 않다. 어쨌든 돈은 돈이고, 있어야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요물 덩어리다.


  돈의 일차적인 목적은 지불 수단이다. 물건을 사야 하는데 물물교환이 아닌 이상 돈을 지불해야만 살 수 있다. 이렇게 지불 수단으로만 쓰이면 매우 단순하다. 사야 하는 물건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 돈을 지불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돈이 없는데 반드시 사야 할 물건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그 물건을 사야 한다. 여기에서 요물 같은 돈의 능력이 발휘된다.


  돈을 가진 자는 절대로 그냥 그 돈을 내놓지 않는다. 나중에 돌려받을 때 그 돈보다 더 큰 금액을 요구한다. 가진 자의 입장에서 기회비용과 시간에 대한 대가를 붙이게 된다. 요물처럼 생명이 생기고 크기가 커지는 순간이다. 이것이 '이자'고, 이것을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 '이자율'이다. 금융권에서 금리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 '이자율'이다. 고객이 은행에 돈을 넣으면 예금이자, 예금금리가 되고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주면 대출이자, 대출금리가 된다.


  돈과 금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반드시 같이 움직이고 같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금리라는 것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어려서부터 금리를 정확히 배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시험용으로 잠깐 배운 게 전부다. 자신의 전공분야의 일부분이라도 된다면 모를까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이도 그리 기억에 남는 부분도 아니었다. 그러니 그 금리라는 무서운 놈을 현실에서 처음 접하고 알게 되었을 때, 그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알지 못하고 무시하게 된다. 돈은 금리로 인해 생명을 얻고 금리로 살을 찌운다.


'100만 원을 빌리면 매월 2만 원씩만 갚으시면 됩니다.'


  이런 문구에 돈주에게 '나도 좀 빌려줘'하는 순간 연 24%짜리 대출이자가 생긴다. 이런 돈주에게 '내 돈도 좀 불려줘'하면서 100만 원을 맡기면 돈주는 이자라는 명목으로 매달 1만 원씩 나에게 준다. 1년이 되면 총이자 12만 원, 100만 원의 12%를 이자로 받을 수 있다. 결국 돈주는 24만 원을 받고 12만 원을 내주니 나머지 12만 원의 이익을 가지고 가게 되고 그것을 '예대마진'이라 한다. 바로 은행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이 '금리'라는 놈은 '돈'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지만 '돈'의 명줄을 끊기도 한다. 정말 요물 같은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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