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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Me Sep 17. 2021

마스크로 물물교환

 코로나가 시작되고 답답한 걸 싫어하는 아들은 마스크를 거부했다. 그래도 어린이집에 가야 했기에 연습도 시키고 아들이 쓰기 편한 마스크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디자인의 마스크를 사줬었는데, 부리형 마스크가 가장 편하고 했다. 부리형 마스크가 편했던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했는지, 아들은 요즘은 장시간 마스크를 잘하고 있게 되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은 시골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한 학년에 열명 있는 학교이다. 한 반에 열명 밖에 없어서 그런지, 부리형 마스크를 쓰는 아이가 아들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이 일어난 건 아마도 아이들이 아들의 마스크를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인 것 같다. 다른 아이들이 부리형 마스크가 편해 보인다 했다고 한다. 마스크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편해 보이는 걸 써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 마음을 생각하니 짠한 생각도 들었다. 


 하루는 어몽어스 스티커를 가져와서 마스크 하나와 바꿨다고 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마스크가 필요한 친구에게 여분을 빌려줬다보다 하고 생각했다. 여분을 받은 친구는 고마움에 스티커를 줬겠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다음날 아이는 팝잇을 가져왔다. 마스크 두 개 하고 바꿨다고 하면서 말이다. 어제 마스크를 빌려줬던 것이 아니었다. 마스크와 물건을 물물 교환하고 있었던 것이다. 헐, 코로나 시대에 아이들에게는 마스크가 현물처럼 이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침에 여분의 마스크를 넣어주며 고만하라고  해야 하나 잠시 동안 고민했는데, 나는 어린이들의 작은 일탈을 일단 눈감아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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