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의 자리
당시 바닥에서 이불을 깔고 자던 우리는 흰둥이와 함께 잤는데 흰둥이는 안겨자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안고 있으면 누워있어 주다가 어느새 슬그머니 일어나 발치에 가서 잠을 잤다.
일어나면 이불을 개니까 땡땡이가 있는 핑크색 동그란 쿠션을 주었다.
흰둥이는 푹신한 쿠션보다 항상 새로운 곳에 눕는 걸 좋아했다.
개켜놓은 이불 위에 올라가거나, 빨래를 개 놓으면 헤집어 놓고 그 위에 올라가 동그랗게 몸을 말았다.
벗어놓은 옷도 좋아했고.
다 이해할 수 있었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올라가 있을 때도 있었다.
수평도 맞지 않는 가방 속의 딱딱한 책 위에 올라가 있을 땐 어찌나 웃기던지…
도대체 왜 그런 거야 흰둥아??