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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벅스 Dec 29. 2022

린다의 돌아갈 수 없는 여행

린다 시리즈 일찍 알았거나 늦게 안 차이


 인생은 탄생부터 돌아갈 수 없는 여행 시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천성적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돌아갈 수 있는 여행에 목말라하는 것은 아닌지. 문득문득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맞서 이겨보려는 대결 같다. 인생 여행은 단 한 번만 할 수 있지만 일상의 여행은 늘 제자리로 보란 듯이 오고 갈 수 있다. 단 한 번과 언제든 할 수 있는 여행 중 어느 쪽에 더 신중함을 둘 것인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나는 일상의 여행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여행은 정해진 시간에 건전한 방황을 허락하는 행동이고 늘 돌아갈 날을 기억한다. 일상을 벗어 난 여행에서 삶에 커다란 영감을 받는 것도 아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는 시간은 된다. 나의 생각들은 주변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희로애락에 있다. 돌아오는 여행도 인간사 희로애락이 없지는 않지만 깊이를 어찌 비교하겠는가. 일단 돌아올 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비교가 불가 아니던가.      


 삶의 여행이든 일상의 여행이든 같은 여행이지만 마음가짐 다르다. 전자는 신중해지고 후자는 가볍다. 그래서 때로는 가볍게 떠나자는 말도 한다. 가볍게 떠난 여행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실망하기도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방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느끼지 않았을까. 여행 후 집에 도착하면 커다랗고 포근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을 때처럼 편안한 것을.  나는 좋은 호텔에서 지내는 여행을 해도 집에 돌아갈 날에는 설렌다. 돌아간다는 것은 다시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새롭게 출발을 할 수 있다는 마음 말이다. 일상의 여행 후 제자리로 돌아가 여전히 해 왔던 일이 새로운 출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단 한 번 뿐이라는 삶의 여행에서 오랫동안 목적지도 없이 이리저리 헤맨다면 어떨까. 삶에서 갈필 잡기 힘든 방황을 한다면 오늘과 내일을 준비할 수 있을까.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물음에'매일이 똑같다고.' 라며 푸념에 가까운 말을 한다. 하지만 일상의 여행이 다르듯 오늘과 내일의 여행이 같을까. 매일이 똑같은 날이라 하지만 정말 똑같지는 않다. 어제와 같이 분 초를 맞춰 똑같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어제와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지 않았을 것이며 어제와 같은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제 본 것이 오늘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매일 같은 것이 아닌데 같다고 말하고 다르지 않다고 지루해한다. 


 TV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을 보았다. 언제로 돌아가면 좋을까 생각한다. 나이마다 살아온 시간마다 다른 답을 했다. 답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시 갈 수 없는 여행의 아쉬움이 목소리와 얼굴에 또렷이 나타났다.     


 우리는 일상의 여행에 설렘과 즐거움만 있어도 되지만 단 한 번뿐인  삶의 여행은 다르다.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 돌아갈 수는 없지만 지난 시간에 질문은 할 수 있고 답도 할 수 있다. 정말 매일이 같다고 생각된다면 푸념 말고  다르게 해야 한다. 


 우리는 인생 여행이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찍 알았거나 늦게 안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것이 우리의 인생 여행의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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